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천포항 다목적회관에서 열린 이케나가 유지 명인 강연회 모습. 제로FG 민병진 회장이 통역을 맡았다.

그렉스코리아와 (사)대한생활체육낚시협회가 공동주최한 1000조법 창시자 이케나가 유지 명인 강연회가 지난 4월 15일과 16일 경남 삼천포와 제주도에서 각각 열렸다. 이케나가 유지 명인은 일본을 대표하는 구멍찌낚시 고수로, 그가 보급한 1000조법은 국내에도 전파돼 많은 낚시인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다. 지난 4월 15일 삼천포항 다목적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강연회에는 부산, 울산, 대구, 인천 등지에서 많은 낚시인들이 찾아와 강의를 들었다.

이케나가 유지 명인의 1차 강연회는 원래 부산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남서부 지역 낚시인들을 위해 강연회 유치를 희망한 (사)대한생활체육낚시협회의 요청으로 삼천포로 장소가 변경됐다. 삼천포항에는 항구 내에 다목적회관과 세미나실이 갖춰져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4월 15일 부산 김해공항으로 입국한 이케나가 유지 명인은 이튿날 통역을 담당한 민병진 씨 일행과 합류해 삼천포로 출발했다. 원래 일정은 오후 5시부터 이론 강의가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현장 강의가 추가됐다. 비록 선착장 부근이었지만 다목적회관 앞이 바다이다 보니 실전 강의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 삼천포항 부둣가에서 캐스팅과 원줄 관리 요령을 설명하는 모습.

원래는 실내 강연만 예정돼 있었으나 다목적회관이 바다와 가까이 있어 현장 강의를 추가했다.

삼천포항에서 현장 강의와 실내 강의 병행

오후 3시부터 실시한 현장 강의의 주요 내용은 밑밥 만들기, 품질 요령, 상황별 품질 지점 안내 등이 주를 이뤘다. 특히 여러 현장 강의 내용 중 삼천포 내만에서 잘 낚이는 감성돔 밑밥을 만들 때의 요령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크릴과 집어제가 섞인 밑밥을 수제비 반죽하듯 꾹꾹 눌러 집어제 속 공기를 빼줄 것을 주문했다. 그래야만 밑밥 빨리 가라앉고 조류에 쉽게 떠내려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당히 잘 녹은 크릴을 기본으로 준비해야 하는데 이 과정부터 부실하다면 마음먹은 대로의 낚시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동안 나는 많은 일본 명인들을 만나 함께 낚시하고 강의도 들어봤지만 매번 느끼고 공감하는 점은 ‘기본에 충실하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그 기본이라는 것이 늘 간과하거나 귀찮아하는 부분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컸다.

밑밥 품질 요령은 약간 디테일했다. 보통 감성돔낚시에서는 찌가 흘러가는 동선에 맞춰 집중적으로 주는 게 기본이지만 이케나가 유지 명인은 투척 지점을 의외로 넓게 잡았다. 목표한 지점의 3~4평 범위에 밑밥이 폭넓게 떨어져도 큰 상관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 배경으로 예측 불허의 감성돔 습성을 꼽았다. 벵에돔은 타이밍의 낚시라고 할 만큼 물때, 조류 속도, 포인트 여건 등이 맞아 떨어지면 예상된 입질을 받을 수 있지만 감성돔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 즉 있어도 안 물고, 없을 것 같은 곳에서 갑자기 무는 경우가 많아 벵에돔보다는 느긋하게 대응을 기다릴 것을 주문했다. 언제나 완벽한 낚시를 구사한다고 자랑만 할 것 같은 명인이 애로점(?)을 솔직히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더욱 신뢰감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장 강의에서는 게스트로 나선 방송인 김하련 씨와 고등학생 낚시인 구표빈 군이 이케나가 유지 명인으로부터 1대1 강의를 받았다. 캐스팅 폼 교정, 캐스팅 시 안전 수칙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특히 구표빈 군의 캐스팅을 지켜본 뒤에는 매우 우수한 폼을 지녔다고 칭찬하며 1년 간 출조 횟수와 주요 대상어 등도 고루 물었다. 단순히 기분 좋으라고 칭찬만 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 컨설팅을 통한 자세 교정에 심혈을 기울이는 장면이었다.

▲ 이케나가 유지 명인이 그렉스 로고가 세겨진 티셔츠에 사인을 해주는 장면.

▲ 고등학생 참가자였던 구표빈 군이 이케나가 유지 명인 친필 사인이 적힌 티셔츠를 보여주고 있다.

1000조법은 임팩트 있는 작명일 뿐 목줄 길이는 상황 따라 조절

▲ 무릎을 꿇은 자세로 1000조법 채비 그림을 그려 보이는 이케나가 유지 명인. 시종일관 열정적인 강의로 눈길을 끌었다.

오후 5시부터는 실내 강연이 이어졌다. 강연은 1000조법의 탄생 배경과 실전 활용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 자리에서 이케나가 유지 명인은 1000조법은 100% 본인이 설계한 조법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다. 과거 본인이 모 낚시방송국의 직원으로 재직 중 함께 촬영에 나섰던 야마모토 하찌로 씨와 오우찌 아끼라 씨가 유난히 원줄 조작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 결과가 늘 좋은 조과로 나타난 것이 영감을 주었다는 것이다.

키포인트는 수면에 늘어진 원줄이 적당한 속도로 가라앉아 채비와 밑밥 동조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며 이것은 1000조법의 기본 구성인 10m 카본 목줄 사용의 계기가 됐다. 이후 10m 목줄과 함께 매칭해 사용할 전용 부력인 제로C 구멍찌를 프로듀싱해 현재의 1000조법을 완성했다는 게 이케나가 유지 명인의 설명이었다(1000조법이란 명칭은 목줄 10m+투제로(00)찌의 조합에서 영감을 얻어 이름을 작명한 것이다).

아울러 채비가 정렬되면 서서히 가라앉는 설정의 투제로 찌에 10m 목줄을 세팅하니 침강 속도가 너무 빨랐고 이에 투제로(00)보다 약간 부력을 줄여 개발한 것이 제로씨(0c)였다고 설명했다(강연회에서는 언급이 없었지만, 투제로(00)에서 마치 사과를 베어 먹듯 0의 일부를 떼어낸 형상이 알파벳 C를 닮아 지금의 제로씨(0c)가 됐다는 게 민병진 씨의 부연 설명이다).

▲ 이케나가 유지 명인 강연회를 경청 중인 낚시인들.

강연회 도중 어느 방청객이 “실제로 낚시해보면 목줄 10m보다 7m나 8m 정도를 쓸 때 채비 동조도 잘 되고 조과도 좋을 때가 많았다”며 이럴 때는 굳이 1000조법이란 표현을 쓸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케나가 유지 명인은 “1000조법이란 앞서 설명한 대로 목줄 10m와 투제로 찌를 베이스로 한다는 의미로 임팩트 있는 작명을 한 것이니 굳이 용어에 집착해 늘 10m 목줄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목줄 7m를 쓰면 700조법, 8m를 쓰면 800조법이라고 매번 이름을 바꿀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2간여 동안 진행된 강연회는 성황리에 끝났다. 방청객들과의 1대1 질의 응답을 통해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갔으며 시종일관 열정적이고 세심한 설명을 이어간 이케나가 유지 명인의 열정에 방청객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튿날 제주도로 이동한 이케나가 유지 명인과 민병진 씨 일행은 2차 강연회까지 진행하며 행사를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이번 강연회를 총괄 진행한 민병진 씨는 “앞으로도 더욱 많은 명인들을 초청해 강연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강연회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사단법인 대한생활체육낚시협회 관계자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 제로FG 민병진 회장이 이케나가 유지 명인이 설명하는 낚싯대 특성별 초릿대 휨새를 통역하고 있다.

▲ 감성돔용 밑밥을 만들고 있는 이케나가 유지 명인.

▲ 수강을 마친 낚시인들이 이케나가 유지 명인이 직접 사인한 수료증을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 이케나가 유지 명인 강연회를 공동주최한 그렉스코리아와 대한생활체육낚시협회 회원들이 강연 종료 후 기념사진을 찍었다.

앞줄 왼쪽이 대한생활체육낚시협회 조상권 초대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