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서귀포 표선으로 출조해 지그헤드로 넙치농어를 낚아낸 필자.

지난 4월 22일, 필자가 운영하는 루어낚시 동호회 ‘팀루어테크’ 김우현, 박승기 회원과 함께 추자도로 농어낚시를 갔다. 그러나 기상악화로 제주도에서 추자도로 들어가는 여객선 운항이 취소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목적지를 바꿔 제주도에서 넙치농어낚시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추자도 일반 농어에게 잘 먹히는 지그헤드와 웜만 잔뜩 준비했기에 제주도에서 노릴 넙치농어낚시에 쓸 미노우를 챙기지 못한 것이다. 제주도에서 미노우를 구입할까 망설였지만 결국 지그헤드와 웜으로 도전해 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사실 지그헤드와 웜으로 넙치농어낚시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9년 무렵 제주도 현지 낚시인 한창민 씨와 함께 서귀포에 있는 지귀도로 출조해 넙치농어 떼를 만난 경험이 있었다. 당시 많은 양의 넙치농어가 지귀도로 들어왔고 지그헤드 채비를 던지면 바로바로 입질했지만 후킹이 되지 않아 한 마리도 낚지 못했다. 걸면 빠지고 걸면 빠졌기에 지그헤드 아래에 트레블훅을 달아도 봤지만 밑걸림만 생겼다. 그때 입질 받아도 지그헤드의 무게 때문에 모두 바늘털이를 당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지그헤드는 넙치농어낚시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우연한 기회로 이번에 다시 도전하게 되었다. 

지그헤드 무게는 16g 선택  

22일 오후 4시, 첫 포인트로 점찍은 서귀포 표선면에 있는 가마수산갯바위에 도착했다. 북동풍이 불어서 동쪽 연안의 파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낮부터 첫 탐사를 했다. 현장에서 ‘FTV 루어테크니션’을 함께 촬영한 제주낚시인 정의권 씨를 만나 함께 포인트로 진입했다. 

1m 내외의 적당한 파도와 포말이 일었지만 4명 모두 입질을 받을 수 없었다. 다시 서귀포 남원읍 태흥리를 거쳐 법환포구 근처 갯바위를 지나 강정동 선녀코지 등을 모두 탐사했으나 짧은 입질조차 받지 못했다. 

결국 더 이상의 낮낚시는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어 철수를 결정, 펜션으로 돌아가 저녁식사를 한 후 제주도 서쪽으로 이동했다. 3월 말부터 제주도 서쪽에서 넙치농어 조과가 좋다는 정의권 씨의 말에 따라 밤낚시는 서귀포 대정읍 영락리에 있는 신도포구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밤 8시. 중들물에 맞춰 신도포구에 도착했다. 북동풍이 세게 불었고 바다에선 1~2m 높이의 너울파도가 치고 있었다. 

나는 16g 지그헤드에 4인치 스모크 컬러 웜을 사용했으며 다른 일행은 90mm~110mm 길이의 미노우를 사용했다. 지그헤드 채비를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이라면 지그헤드가 너무 가벼우면 비거리가 나오지 않고 반대로 너무 무거우면 금방 가라앉아서 밑걸림이 심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포인트 수심이 2m 내외라면 지그헤드의 무게를 16g 내외로 사용하고 지그헤드가 착수하면 릴링을 조금 빨리 해서 밑걸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 필자가 지그헤드에 사용한 3인치 웜.

▲ 지그헤드에 사용해 넙치농어에게 효과를 입증한 버클리 웜. 스모크 컬러가 잘 먹혔다.

▲ 정의권 씨의 미노우를 물고 나온 60cm 부시리.

▲ 지그헤드를 물고 나온 넙치농어.

낮에는 입질 무, 그렇다면 밤에는?  

신도포구 아래 갯바위 초입에는 박승기 씨가 자리를 잡았고 그 옆에 홈통에서는 김우현 씨가 캐스팅을 시작했다. 나와 정의권 씨는 김우현 씨를 지나 약간 깊고 수중여가 박혀있는 자갈밭을 노렸다.  낚시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정의권 씨의 외침이가 들렸다. 

“히트!”

달려가 보니 드랙음이 울려 퍼졌고 몇 분간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대단히 큰 넙치농어나 참돔을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60cm 부시리가 올라왔다. 

연이어 나에게도 입질이 왔다. 짧은 입질 이후 완전히 지그헤드를 삼키기를 기다렸다가 챔질하니 예상대로 후킹이 되었다. 바늘털이를 당하지 않게 라인텐션을 유지하고 너울파도에 넙치농어를 태워 갯바위로 올렸다. 줄자로 재니 70cm. 

그 뒤로 입질이 끊겨 예전부터 자주 찾던 대정읍 무릉리 심해수산 아래 갯바위로 이동했다. 심해수산 아래 갯바위는 물골이 잘 발달해 있고 양식장에서 나오는 따듯한 물과 함께 홍합, 조개 등 어패류 찌꺼기가 나오는 곳이라 찌꺼기를 먹기 위해 몰려드는 멸치나 숭어 치어들 많다. 그래서 넙치농어 역시 멸치나 숭어를 노리고 가까운 연안으로 진입한다. 

▲ 서귀포 강정동 선녀바위에서 낮에 넙치농어를 노린 취재팀. 낮에는 입질을 받지 못했다.

입질 빈도는 지그헤드 승리 

낚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의권 씨 로드에 다시 어신이 들어왔다. 그러나 설 걸렸는지 빠지고 말았다. 그 뒤로 김우현 씨도 입질을 받았다. 이번에 처음으로 넙치농어낚시에 도전한 김우현 씨를 위해 박승기 씨와 정의권 씨가 랜딩을 도왔고 무사히 70cm급 넙치농어를 건질 수 있었다. 

또 다시 정의권 씨, 박승기 씨가 나란히 입질을 받았고 연이어 털리기를 반복했다. 들물 시간에 폭발적인 입질이 왔고 모두 정신이 없었다. 

채비를 털린 지 5분도 지나지 않아 박승기 씨가 다시 입질 받았고 능숙하게 파도에 태워 70cm급 한 마리를 랜딩했다. 곧이어 나의 두 번째 넙치농어가 입질했고 올려보니 씨알은 60cm급이었다. 

우리는 짧은 시간에 소나기 입질을 받았지만 대정읍 심해수산 포인트에서만 7번 바늘털이를 당하고 라인을 2번 터트리는 우를 범했다. 무려 9마리를 놓쳤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씁쓸했다. 자위하자면 미노우보다 입질 받는 빈도가 높다는 것이었다. 

바늘털이만 더 조심하면 앞으로 지그헤드도 강력한 넙치농어 아이템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제주에서는 넙치농어를 노릴 때 보통 100mm 이하 작은 미노우가 효과적일 때가 많은데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그헤드로도 입질 받을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16g 내외의 가벼운 지그헤드로 적당한 침강속도와 무게를 지닌 지그헤드를 쓴다면 충분히 미노우 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래서 오는 5월 중순에 제주도 넙치농어 원정을 또 한 번 계획하고 있는데 그때도 지그헤드를 활용해볼 계획이다. 

▲ 서귀포 대정읍 무릉리에 있는 심해수산 아래 갯바위에서 80cm 넙치농어로 손맛을 본 김우현 씨.

▲ 박승기 씨가 심해수산 갯바위에서 낚은 70cm 넙치농어를 보여주고 있다.

▲ 출조 첫날 밤낚시에 낚은 넙치농어와 부시리.

▲ 필자 일행이 넙치농어를 낚은 표선면 일대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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