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안 수룡지 제방에서 배스를 노리고 있는 취재팀. 무더위로 힘들었지만 4짜급 배스가 마릿수로 낚여 손맛을 실컷 즐겼다.

그동안 필자와 함께 취재를 이어온 파이널캐스팅 팀원이 오랜만에 6명으로 취재팀을 꾸렸다. 충남 예산의 무한천에서 진행한 낚시춘추 2020년 1월호 취재 이후 처음이다. 인원이 많으면 포인트를 선정해 2~3명으로 인원을 쪼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같은 시간에 한 팀은 상류를 또 다른 팀은 하류를 공략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김영호, 남궁진철 외에 서설민, 금동현, 조성민 씨가 합류했다. 잠시 공백기가 있었을 뿐 모두 예전부터 함께 취재한 팀원이다. 6인의 앵글러는 지난 6월 3일 오전 5시 반에 서산 음암면 부장리에 있는 성암지 제방에 집결했다.

▲ 필자와 함께 취재를 함께한 파이널캐스팅 회원들. 좌측부터 필자, 금동현, 서설민, 남궁진철, 조성민(앞), 김영호 씨.

배스는 한낮에도 혈기왕성 

취재 일주일 전, 금동현, 조성민 씨가 성암지를 답사했다. 그날은 비가 종일 내렸지만 베이트피시와 배스 모두 활동하기 좋은 상황으로 보였다. 폭발적인 입질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입질을 받았다. 그러나 그날 이후 성암지 수위는 많이 올랐고 그로 인해 배스의 포지션이 바뀐 듯했다. 

취재 당일은 바람이 불지 않아 수면이 장판이었다. 동이 틀 무렵에는 배스가 먹이 활동하는 모습이 수면에서 몇 번 보였지만 그마저도 해가 뜨며 사라졌다. 이른 더위 탓에 오픈워터에서는 배스들이 이미 사냥을 끝내고 휴식에 들어간 것으로 보였다. 

우리는 제방을 따라 이동하며 호버스트롤링과 이즈리그, 웨이트리스리그를 사용하며 휴식에 들어간 배스들을 만나고자 했지만 잔챙이만 만났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조성민 회원이 립리스 크랭크베이트로 40cm 배스를 낚기도 했다.

약 2시간을 하류에서 보낸 뒤 한계를 느꼈다. 우리는 성암지 취수탑을 너머 하류 왼쪽의 골창으로 이동했다. 이곳엔 마름군락이 있었는데 수위가 오르면서 배스가 몰렸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취수탑 너머 골창엔 오전 9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마름 속에서 포식자들의 사냥 모습이 잇달아 관찰되었다. 회원들이 가물치와 배스를 잡아내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 서산 성암지에서 부들 주변을 노려 배스를 낚은 김영호(좌) 씨와 손맛을 축하주고 있는 남궁진철 씨.

▲ 당찬 파워를 보여준 성암지 4짜 배스.

▲ 서설민 씨가 성암지 취수탑 너머 하류 골창에서 배스를 히트해 끌어올리고 있다.

▲ 성암지에서 4짜 후반 배스를 낚은 서설민 씨.

수위 오르자 마름으로 배스 몰려 

게리야마모토 ‘팻이카’에 나온 가물치를 시작으로 크지는 않아도 배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기온이 많이 오르면서 성암지 베이트피시는 마름 속에 많이 들어와 있었고 그것을 따라 배스도 이동해 온 것으로 보였다. 나는 마름 군락에 대비해 바낙스 콤파스 더블랙 C73XH, 아미고 CASTMAN 3호(합사)를 준비했다. 더 강한 장비를 쓰면 마름군락으로 파고드는 배스와 가물치를 제압하는 게 한결 수월하다. 

가물치와 배스로 손맛을 본 후 정오에는 더위를 피해 서산 시내로 향했다. 기온이 30°C에 육박했고 이른 아침부터 낚시하다보니 다들 지쳐있었다. 누룽지백숙으로 허기를 채우고 식사 후에는 아이스커피 한잔을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취재팀은 태안 수룡지로 이동하기로 했다. 최근 몇 번의 수룡지 답사에서 마릿수는 못했어도 빅배스를 계속 만났기 때문이다. 수룡지에 도착하니 오후 2시가 넘었다. 먼저 하류 제방 석축을 공략했다. 상류로부터 강한 바람이 불어서 캐스팅에 방해가 되었다. 그러나 바람을 뚫고 우리는 어떻게든 던지고 어떻게든 잡아야 했다. 야속하게도 하류에서는 입질 한 번 받지 못했다. 

오후 4시가 되어서 우리는 중류권 좌측 연안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승부를 볼 생각이었다. 연안을 따라 줄풀과 마름이 많이 분포된 곳으로 지난 주말에 내린 비로 수위가 올라서 포인트 여건이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역시 입질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오후 4시 반 무렵, 프리리그로 연안 줄풀군락에 피칭을 이어가던 내게 드디어 첫 입질이 왔다. ‘톡!’하는 입질과 함께 채비를 물고 가는 것을 보고 훅셋! 순간적으로 로드가 휘어지고 블랭크가 울어댔다. 엄청난 녀석임을 직감했다.

▲ 수룡지에서 프리리그로 빅배스를 낚은 필자.

▲ 서산 인근 중국집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회원들.

▲ 수룡지 연안 줄풀을 공략해 배스를 랜딩하는 데 성공한 필자.

6짜급 배스에 바늘이 휘어져...

입질을 받은 우측에 수몰나무와 수초군락이 있었기에 녀석은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난리를 쳤다. 로드를 세우고 버티기에 들어갔지만 그만 바늘이 빠져버렸다. 허탈한 마음에 ‘아!’하고 소리를 질렀는데 훅을 확인해보니 휘어져 있었다. 힘을 쓰는 것으로 볼 때 배스일 확률이 크다 생각되었고 배스라면 족히 60cm급은 될 것으로 보였다. 배스낚시에서 이런 상황이면 라인이 터지는데 바늘이 휘어 놓치다니... 대체 어떤 녀석일지 궁금해 참을 수 없었다.  

놓친 것은 놓친 것이고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이 왔다. 방금 전 패턴 그대로 빠른 탐색을 이어갔다. 게리야마모토 3인치 야마센코에 1/8oz 스틱싱커를 체결한 프리리그로 줄풀 군락을 빠르게 탐색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배스의 입질! 드디어 패턴과 포지션을 찾았다. 

이 패턴으로 런커급 배스를 비롯해서 3짜 중반~4짜 배스를 마릿수로 만날 수 있었다. 루어 로테이션을 시도하니 스피너베이트에 커다란 가물치가 나오기도 했다.

어느새 일몰이 찾아왔다. 엄청난 녀석을 만났지만 랜딩에 실패한 아쉬움이 그제야 크게 다가왔다. 아쉽지만 취재는 여기에서 마무리했다. 종일 뙤약볕에서 함께 고생한 파이널 캐스팅 팀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조행기 줄인다. 

▲ 가슴을 철렁하게 만든 가물치.

▲ 부들 옆에서 쉬고 있는 가물치.

▲ 수초 공략에 유용하게 사용한 스피너베이트.

내비 입력 서산시 음암면 부장리 71-1(성암지), 태안군 근흥면 마금리 65-1(수룡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