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 장목면 매미성 아래 갯바위에서 1.2kg 무늬오징어를낚은 거제도 현지 낚시인 주민수 씨. 히트 루어는 야마시타 에기왕K 3.5호 슈퍼 섈로우 불끈 체리 컬러.

지난 5월 25일, 라팔라 필드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상욱 씨와 함께 거제도로 몬스터 무늬오징어를 낚기 위해 취재에 나섰다. 박상욱 씨와 나는 지난 2년 연속, 이맘때 거제도 옥림과 와현해수욕장에서 몬스터 무늬오징어를 낚는 데 성공한 경험이 있어서 올해도 틀림없이 취재에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래서 예전에 간 포인트는 제외하고 새로운 포인트를 찾아 나섰고 그곳은 거제도 북쪽에 있는 장목면 시방방파제 일대다. 

시방방파제는 거제도의 북쪽에 있고 조류가 빨라서 예전에는 거제도 동부나 남부에 비해 인기가 없었으나 최근 ‘핫한’ 포인트로 떠올라 기대할 만한 포인트로 꼽았다.  

▲ 드론으로 촬영한 시방방파제. 방파제 외황과 내항 그리고 방파제 좌측 연안에서 무늬오징어가 낚인다.

잘피(거머리말) 찾는 것이 최우선  

25일 오후 5시. 강서구 신호공단 인근에서 박상욱 씨와 합류해 거가대교를 타고 시방방파제까지 이동하니 1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늬오징어 포인트가 많은 거제도 남부까지 이동하려면 적어도 2시간이 걸리지만 시방방파제는 거가대교와 가까운 곳에 있어 접근이 수월했다. 

우선 시방방파제를 둘러보며 잘피(거머리말)가 자란 곳을 찾았다. 잘피가 자란 곳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확신했지만 육안으로는 전혀 찾을 수 없어 다른 포인트로 이동했다. 

박상욱 씨는 “무늬오징어는 산란에 앞서 짝짓기를 먼저 하기 때문에 잘피가 없는 곳에서도 낚입니다. 하지만 좀 더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잘피가 자란 곳을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잘피 주변에서 은신하고 먹이활동을 하며 산란도 그 주변에서 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포인트 이동은 멀리 하지 않았다. 시방방파제 바로 옆에 있는 매미성 아래 갯바위로 진입했다. 처음부터 매미성 아래를 염두에 두고 거제도로 왔지만 이미 낚시인 1명이 들어가 있어 차선책으로 시방방파제로 간 것이었다.   

매미성까지는 차로 갈 수 있다. 그러나 야간에는 입구를 닫기 때문에 매미성 밖에 주차 후 걸어가야 한다. 주차 후 10분 정도 걸으면 갯바위로 진입할 수 있다. 다만 중들물이 되면 진입로가 물에 잠기기 때문에 진입과 철수 시간을 잘 고려해야 한다. 먼저 포인트로 들어가 있는 낚시인(거제도 현지 낚시인 주민수 씨)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란히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매미성 아래 갯바위는 3명 정도가 낚시하기에 적당하다.

▲ 드론으로 촬영한 매미성 일대 갯바위. 주변이 대부분 무늬오징어 포인트다.

▲ 거제 매미성 아래 갯바위에서 낚시인 3명이 자리를 잡고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있다. 가운데 선 낚시인이 주민수 씨며 좌측이 박상욱 씨다.

▲ 매미성 갯바위 입구. 몽돌 해변으로 이뤄진 얕은 지형이다.

첫 입질에 1.2kg짜리 히트!

박상욱 씨는 에깅 전용대에 2500번 스피닝릴, 0.5호 합사에 쇼크리더는 3호를 사용하고 야마시타의 3.5호 슈퍼 섈로우 에기를 장착했다. 에기를 멀리 캐스팅하니 바늘에 잘피가 걸려나오는 자리를 확인했고 본격적으로 무늬오징어를 탐색해 나갔다.

매미성 아래는 조류가 적당한 속도로 흐르고 수심은 3m 내외라 7초에 1m 정도로 천천히 가라앉는 슈퍼 섈로우 타입의 에기가 좋다. 노멀이나 섈로우 타입 에기는 빨리 가라앉아 금방 잘피에 걸리기 때문에 효과적이지 않다.

30분쯤 탐색했을까? 밤 8시가 되자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주민수 씨가 입질을 받았다. 처음에는 밑걸림인 줄 알았으나 릴을 감으니 에기에 걸린 무늬오징어가 반응하기 시작했고 이내 파이팅이 이어졌다. 처음엔 씨알이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돼 ‘주민수 씨 혼자 랜딩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무늬오징어가 발 앞에서 갑자기 강하게 저항 했고 주민수 씨가 랜턴까지 떨어트리며 랜딩이 어렵게 되었다. 얼른 뜰채와 랜턴을 들고 가 주민수 씨의 랜딩을 도울 수 있었다. 뜰채에 담긴 녀석은 1.2kg이 넘는 무늬오징어였다.

주민수 씨는 이번이 올해 두 번째 출조인데 두 번다 킬로오버 무늬오징어를 낚았다며 기뻐했다.

▲ 야마시타 에기왕K 3.5호 슈퍼 섈로우 불끈 체리 컬러에 걸려 나온 1.2kg 무늬오징어.

남해 대지포에서도 2kg급 출현

주민수 씨는 계속 낚시하고 싶었지만 랜턴을 잃어버려 철수했고 그 자리에 박상욱 씨가 들어갔다. 그런데 난데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멀리서 첨벙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스킨스쿠버가 초록색 랜턴을 켜고 ‘수중 해루질’을 하는 것이 아닌가. 난감했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어 계속 같은 포인트만 노리고 있는데 이윽고 누군가로부터 신고를 받았는지 해안경비선이 출동해 수중 해루질을 하는 사람들에게 경고방송을 했다. 육지에서도 경찰이 출동하는 등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소란 탓에 더 이상은 무늬오징어가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주변의 덕포, 팔랑포 일대를 탐색했지만 이미 물때가 지난 시각이었다. 에깅을 하는 낚시인은 많았지만 무늬오징어는 볼 수 없었다. 이날 취재는 이것으로 막을 내렸다. 

한편 박상욱 씨는 포기하지 않고 다음날에도 남해 대지포방파제로 출조해 2kg에 육박하는 무늬오징어를 낚았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취재일과 마찬가지로 잘피가 자란 곳에서 보라색 슈퍼 섈로우 에기를 사용해 낚아냈다. 

거제도와 남해도의 산란 에깅 시즌은 보통 7월까지 이어진다. 제주도보다 1달이나 1달 반정도 시즌이 늦기 때문에 6월 중순이 출조 최적기라고 할 수 있다. 6월 중순 이후에는 5월보다 몸집을 더 불린 큰 씨알을 낚을 수 있다. 

▲ 지난 5월 26일에 남해 대지포방파제 일원으로 출조해 2kg 무늬오징어를 낚은 박상욱 씨.

▲ 박상욱 씨가 낚은 2kg 무늬오징어. 에기는 야마시타 에기왕K 3.5호 슈퍼 섈로우 퍼플 컬러.

▲ 매미성에서 철수 후 찾아간 거제 덕포방파제. 잘피가 많이 자라있지만 무늬오징어 입질은 없었다.

내비 입력 거제시 장목면 대금리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