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팔라VMC코리아 최상섭 대표가 13피싱의 컨셉트A2 베이트릴(좌)과 오쿠마 세이마르HD 스피닝릴을 보여주고 있다. 라팔라 본사는 작년에 대만 오쿠마와 미국 13피싱을 인수 합병해 본격적으로 릴 시장에 진입했다.

라팔라 본사가 최근에 대만의 릴 제작사 오쿠마(Okuma)와 미국의 젊은 피싱 브랜드 13피싱(일삼피싱)을 인수 합병했다. 그동안 루어와 라인에만 주력해온 라팔라가 로드와 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의미다. 특히 중저가 고성능으로 낚시인이게 잘 알려진 대만의 오쿠마릴과 미국의 젊은 감성을 지향하는 13피싱의 베이트릴은 국내 릴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라팔라는 전 세계 조구사 중 매출액 세계 4위의 대기업이다. 핀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한국, 호주, 말레이시아, 중국, 러시아 등 전 세계에 30개 지사가 있다. 1936년 라우리 라팔라(Lauri Rapala)가 최초 루어 제작을 기점으로 라팔라를 창립, 핀란드의 우수한 목재를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우드 미노우를 제작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라팔라가 보유한 최고의 기술력 중 하나는 부위별로 다른 목재의 비중을 잘 맞추는 것이다. 나무는 밑둥과 상단의 비중이 다르며 상단으로 갈수록 비중이 낮기 때문에 낮은 비중, 혹은 높은 비중의 나무만 사용하면 루어의 밸런스를 맞추기 어렵다. 그러나 라팔라는 최적의 밸런스를 구현하는 데 성공해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베이트를 만들어 유럽, 미국 시장을 석권하고 일본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라팔라의 카운트다운 미노우는 2000년 초에 일본에서 바다 루어낚시 붐을 일으키는 데 일조, 우드 미노우 특유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미노우로 감성돔을 낚는 유행을 만들었다.

전문 회사 인수 합병으로 사세 확장

2000년에는 바늘 전문 회사인 VMC를 인수 합병하고 그 후로 소프트베이트 전문 브랜드 스톰(Storm), 빅게임 전문 루어 브랜드 윌리암슨(Williarmson) 등을 차례로 인수 합병해 더 다양한 루어를 출시했다. 2007년에는 한국에 라팔라VMC코리아(최상섭 대표) 지사를 설립했고 합사 라인으로 유명한 서픽스(Surfix)를 인수하며 라인 시장에도 진출했다.   

라팔라는 하드베이트 제조사로 창립했지만 필요에 의해 전문 제조사를 인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제작에 있어서만큼은 그 무엇보다 전문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런 라팔라가 최근에는 대만의 릴 제작회사 오쿠마(Okuma)와 미국의 젊은 배스루어 브랜드 13피싱(일삼피싱)을 인수 합병해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장비와 릴 부문에서 시장을 확보하지 못한 라팔라가 본격적으로 로드와 릴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오쿠마의 기술력과 13피싱의 젊은 감각 그리고 세계 4위 매출의 라팔라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파워와 유통망을 활용한다면 종합피싱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은 물론 세계 3위 혹은 그 이상 매출을 달성할 수도 있다.

‘가성비’를 뛰어넘은 오쿠마 세이마르HD

▲ 오쿠마가 새로 출시한 세이마르HD 스피닝릴. 플라이트 드라이브와 HDG-2 기어를 채용해 성능이 뛰어나며 1000~4000번 출시. 가격은 9만원대.

지난 6월 5일, 인천광역시 부평구 부평동에 있는 라팔라VMC코리아 본사에서 최상섭 대표를 만나 앞으로 홍보에 주력할 오쿠마, 13피싱 제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오쿠마가 새로 출시한 세이마르HD 스피닝릴이었다. 기존 세이마르 스피닝릴을 좀 더 세련되게 리뉴얼한 제품으로 플라이트 드라이브를 탑재해 릴링감이 부드럽고 기존 기어보다 한 단계 큰 HDG-2 기어를 채용해 강한 견인력을 가진 제품이다. 1000번부터 4000번까지 출시한 이 제품의 가격은 9만원대. 가격 경쟁력이 있어 보였지만 A/S 등 부대비용까지 감안한다면 팔아서 남는 것이 있을까 싶었다.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가장 작은 사이즈인 1000번으로 수 개월간 필드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볼락, 전갱이 같은 소형 어종은 물론 농어, 부시리를 대상어로 극한의 테스트를 했지만 6개월이 지나도 고장이 나지 않았습니다. 가격만 저렴한 것이 아니라 기어, 드랙, 내구성, 라인롤러 등이 모두 기대 이상입니다. 대만과 중국에 있는 오쿠마 공장을 직접 찾아가보니 최고급 설비를 갖추고 있었고 1억원이 넘는 현미경으로 제품을 정밀검사하는 것을 보고 저 또한 신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남들과 같은 제품이라면 시장에서 결코 성공할 수 없으니 출시할 수 없다는 자신감으로 선보이는 제품입니다.” 최상섭 대표의 말이다.

최 대표가 오쿠마에 거는 기대는 크다.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릴이 많아 이미 시장에서 호평을 받는 제품이 많고 신제품도 속속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20000번 사이즈까지 라인업한 대형 스피닝릴 사리나, 세드로스 등은 국내외 빅게임 시장에서 기존 대형 스피닝릴과 정면으로 승부를 예상하고 있다. 

“국내외 빅게임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오쿠마의 대형 스피닝릴도 정식 출시할 계획입니다. 최고급형이 오십만원, 저가형은 이삼십만원에 대형 스피닝릴을 구입해 누구나 쉽게 빅게임 장르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반영구적 내구성 갖춘 13피싱 베이트릴

▲ 13피싱의 배스 로드.

미국 브랜드인 13피싱은 독특한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사무실 한 켠에 가득 줄서 있는 로드는 모두 배스 로드였다. 흰색, 검은색으로 눈에 잘 띄는 컬러에 아주 가볍고 고탄성을 지닌 제품이다. 하지만 배스 로드는 당분간 출시할 계획이 없으며 대신 베이트릴인 컨셉트(Concept) 시리즈와 오리진TX, 인셉션SZ 등을 출시했다. 

컨셉트 시리즈는 티타늄 합금 드라이브 기어를 채용했으며 13피싱만의 ‘CZB’ 베어링을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CZB란 고분자 폴리머로 구성한 ‘제로 볼베어링’으로 해수에 부식하지 않고 반영구적인 수명을 가진 베어링이다. 베어링만 해수에 13일을 담가 실험한 결과 전혀 부식이 발생하지 않고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한 가지 독특한 점이라면 핸들 노브나 릴 케이스 등 눈에 띄는 부분이 대부분 화려한 컬러를 채택했다는 것이다. 20만원대의 컨셉트 시리즈는 블랙에 고급 콜크 노브를, 중저가인 오리진이나 인셉션에는 초록, 오렌지 등 눈에 띄는 보디와 케이스를 채택해 젊은 낚시인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상섭 대표는 “이삼십 만원대로 출시한 제품이지만 성능, 내구성, 디자인 어느 하나에도 뒤지지 않는 제품입니다. CZB 자체가 반영구적인 내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험한 환경에서 사용해도 좋고 민물, 바다에서 모두 훌륭한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 CBZ 베어링을 채용해 반영구적인 내구성을 가진 13피싱 컨셉트 베이트릴.

▲ 지난 6월에 열린 라팔라 광어대회에서 홍보한 오쿠마와 13피싱.

더 가늘고 강한 ‘131 G-CORE BRAID’ 

최상섭 대표가 마지막으로 소개한 제품은 서픽스의 합사다. 고어텍스로 잘 알려진 고어(Gore)사가 제작한 ‘GORE IMNIBEND Fiber’를 사용해 만든 합사로 서픽스832과 131 G-CORE BRAID를 새로 출시했다. 

▲ 최상섭 대표가 서픽스832 라인의 성능을 설명하고 있다.

서픽스832는 GORE OIMNIBEND Fiber 1가닥과 기존 다이니마 합사 7가닥으로 만든 8합사 라인이다. 832는 1인치에 8합사를 32번 꼬았다는 의미다. 그만큼 조밀하고 강도 높게 제작했는데 일반 합사에 비해 무게는 가볍지만 라인 모양이 원형을 유지하며 마찰력이 작아 비거리가 우수하다. 보풀이 잘 일어나지 않으면서도 라인 변형이 되지 않는다. 우수한 고어 라인을 1가닥만 사용한 이유는 고어 라인의 비중이 높고 가격이 비싸며 테스트를 통해 여러 가닥을 사용해봤지만 1가닥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고어 라인 1가닥과 다이니마라인 7가닥으로 마든 서픽스 832 어드밴스 슈퍼라인.

131 G-CORE BRAID는 고어 라인 1가닥에 12합사를 감아 만든 13합사 라인이다. 뛰어난 직진성과 강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같은 굵기라면 더 강한 인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131 G-CORE BRAID 중 0.5호, 0.6호를 새로 출시했으며 쏘가리 전용이지만 에깅, 타이라바, 주꾸미, 갑오징어 등 다양한 장르에 사용할 수 있다. 0.5호의 경우 직경이 0.12mm지만 5kg의 인장력을 가지고 있어서 더 가늘고 강한 라인을 찾는 낚시인에게 적합하다. 

▲ 고어 라인을 중심에 넣어 만든 서픽스의 13합사 ‘131 G-CORE BRAID’.

취재 협조 라팔라VMC코리아 rapal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