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장마와 모기, 푹푹 찌는 열기로 가득한 진짜 여름이다.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나고 바다에는 태풍이 올라오는 시기로 육상의 호수나 강계에서는 잦은 수위 변동이 일어나게 되고 그에 따라 물고기의 위치와 활성도는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고 어수선한 시기에도 민물낚시의 이정표가 되는 포인트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수생식물 군락이며, 특히 정수식물(얕은 수심에서 단단한 줄기로 생육하는 식물)이 가장 도드라지는 시기다. 

특히 갈대, 줄, 달뿌리풀은 8월에 가장 낚시에 많이 이용되는 정수식물이라고 볼 수 있다. 8월의 수생식물, 정수식물 3대장 갈대, 줄, 달뿌리풀에 대해 알아보자.

정수식물은 어군을 찾는 이정표

정수식물(Emerged plant)이란 뿌리는 얕은 수심, 물속 토양 속에 있고 줄기는 물 밖으로 나와 자라는 식물을 총칭한다. 특히 이 정수식물은 다른 수생식물에 비해 줄기가 단단하여 식물체를 곧게 지지하며 물속에서 유연하게 움직이는 침수식물과는 정반대라고 보면 되겠다. 특히 정수식물은 대부분 수심 1ｍ 내외에서 자라고 식물체 대부분이 물 밖으로 나와 있다. 그 때문에 수위 변동이 심한 여름에 수생식물군락 속 어군을 찾고자 하는 낚시인의 이정표가 되는 식물이다. 

장마나 홍수, 태풍으로 수위가 심하게 오른 강계나 저수지의 경우 그간 포인트가 되던 마름 등의 부엽식물이 물에 잠겨 잘 보이지 않게 되는데 이때 수변가에 몸체를 대부분 드러내던 갈대, 줄, 부들, 물억새, 달뿌리풀 등은 높은 수위에도 완전히 잠기지 않으며 적당히 잠긴 정수식물은 대부분의 민물낚시에 포인트로 이용된다. 

바닷가 근처의 대표적인 정수식물 갈대

▲ 해안가 간척지 수로에 밀생한 갈대군락 사이로 낚시인들이 자리를 잡고 붕어를 노리고 있다. 갈대는 염분이 높은 곳에 살며 뿌리 공극에 많은 미소생물이 자란다.

국명 갈대, 학명 Phragmites communis로 불리는 갈대는 염분을 좋아하는 식물 중 하나다. 사실 염분이 많은 곳에서 생육하는 식물은 염생식물(Halophyte)로 별도로 분류하곤 하는데 이 갈대 역시 염생식물로 분류하는 학자가 있을 정도로 염분을 좋아한다. 그렇기에 갈대가 대부분 자생하는 지역은 바다와 맞닿은 강의 하구, 간척호수, 바닷가 근처 저수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 강 하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갈대.

흔히 조행기나 낚시 영상에서 갈대의 끝자락이나 갈대 주변을 노린다고 설명할 때, 그 지역이 바다와 멀리 떨어져 있으면 십중팔구 갈대가 아니고 물억새 또는 달뿌리풀을 갈대로 잘못 인식하여 말하는 것으로 알면 되겠다. 그만큼 갈대는 물가 주변 정수식물의 대표적인 식물로 많은 낚시인이 낚시에 이용하는 식물이다. 

땅 속 뿌리 공극에 미소생물 서식 

▲ 갈대 뿌리줄기 모습. 수많은 뿌리줄기가 땅속을 기면서 생긴 공극은 미소생물들의 은신처가 된다.

갈대는 대개 뿌리줄기로 번식하는 식물로 수많은 마디를 가진 뿌리줄기가 땅속을 기면서 생육한다. 그 뿌리줄기에서 수염뿌리가 나면서 영양분을 섭취하며 자란다. 특히 땅속 뿌리줄기는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고 매우 단단하여 뿌리줄기 사이에 수많은 공극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공극은 많은 미소생물들이 숨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며 특히 바다와 가까운 간척호수나 강의 하구 같은 경우에는 갯지렁이, 각종 갑각류, 망둥어들이 살기 좋은 은신처를 제공한다. 

또한 갈대는 정수식물중에서 가장 단단하고 가장 곧고 높게 자라는 특징이 있다. 키는 3ｍ 내외까지 자라기도 하며 그 키를 지탱하기 위해 줄기는 매우 단단하다. 이러한 단단한 줄기와 높은 키는 홍수나 태풍에 의한 범람 때도 식물체가 완전히 잠기지 않아 높은 수위에도 정확한 포인트 역할을 하고 단단한 줄기는 물고기가 은신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줄 

▲ 물가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식물인 줄.

사실 줄이란 이름을 생소하게 느낄 낚시인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저수지, 강, 호수 등 대한민국의 수변 지역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정수식물은 바로 줄(Zizania latifolia)이라는 식물이다. 이 줄은 냇가나 저수지, 웅덩이, 호수, 늪지형 저수지, 강계에서 주로 생육하는 식물로 땅속에서 굵고 가는 뿌리줄기가 뻗으면서 군집을 이루는 정수식물 중 하나다. 예전부터 가장 흔했던 식물로 주로 새끼줄을 꼬는 데 사용되어 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만큼 예부터 지금까지 흔한 식물로 보면 되겠다. 

줄은 다른 정수식물에 비해 뿌리줄기가 꽤 깊게 자란다. 이 말인즉슨 줄이 자라고 있는 가장자리는 수심이 다른 정수식물에 비해 조금 더 깊은 경우가 많다. 줄의 한계수심이 갈대나 여타 정수식물에 비해 깊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줄이 뻗어있는 군락의 경우 다른 정수식물보다 수심이 조금 더 나오는 경우가 많으며 수위가 오르고 그 오름 수위에 의해 다른 정수식물이 물에 잠겨 삭아버려도 줄은 오랫동안 삭지 않고 버티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민물 붕어낚시나 배스 루어낚시에서 대상어가 있을 만한 적당한 수심을 찾는다면 줄이 생육하고 있는 가장자리를 노리면 빠르게 찾을 수 있다.

▲ 줄의 모습. 줄의 경우 억센 잎을 새끼줄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했다.

상류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달뿌리풀

▲ 저수지 상류나 강 상류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달뿌리풀.

이름도 생소한 달뿌리풀(Phragmites japonica)은 갈대와 사촌지간의 식물로 생김새도 비슷하지만 생육하는 서식처가 확연히 다르기에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갈대의 경우 염분이 많은 지역에서 주로 생육하는 반면 달뿌리풀은 모래와 자갈이 많은 강의 상류, 하천의 상류, 저수지의 상류 계곡 부근에서 주로 자라기 때문에 둘의 생육지는 인공적으로 조성하지 않는 한 거의 겹치지 않는다. 또한 갈대가 땅속 뿌리줄기로 뻗어 자라는 것에 반해 달뿌리풀은 기는줄기가 땅 위에서 사방으로 뻗어 자라는 특징이 있다. 

달뿌리라는 이름은 뿌리가 땅 위를 달리는 것 같다는 것에 기인해 붙여진 것이며 특유의 땅 위로 기는줄기로 인해 최근에는 사방공사 및 하천공사 후 약해진 하상 주변에 일부러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 

달뿌리풀은 계곡의 상류, 저수지의 상류 자갈 부근에서 주로 서식하는 경우가 많으며 수많은 기는줄기가 땅 위에 번식하기에 기는줄기가 물에 잠기게 되면 그 주변에 많은 은신처를 제공하게 된다. 즉, 물에 잠기기 전까지는 줄기가 땅 밖에 나와 있어 낚시에 크게 이용되지 못하지만, 물에 잠긴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굉장히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기는줄기는 수많은 물고기의 은신처가 되고 회유로가 되기도 한다. 

또한 수위상승에 대한 내구성도 높고 줄기 내 화이버(섬유) 성분이 높아 오랫동안 물속에 잠겨 있어도 그 형체를 유지하여 오랫동안 민물낚시에서의 포인트 구실을 한다. 

▲ 달뿌리풀의 기는줄기. 기는줄기가 물에 잠기면 좋은 포인트가 형성된다.

정수식물에서의 어종별 공략 팁

붕어는 물속에 잠긴 정수식물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름철 오름수위의 경우 물가 근처에 있던 정수식물이 잠기게 되면 잠긴 정수식물의 줄기를 기반으로 회유하거나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민물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줄, 달뿌리풀이 잠기게 되면 수변 가장자리에서 최고의 포인트가 된다. 간척지 오름 수위에서는 갈대가 최고의 포인트가 된다. 갈대의 잠긴 줄기 주변부가 붕어의 주 회유로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갈대 특유의 뿌리줄기 사이의 공극은 수많은 미생물의 서식처가 되어 그것을 먹이로 하는 붕어가 쉽게 모여드는 경우가 많다.

배스는 여름철 오름수위 때 붕어나 잉어보다는 빠르게 움직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새물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물색이 맑아지기 시작하면 빠르게 자리를 잡는다. 배스는 은신하면서 먹이취식을 주로 하는 생물체로 정수식물이 잠기면서 정수식물체에 붙어 있던 유기물을 먹으려는 작은 베이트피시나 미소생물을 잡아먹기 위해서 모여든다. 특히 물에 잠기면 기는줄기로 인해 물속이 굉장히 복잡해지는 달뿌리풀을 선호한다. 기는줄기가 잠기면 쉽게 숨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기도 하고 먹이취식도 쉬워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