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넘기에서 바라본 옥산지 전경. 연안에 뗏장수초와 마름이 잘 형성되어 있으며 월척이 마릿수로 낚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6월 마지막 주부터 올해 첫 장마가 시작되었다. 지역마다 강수량 편차가 심했고 특히 남쪽에 큰비가 내려 저수지를 비롯한 강과 수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지난 6월 30일. 대전에 사는 김영한 씨와 함께 전북권 탐사에 나섰다. 같은 날 논산대물낚시 유재천 고문 일행은 충남권 탐사에 나섰다. 동이 트기 전에 출발해 이른 시간부터 전북권의 저수지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상황도 여의치 않았고 시간이 늦어 한적한 곳에서 캠핑을 하며 취재 장소를 물색하던 중 부여 옥산지에 들어가 있는 유재천 고문에게서 연락이 왔다. ‘수위가 워낙 빠르게 올라가다 보니 배수도 빠르게 진행되었는데 낚시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옥산지에서 일행들과 낚시를 준비한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7월 1일 이른 새벽에 옥산지로 이동했다.
▲ 취재 당일 수문에서 배수가 이뤄지고 있다. 이 정도 배수에도 붕어 입질이 활발했다.
▲ 연안에 자라 있는 줄풀과 뗏장수초. 이런 자리를 짧은 대로 노려야 대물을 낚을 수 있다.
▲ 어느새 훌쩍 자란 벼.
5짜까지 낚이는 초특급 대물터
옥산지는 충남 부여군 옥산면 신안리에 있는 평지형 저수지로 만수면적은 22만평이다. 붕어, 떡붕어, 잉어, 가물치, 배스, 블루길, 살치 등이 살고 있으며 다양한 어종이 사는 것에 비해 의외로 잡어 성화가 덜하다. 충남 낚시인 외에 서울·경기 낚시인들도 많이 찾는 곳으로 봄낚시 명당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외래어종 때문에 미끼는 옥수수와 떡밥을 주로 사용한다. 씨알은 잔챙이부터 5짜까지로 다양하며 붕어 개체수가 풍부한 곳으로 빈작이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다.
오전에 김영한 씨와 옥산지에 도착해 유재천 고문과 일행을 만난 후 포인트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자리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유재천 고문과 강성남 씨는 캠핑장 앞 논밭 포인트에, 정형우 씨와 성열상 씨는 제방 좌안 큰골 상류 부근에 자리를 잡았다. 필자와 김영한 씨는 큰골 상류를 벗어난 안쪽 연안에 자리를 잡았다.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유재천 고문은 해마다 옥산지에서 대물붕어를 낚아내는 옥산지 전문가다. 전날 미리 들어와 벌써부터 살림망에 붕어를 담가놓고 있었다. 금요일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배수가 10cm 가량 이루어졌지만 배수와 상관없이 입질을 받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가장 큰 씨알은 6월 30일 금요일 오후 4시가 넘어갈 무렵 유재천 고문이 옥수수 미끼로 낚은 42cm였다. 긴 대 보다는 연안에 발달한 뗏장수초와 갈대 그리고 마름 경계를 노리기 위해 찌를 세웠고 입질을 받은 낚싯대는 2.4칸 대였다. 옥산지는 계절에 따른 차이가 있긴 하지만 굵은 씨알은 대부분 연안 가까운 곳을 노린 짧은 대에 낚인다고 했다.
▲ 유재천 고문이 2.4칸 으로 마름 주변을 노려 낚은 42cm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마름수초 노린 2.4칸 대에 4짜 덜커덕
예정보다 빠른 오후 5시에 저녁을 먹고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했다. 옥산지 전역에 마름이 잘 발달해 있고 연안으로는 정수수초를 비롯한 뗏장수초가 멋지게 자란 곳이 많아 포인트 선정에 애를 먹었다. 나는 김영한 씨와 함께 큰골 상류 위쪽에 자리를 잡았다.
오후 7시가 안 된 시간에, 제방권 좌안에서 옥수수 미끼를 쓴 성열상 씨가 4짜 붕어를 낚았다는 낭보를 전해왔다. 연안 가까운 뗏장수초와 줄풀 사이에 세워둔 2.4칸에 들어온 입질이었다.
어둠이 내리기 전부터 본격적인 입질이 시작되었다. 배수 영향인지 7~9치 붕어도 낚이는 상황이었고 상류에 앉은 정형우 씨는 마릿수 입질을 받아냈다. 옥산지는 월척급이 곧잘 낚이는 곳이지만 이날은 중치급 붕어도 많이 올라왔다.
정형우 씨는 옥수수 미끼를 바늘에 한두 알씩 꿰어 연안 가까운 수초 부근을 노렸다. 8치에서 월척까지 심심치 않게 입질을 했으며 캠핑장 앞 포인트에 앉은 유재천 고문과 강성남 씨도 준월척으로 손맛을 보고 있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그렇게 초저녁이 지나가고 밤 10시가 될 무렵 김영한 씨에게 거친 물보라를 일으키는 입질이 들어왔다. 갈대 사이를 노린 채비에 36cm의 굵은 붕어가 글루텐 미끼를 물고 올라왔다.
▲ 필자와 함께 상류 위쪽 생자리를 노린 김영한 씨가 옥수수 미끼로 낚은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 성상열 씨가 낚은 4짜 붕어.
▲ 4짜 붕어 외에도 성상열 씨는 월척 붕어를 여러 마리 낚았다.
배수와 폭염경보 속의 선전
그 후엔 7~9치 붕어의 입질이 이어지다 오전 7시에 유재천 고문이 또 4짜 붕어를 낚아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첫 4짜처럼 짧은 대에 입질이 들어왔고 미끼는 옥수수였다. 이후 36cm 월척 붕어가 추가로 낚였으며 강성남 씨는 9치 붕어를 올렸다.
오전 8시가 되자 취재팀은 뜨거운 태양을 피해 철수를 결정하고 짐을 싸기 시작했다. 이번 일정에서 나온 붕어는 4짜 3수, 월척 6수며 7~9치는 20여 수가 넘게 나왔다. 급격한 내림수위와 폭염경보가 떨어진 어려운 시기에 나름의 좋은 조과를 만난 듯했다.
유재천 고문은 배수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의 옥산지를 많은 낚시인이 외면하지만 굵은 붕어를 낚아낼 확률은 봄보다 높다고 말했다. 봄에 비해 낚시인이 몰리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연안 마름수초를 타고 다니는 대형 붕어를 만나고 싶다면 옥산지로 출조해볼 것을 권했다.
취재 당일은 기온이 35°C를 넘어서고 습도도 높아 낚시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취재를 위해 애써주신 유재천 고문, 강성남, 김영한, 정형우, 성열상 씨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취재 당일 가장 많은 마릿수 조과를 올린 정형우 씨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 성열상 씨가 촬영 후 낚은 붕어를 방생하고 있다.
▲ 유재천 고문이 낚은 붕어. 7치부터 4짜까지 씨알이 다양하다.
옥산지 낚시 Tip
* 주로 사용하는 미끼는 옥수수와 떡밥이다. 하지만 잡어 성화가 없는 날은 지렁이로도 굵은 붕어를 낚아낼 수 있다.
* 주효한 입질 시간은 오후 4시~밤 10시, 그리고 새벽 3시~오전 9시 사이다.
* 주효한 입질 시간은 오후 4시~밤 10시, 그리고 새벽 3시~오전 9시 사이다.
* 옥산지는 저수지 주변이 전부 논밭이다. 가끔 논둑에 텐트, 파라솔 고정팩을 꽂아두고 철수하면 작업하던 농기계가 고장을 일으킬 수 있으니 철수 시엔 고정팩을 꼭 챙겨가야 한다.
내비 입력 부여군 옥산면 신안리 206(옥산지), 부여군 옥산면 봉산리 19(캠핑장 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