▲ 지난 6월 15일, 일본 후쿠오카 현해탄으로 한치 데이게임을 나간 야마나카 요스케 씨가 큰 씨알의 한치를 낚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14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과 일본의 야마시타 스탭들과 함께 일본 후쿠오카 현해탄으로 한치 데이게임(낮낚시) 배낚시를 다녀왔다. 낮낚시로 한치를 낚기 위해서는 밤낚시에 비해 많은 테크닉이 필요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데이게임은 주꾸미낚시 만큼이나 쉽고 재밌었다.

한치 데이게임은 일본에서 시작한 지 5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한국의 낚시인들이 ‘일본에선 주로 낮에 한치를 낚는다’고 아는 것과는 달리 일본에서조차 한치 데이게임의 역사가 길지 않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에서도 한치 조업은 대부분 밤에 이뤄지며 낚싯배 출조 역시 주로 밤에 하고 있다. 밤에 출조하는 것이 조과에서 월등하게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일본에서는 한치 데이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을까? 첫째 야간 출조로 인해 생활 리듬이 흐트러지는 것을 싫어하는 낚시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치낚시는 갈치와 마찬가지로 야간에 조업 수준의 강도로 낚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 무렵까지 무려 14시간 넘게 낚시하는 것이 일반인에게는 매우 중노동이기 때문에 야간낚시를 꺼리는 일본의 낚시인은 낮에 한치 출조를 한다.

밤낚시 싫어하는 낚시인에게 ‘딱’

둘째는 밤에 하는 것보다 낚시가 쉽다는 것이다. 밤에는 한치의 활성이 올라가 한치가 거의 전층에서 활동하며 집중적으로 입질할 때는 수심 5m~30m 구간으로 몰린다. 능숙한 낚시인이라면 시시각각 변하는 한치의 입질층을 빠르게 파악해 조과를 쉽게 올리겠지만 입질층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초보에겐 시시각각 변하는 한치의 입질층을 즉각 즉각 찾는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테크닉이다.

그에 비해 낮한치는 죄다 바닥에 붙어 있기 때문에 봉돌을 사용해 채비를 바닥으로 내리기만하면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주꾸미낚시나 다름없을 정도로 낮에는 한치의 입질층이 바닥에 한정되기 때문에 낚시 자체가 매우 쉽다. 수심 측정기가 달린 베이트릴이 필요 없으며 그저 바닥으로 채비를 내린 후 릴을 한두 바퀴만 감으면 한치의 입질층이므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셋째는 생각보다 낮한치 조과가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밤에 출조해도 조과가 나쁜 날은 30마리를 낚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에 비해 낮에는 바닥층만 빠르게 탐색하면 되기 때문에 30마리 정도를 낚는 것은 어렵지 않다. 더구나 야간낚시는 낚시하는 시간이 12시간이 넘지만 낮낚시는 8시간 정도 하는 것에 비해 비슷한 수준의 조과를 거둘 수 있으므로 여러모로 효과적이다. 아울러 낚시시간이 짧은 만큼 출조 비용도 저렴하다.

이카메탈 리더에 30호 오모리스테＋어퍼95

지난 6월 15일, 일본 야마시타의 한국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성광물산상사 김선관 대표와 서정춘(소풍 대표), 임향란(퍼니 피싱), 최호영(포항 에깅클럽), 강용주(제주루어클럽), 정인영(FTV PD) 씨가 한 팀이 되어 일본 후쿠오카현 하카타어항에서 한치 데이게임을 나갔다. 일본 야마시타에서는 요코하마 본사에서 온 타이키 나츠메 부장과 야마시타의 두족류 전문 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는 야마나카 요스케, 기타무라 타로 씨가 함께 출조했다.

▲ 하카타어항에서 출항하고 있다.

▲ 출조 전날 한국 팀과 일본 팀이 모여 하타카 시내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 하카타어항에서의 출항 전 기념 촬영.

오전 6시. 하카타어항 갈매기광장에서 요시무라 슈이치 씨가 운항하는 유우호를 타고 약 1시간을 달려 현해탄으로 향했다. 현해탄은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에 있는 해역으로 대마난류가 흐르는 곳을 말한다. 조류가 검게 보이기 때문에 검을 현(玄)자를 써 현해탄으로 부른다. 대마도 해역까지 멀리 나가지는 않고 이키섬이 보이는 오로노섬 일대에서 낚시를 시작했다.

▲ 유우호를 타고 낚시를 준비하고 있다. 낚시를 한 곳은 이키섬이 보이는 오로노섬 주변 해역이며 수심은 약 60m.

야마나카 요스케 씨는 “수심이 60m 내외고 한치는 바닥에 있으니 이카메탈 리더(한치 채비)에 25~30호 오모리스테를 싱커로 쓰고 어퍼95를 상단에 달아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낮에는 한치의 활성이 떨어지고 주로 바닥에서 입질하기 때문에 3단 이상 이카메탈 채비가 유리하지 않겠나 싶었지만 기본 2단 채비면 충분하다고 했다.낚시를 시작한 지 10분이 지났을까? 야마나카 요스케 씨가 큰 씨알의 한치를 한 마리 올렸다. 초리가 쭉 빨려드는 시원한 입질에 가볍게 한 마리 랜딩 성공, 그 뒤로 한치의 입질 러시가 이어졌다.

▲ 간편하게 채비를 할 수 있는 이카메탈 리더.

▲ 위에 두 개가 어퍼95이며 아래는 오모리스테 25호.

가장 먼저 김선관 대표가 한치 패턴을 파악하더니 연신 한치를 걸어냈다. 채비를 내린 후 바닥을 찍고, 릴을 한두 바퀴 감은 후 로드를 흔들고 기다리면 입질이 왔다. 오히려 야간 한치낚시에 길들여진(?) 한국의 스탭들은 수심층 파악에 대한 강박으로 인해 처음엔 감을 잡지 못하더니 한 마리를 걸어낸 뒤로는 연타로 한치를 올렸다. 신기한 것은 선수에서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뒷자리로 연속 입질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 “퍽퍽 물어줍니다.” 야마나카 요스케(좌) 씨와 김선관 대표가 동시에 한치를 올렸다.

▲ 동시에 입질을 받아 한치를 올리고 있다.

▲ 동시에 한치를 올린 야마나카 요스케(좌) 씨와 김선관 대표.

▲ 세 사람이 동시에 입질을 받고 한치를 올렸다. 맨 우측은 유우호 요시마루 슈이치 선장이다.

▲ 큰 씨알의 한치를 낚은 김선관 대표.

포인트만 들어가면 한치가 ‘후두둑’

일본의 한치는 물때를 타는지 안 타는지 조류가 흘러도 입질했고 흐르지 않아도 입질했다. 출조한 당일에는 생각만큼 조류의 흐름이 좋지 않았으나 한치가 바닥에서 잘 입질했다. 스테 컬러도 가리지 않았다. 케이무라를 시작으로 고추장, 수박색, 노란색, 분홍색 등 다양한 컬러에 입질했고 어퍼95뿐 아니라 토토스테와 옵빠이스테 그리고 야마나카 요스케 씨가 시도한 오모리그에서도 한치가 올라왔다.

▲ 오모리그를 사용해 갑오징어를 낚은 야마나카 요스케 씨.

선장이 포인트로 진입하면 곧바로 15마리 정도 낚인 후 소강상태가 되고 다시 포인트로 진입하면 후두둑 15마리 정도 낚인 후 소강상태가 되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한치의 씨알은 들쭉날쭉. 작은 것은 몸통 길이가 15cm 내외며 큰 것은 30cm에 육박하는 대형급이 낚이기도 했다. 쌍걸이도 여러 차례 이어졌고 특히 선미에 선 김선관 대표와 야마나카 요스케 씨가 쌍걸이를 자주했다. 나 역시 사진을 찍고 취재를 하면서도 20마리 넘게 한치를 낚았다.

팁이 있다면 라인이 조류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0.6호 내외로 가는 합사를 사용하고 루어 컬러를 자주 바꾸어 주는 것이다. 한치가 의외로 컬러를 빨리 학습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컬러를 맞추어 사용하기보단 맑은 물색에 맞는 화려한 컬러를 다양하게 쓰는 것이 좀 더 빠른 입질을 받는 비결이었다.

▲ 임향란 씨가 큰 씨알의 한치를 올려 즐거워하고 있다.

▲ 선수에 자리를 잡고 쌍걸이에 성공한 강용주 씨.

▲ 최호영 씨도 한치 쌍걸이로 손맛을 보았다.

▲ 야마시타 본사 타이키 나츠메 부장도 한치 쌍걸이로 실력을 과시했다.

▲ 작은 씨알이지만 계속해서 쌍걸이를 한 강용주 씨.

제주에서의 한치 데이게임 유행 기대

오후 3시까지 낚시한 결과 9명의 낚시인이 250마리가 넘는 한치를 낚았다. 한국팀이 데이게임이 처음이고 낚싯대 한 대를 사용한 점 그리고 낚시 시간이 8시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좋은 조과라고 할 수 있다.

오후 3시에 항으로 복귀해 장비 정리를 마친 후 후쿠오카 현지 낚시인이 운영하는 이자카야(츠리바카-낚시바보)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후쿠오카 명물인 닭육회와 함께 오전에 낚은 한치로 저녁을 즐겼다. 만약 밤낚시를 했다면 지친 몸을 이끌고 침실로 들어가기 바빴겠지만 마치 주꾸미낚시를 즐긴 것처럼 가벼운 몸으로 만찬을 즐기니 이 또한 색다른 즐거움이 아닐 수 없었다.

국내에서는 제주 일대가 한치 데이게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일부 낚싯배가 낮에 한치를 낚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출조상품으로 등장하진 않았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한치는 밤낚시 조과가 좋기 때문이다. 만약 조과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나 낮에 낚시하길 원하는 낚시인을 위주로 출조를 추진한다면 한치 데이게임도 밤낚시 못지않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FTV 정인영 PD가 야마나카 요스케 씨 인터뷰를 하고 있다.

▲ FTV 정인영 PD도 큰 한치로 손맛을 봤다.

▲ 사진, 동영상 촬영을 하며 틈틈이 한치를 낚은 기타무라 타로 씨.

▲ 한치의 눈알과 다리를 타이라바에 꿰어 보여주는 타이키 나츠메 부장. 우럭과 홍어가 입질했다.

▲ “한치가 정말 쉽게 잘 낚여요.” 유튜브 퍼니피싱 진행자 임향란 씨가 금방 올린 한치를 보여주고 있다.

▲ 낚시를 마친 후 야마시타 현수막을 펼치고 후쿠오카 돔구장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했다. 좌측 뒤편부터 시계방향으로 타이키 나츠메 부장, 야마나카 요스케 씨, 김선관 대표, FTV 정인영 PD, 포항 에깅클럽 최호영 씨, 기타무라 타로 씨, 퍼니피싱 임향란 씨, 소풍 서정춘 대표, 제주루어클럽 강용주 씨.

▲ 항으로 철수한 직후 샤워기로 장비를 세척하고 있다.

▲ 김선관(우) 대표가 야마시타 큐슈 영업소 대표를 소개하고 있다.

취재협조 성광물산상사, 일본 야마시타

일본식 한치 손질하는 법

낚은 한치를 집에 가지고 가면 의외로 맛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한치가 맛이 없는 이유는 한치에서 나온 체액이나 먹물이 한치에게 스며들기 때문이다. 체액이 스며들면 짜고 텁텁한 맛이 나는데,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낚시인들은 한치를 한 마리씩 개별 포장한다. 하지만 개별 포장해도 체액이 나오는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한치를 더 맛있게 먹고 싶다면 이 방법을 추천한다.

1 한치를 낚은 후 통에 담아둔다.

2 포셉으로 한치의 먹물집을 뺀다. 먹물집은 주둥이(출수공) 아래에 있어 찾기 쉬우며 먹물집을 뺄 때 알집도 함께 빠져나온다. 먹물집은 버린다.

3 먹물집을 제거한 한치를 바닷물에 담가둔다.

4 먹물과 체액을 씻어낸 후 마지막에 한 번 더 씻어 지퍼백에 담는다.

5 지퍼백에 가지런히 담은 후 얼음과 함께 아이스박스에 담는다.

한국에서 낮한치 가능성은?

전문가에 따르면 ‘한치는 낮에 가수면 상태로 암반 지대에서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수심이 깊고 바닥이 암반인 곳이 많아 낮에 한치 포인트가 여러 곳에 형성된다. 하지만 제주도나 남해의 경우 수심이 30m 내외로 얕은 곳은 모래나 진흙같은 퇴적물이 많이 쌓여 있고 수심에 관계없이 연안수가 유입되는 곳은 대부분 퇴적물이 쌓여 있어서 국내 연안에는 낮에 한치어군이 형성될 만한 암반지대가 적다고 한다.

제주도에서는 낮에 한치가 낚이는 곳이 있지만 낚이는 한치의 양이 많지 않으며 울릉도와 동해에서는 겨울에 한치가 낚이지만 멀어서 상품화될 가능성이 적다. 하지만 제주도 먼바다는 아직 미지의 포인트가 많으므로 낮한치에 관심 있는 낚시인들이 꾸준한 탐사를 한다면 새로운 포인트를 만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즉석 한치 간장절임 만들기

작은 한치를 이용해 즉석에서 한치 간장절임을 만들 수 있다. 쯔유(간장을 졸여 만든 양념) 한 통에 7~8마리까지 만들 수 있으며 시원한 아이스박스에 보관하면 5시간 이후에 먹을 수 있다. 내장은 먹지 않고 몸통만 먹으며 간장게장이나 새우장과 비슷한 맛이 난다.

1 마트에서 조림용 쯔유를 구입하다. 회간장은 너무 짜고 양이 적어 사용하지 않고 국물용으로 사용하는 농축 쯔유를 사용한다.

2 지퍼백에 쯔유를 붓는다.

3 몸통 길이 15~20cm 한치를 낚으면 산채로 바로 쯔유가 담긴 지퍼백에 담는다.

4 한치가 쯔유를 들이마셔 쯔유가 골고루 몸체에 스며든다.

5 다섯 시간 후 먹으면 부드러운 한치 절임을 맛볼 수 있다.

일본어만 한다면 한국인도 출조 가능

하카타어항 유우호

요시무라 슈이치 씨가 운항하는 유우호는 하카타어항 갈매기광장에서 출항하며 대마도 해역까지 출조한다. 일본어만 할 수 있다면 한국인도 예약이 가능하고 개인 혹은 단체 출조를 모두 할 수 있다. 1인 출조 땐 1만4천엔이며 하루 대절료는 14만엔.

낚싯배를 대절할 시 12명이 승선할 수 있다. 한치 뿐 아니라 방어, 부시리, 타이라바, 무늬오징어, 갈치 등 시즌에 따라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다.

+81-90-4984-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