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춘식(왼쪽) 씨와 심우현(오른쪽) 씨가 밤낚시를 앞두고 찌를 주시하며 입질을 파악 중이다.
난 6월 30일, 장맛비가 그치자마자 충주호 문골낚시터를 찾았다. 문골낚시터가 있는 내사리권에는 모두 5개의 낚시터가 영업 중이다. 그중 하류권에 속하는 문골낚시터는 예전 초등학교가 있던 자리로 아담한 골짜기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문골낚시터 운영을 맡은 김문일 사장은 워낙 낚시를 좋아하던 분으로 꾼들의 마음을 잘 알기에 시설 및 운영에 온갖 정성을 쏟고 있다. 처음 낚시터를 인수해 좌대 7동을 새로 건축해 띄웠고, 모든 좌대에 전기 공급을 완료해 에어컨과 냉장고, 위성 TV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었다. 난방도 전기 패널을 사용하며 폴딩도어와 양쪽 바람막이를 설치한 좌대도 갖추고 있다. 요즘 같은 삼복더위에도 에어컨 덕분에 더위를 피할 수 있고 가족 또는 연인과 찾아도 좋은 곳이다.
▲ 내사리에 있는 문골낚시터 입간판.
▲ 문골낚시터 김문일 사장이 단골손님이 올린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 작은 골에 배치한 좌대들.
하루 3m씩 오르는 수위에 당혹
▲ 장마철 오름수위를 맞은 문골낚시터 풍경.
이번 출조는 김춘식(지민아빠) 씨, 심우현 씨(우현)와 동행했다. 오전 9시에 문골낚시터에 도착, 낚시터를 살펴보니 전날 내린 장맛비로 인해 수위가 하루 3m 이상 급격하게 오르고 있었다. 그 바람에 관리인 김문일 사장은 얕은 수심으로 좌대를 옮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단순히 좌대 이동 뿐 아니라 수중케이블로 연결된 전기설비까지 옮겨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오전 11시에나 좌대에 입성할 수 있었고 2동의 좌대를 붙인 후 대편성을 시작하였다.
이번에 찾은 포인트는 새물이 흘러내리는 골자리로, 물이 없을 때는 작은 도랑이 있는 곳이다. 또한 문골낚시터 옆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자그마한 저수지가 하나 있는데 그곳을 통과한 물이 이곳 충주호로 흘러내린다.
새물유입구는 항상 특급 포인트로 알고 있지만 이날만큼은 아닌 것 같았다. 수위가 급속하게 오르는 것도 어려웠지만 수온 낮은 빗물이 흘러들다 보니 변화에 적응 못한 붕어가 깊은 수심으로 이동하는 것 같았다.
골자리가 좁아 짧은 대인 2.2칸 대부터 4.0칸 대까지 모두 12대를 편성하였다. 수심은 1.2~1.5m. 예전 물이 흐르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미끼는 지렁이, 옥수수, 어분, 글루텐까지 고루 준비했다. 일단 지렁이를 미끼로 달아보니 1분도 지나지 않아 찌가 오르락내리락 하며 한눈에 봐도 잡고기 성화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낮에는 낚시가 힘들어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다시 자리에 앉아 밤낚시를 시작하였다.
밤 9시가 지났을 무렵 뒤쪽 좌대에서 큰 물소리가 들려 왔다. 달려가 보니 김춘식 씨가 활처럼 휜 낚싯대를 들고 싸우고 있었다. 어렵게 뜰채에 담은 녀석은 한눈에 봐도 4짜 붕어였다. 옥수수와 글루텐 짝밥을 달아 던졌는데 글루텐을 먹고 올라왔다고. 수심 2m권에서 멋진 찌올림을 보고 챔질해 귀한 붕어를 낚아 올렸다. 이 4짜 붕어 덕분에 좌대마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밤이 깊어갈수록 수위가 1시간에 5cm가량 올라 수시로 찌를 올려야만 했다. 김춘식 씨 옆에 앉은 심우현 씨는 멋진 입질을 여러 차례 보았지만 범인은 반갑지 않은 누치, 필자 또한 블루길과 누치만 달려들어 피곤했다. 자정 무렵이 되자 서늘한 바람이 불어 추위가 느껴지기에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 김춘식 씨가 일행 중 유일하게 올린 4짜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 문골낚시터의 밤낚시 풍경. 필자는 새물유입구 방면으로 대를 폈다.
▲ 암반 지형 야산 앞에 놓인 좌대.
▲ 충주호 오름수위 특수를 찾아 몰려든 낚시 차량들.
점프해 살림망을 탈출한 4짜
새벽 4시에 다시 자리에 앉아 낚시를 시작하였지만 오름수위 특수는 어디 가고 말뚝 찌만 미동 없이 서 있었다. 날이 밝은 후 더 이상의 입질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 일찍 철수를 결정하였다.
철수 전 김춘식 씨의 붕어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살림망을 들어보는데 왠지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살림망에는 붕어가 없었다. 살림망을 낮게 걸어 놓은 바람에 점프해서 탈출한 것으로 추측됐다. 멋지게 붕어를 들고 기념사진을 남기려고 했던 김춘식 씨도 필자도 모두 안타까워 한숨만 내쉬었다. 동영상 촬영분이 남아 있어 캡쳐 사진을 남기기는 했지만 화질이 좋지 않아 기록으로 남기기에는 적절치 않았다.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수위는 1m가량 올랐지만 그때까지도 기대했던 오름수위 특수는 없었다. 오래전에 문골낚시터에서는 하루 14마리의 4짜 붕어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그 현장에 필자도 있었고 필자 또한 4짜를 훌쩍 넘기는 대물 붕어를 낚아 모 잡지의 표지모델로 나온 적도 있다. 하지만 이날은 몇몇 좌대에서 6치~월척 정도의 붕어 네 수가 나왔고 한 좌대에서 8치 붕어 2마리가 나왔을 뿐이었다.
철수 이틀 뒤 문골낚시터 김문일 사장으로부터 카톡이 날아왔다. 카톡에는 4짜 붕어를 낚은 지연남 조사님과 42cm 붕어가 찬란하게 담겨 있었다. 밤 10시경 옥수수 미끼로 1.5m 수심에서 걸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필자가 철수한 이후부터 충주호의 본격 오름수위가 이어졌고 여러 곳에서 4짜 소식이 들려오고 있었다.
▲ 김춘식 씨가 올린 4짜 붕어.
▲ 필자가 철수한 후 며칠 뒤 4짜붕어를 올린 지연남 씨.
내비 입력 충주시 살미면 신매리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