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와 함께 풍산호를 타고 나가 살오징어로 손맛을 본 함순희(좌), 최진호 씨.

요즘 남해안은 한치가 본 시즌을 맞아 연신 쿨러 조황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살오징어도 대풍이다. 부산 경남의 낚시인은 한치만큼 살오징어도 좋아하기 때문에 매년 6월이 되면 거제, 마산, 통영, 진해 가릴 것 없이 살오징어를 잡기 위해 낚시인들이 몰려든다. 작년에는 살오징어 조과가 나빠서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출발이 좋다. 

금어기 끝나는 5월 31일부터 예약 쇄도 

지난 5월 31일, 두 달 전에 예약한 진해 풍산호를 타고 살오징어 선상낚시를 나갔다. 살오징어는 4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두 달간 금어기며 금어기가 끝나는 5월 31일 오후부터 출조를 시작한다. 5월 31일 밤에 출조해 포인트를 점검하고 6월 1일 자정부터 낚시를 시작하며, 이때 조과가 좋아서 적어도 두 달 전에는 예약해야 출조할 수 있다. 

오후 7시가 넘어 느지막이 출발한 풍산호는 30분을 달려 마산 앞바다에 닻을 내리고 집어등을 켰다. 31일 자정까지는 금어기라 천천히 포인트를 탐색하는 시늉을 하다가 좋은 포인트를 찾으면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한다. 하지만 첫 포인트는 물색이 너무 좋지 않고 집어등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 이동을 결정. 풍산호는 빠른 속도로 마산을 벗어나 통영권으로 진입했다. 

▲ 진해에서 살오징어낚시를 출조하고 있는 풍산호.

▲ 첫 포인트로 찾아간 마산 앞바다. 등대가 있는 섬이 막개도며 뒤로 멀리 마창대교가 보인다.

입질층 띄워 올리는 것이 마릿수 조과 비법  

약 1시간을 달린 풍산호는 통영 한산도 인근에 닻을 내리고 집어등을 켰다. 장비는 스피닝릴과 베이트릴 장비를 하나씩 준비했다. 스피닝릴 장비에는 이카왕 리얼스테 5단에 이카왕 메탈스테 20g을 사용했고 베이트릴 장비에는 생미끼 4단 채비에 이카왕 메탈스테 20g을 싱커로 사용했다. 

채비를 내리다 보니 물색은 탁하지 않았고 수심은 20m 내외에 조류도 잘 흘렀다. 잠시 후 집어등에 베이트피시가 몰려들기 시작했고 거의 자정에 가까워지자 선미에서부터 한 마리씩 살오징어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낚이는 씨알이 잘아 다시 한 번 연안 홈통에 가까운 곳으로 포인트를 옮겨 본격적인 낚시를 시작했다. 

▲ 필자가 사용한 살오징어낚시 장비. 베이트릴 장비(좌)와 스피닝릴 장비 두 대를 사용한다.

▲ 살오징어에게 잘 먹히는 이카왕 메탈스테(좌)와 리얼스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선수에서 히트 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집어등에 살오징어가 반응했고 낚이는 씨알도 제법 컸다. 호래기도 섞여서 올라왔는데 처음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 마구잡이로 입질을 시작했다살오징어낚시를 할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살오징어가 입질을 시작하면 채비를 바닥까지 내리지 말고 계속 띄워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큰 씨알을 잡겠다거나 마릿수 조과 욕심에 채비를 바닥으로 내리면 살오징어 역시 바닥으로 자꾸 내려가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어려운 낚시 여건을 만들게 된다. 이점이 가장 중요하다. 

▲ 호래기를 낚은 최진호 씨.

채비 내리기가 무섭게 입질

자정이 지나 새벽 2시가 되자 선수 선미를 가리지 않고 수심 15m에서 입질이 이어졌다. 채비를 내린 후 바닥을 찍고 곧바로 릴을 3~5바퀴 감은 상태에서 조금씩 채비를 올리면 어김없이 살오징어가 입질 했다. 대부분 폴링 액션에 입질했고 활성이 좋을 때는 거치해 둔 채비에도 입질했다. 

피크 타임은 새벽 3시에 찾아왔다. 어탐기를 보니 수심 13m에 큰 어군이 지나가는데 수심을 맞춰 채비를 내려 보니 살오징어가 연달아 입질했다. 초반에는 이카메탈에만 반응했지만 곧이어 생미끼를 단 에기에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채비를 내리기가 무섭게 달려들었고 폭발적인 입질 덕분에 오랜만에 세 자릿수에 육박하는 조과를 올릴 수 있었다. 한치와 마찬가지로 올해 살오징어낚시도 호황이 예상되는 출조였다. 

▲ 한 번에 살오징어 두 마리를 올린 필자.

▲ 살오징어 활성이 낮을 때 효과적인 민물새우.

▲ 낚싯배 난간에 로드를 거치하고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 낚시인들.

▲ 살오징어로 손맛을 본 낚시인들. 평균 씨알은 20cm 내외로 조금 작았지만 심심치 않게 쌍걸이를 할 정도로 마릿수 조과가 좋았다.

출조 문의 진해 풍산호 010-6589-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