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도 목여에서 올린 93cm 참돔을 들고 힘겨워하는 필자. 2년 연속 9짜 사냥에 성공했다.

매년 5월 초가 되면 서해에도 참돔 시즌이 열린다. 보통은 선상 타이라바가 시작되면 갯바위에도 참돔이 붙는데 올해는 그 양상이 약간 다르다. 일단 서해 갯바위 참돔이 가장 먼저 붙는 곳은 군산 연도다. 그 다음이 보령권으로 용섬-화사도-삽시도 일대 등으로 어신이 번진다. 보통 6월 초순이면 서해 갯바위 전역이 시즌에 접어든다. 

이번에 내가 찾아간 연도는 행정구역은 군산에 속하지만 서천군 홍원항에서 훨씬 가까운 섬이다. 그러다보니 평소에는 주로 홍원항에서 많이 들어가지만 이맘때 즉, 참돔 시즌과 봄감성돔 시즌이 시작되면 군산에서도 많은 낚시인이 들어와 포인트 경쟁을 벌이게 된다.    

▲ 드론으로 촬영한 연도. 앞쪽으로 튀어나온 갯바위가 목여다.

선상 타이라바 시작되면 연도에서도 입질 스타트 

연도는 매우 큰 섬이지만 참돔이 잘 낚이는 곳은 북서쪽 방향의 목현장기여라는 포인트다. 목여에 서면 썰물을 제대로 받을 수 있고, 이 썰물이 깊은 본류로 이어져 먼바다에 있던 참돔이 발 앞까지 접근한다. 물론 풍부한 밑밥 품질이 필수다. 

지난 4월 30일, 홍원항 갯바위를 자주 찾는 당진의 조시형 씨 그리고 늘 함께 다니는 서울의 용강철 씨 일행과 연도 목여를 찾았다. 연도 해상은 군산권 선상 타이라바가 가장 일찍 시작되는 곳이기도 한데 며칠 전부터 조황 소식이 들려 서둘러 출조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아침 5시 무렵. 중썰물 때 드러나는 목여 맨 앞쪽 콧부리가 최고의 명당이라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렸다. 콧부리는 많아야 2~3명이 낚시할 수 있는 공간인데 지인들이라면 로테이션 방식으로 낚시하면 된다.   

아직 어둑할 시점에 함께 내린 조시형 씨와 용강철 씨가 씨알 굵은 우럭을 몇 마리 올렸다. 고기들의 활성은 좋은 듯했다. 그때 예상 못한 변수가 생겼다. 군산에서 온 낚싯배가 우리 주변을 빙빙 돌더니 내릴 자리가 없자 선상낚시를 시도하는 게 아닌가. 등대에 로프를 묶더니 썰물이 흘러내려가는 중간에 배를 세우고 선상 찌낚시를 시작했다. 

그 영향은 막대했다. 아침부터 오후 12시까지, 선상낚시에서는 10여 마리의 참돔이 올라올 동안 갯바위에서는 입질 한 번 없었다. 참돔은 벵에돔만큼 ‘밑밥빨’을 강하게 받는 고기여서 중간에 물골을 잡아버리면 다른 낚시인은 입질 받기가 불가능해진다. 

▲ 함께 출조해 65cm급 참돔을 올린 용강철 씨.

▲ 조시형 씨가 50cm급 참돔을 뜰채에 담아내는 장면.

▲ 드론으로 촬영한 낚시 당시 모습. 타이라바로 참돔을 노리는 낚싯배들도 보인다.

선상낚싯배 철수하자 찾아온 93cm 참돔 

다행히 군산에서 온 낚싯배가 12시 30분경 철수하면서 갯바위에 내린 우리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약 1시간 동안 1인당 1마리씩의 참돔을 올렸는데 씨알은 40~65cm였다. 그러나 이맘때 연도를 찾는 것은 이런 잔챙이 때문이 아니다. 적어도 80cm 이상급 대물이 나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거세게 흐르던 썰물 조류가 약해지기 시작하였다. 순간 ‘물때가 왔구나’하는 판단이 와 많은 양의 밑밥을 품질했다. 전방 40m에 있는 수중여까지 채비를 흘려주자 드디어 찌가 스르르 잠겨들었다. 왔구나 하는 느낌이 듦과 동시에 강하게 챔질했다. 그와 동시에 강력한 드랙음이 전달됐다. 히트와 동시에 대물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저항이 손목에 전달됐다. 모처럼 받은 대물 입질이기에 서둘지 않고 파이팅을 벌였고 그 시간이 8분을 넘기고 있었다. 드디어 발 앞까지 끌려온 녀석은 한눈에 보기에도 90cm는 훌쩍 넘는 녀석이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9짜 참돔을 올리다니! 개인적으로 너무 기뻤지만 선상낚시 때문에 꽝을 맞을 뻔한 위기에서 올린 대물이라 더욱 기분이 좋았다.    

참고로 군산 연도 목여로 출조할 때는 가급적 사리를 전후한 시기에 찾는 게 좋다. 그래야만 조류가 힘이 있어 깊고 먼 곳에 있는 참돔을 밑밥으로 불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 93cm 참돔을 뜰채에 담고 가쁜 숨을 내쉬는 필자.

▲ 봄부터 여름 사이에 굵은 감성돔이 잘 낚이는 목여 왼쪽의 부채바위.

FISHING GUIDE

연도 목여 참돔낚시 추천 채비

목줄은 5호 이상, 밑밥은 감성돔낚시의 두 배 이상

참돔은 초반 질주가 강력하고 무게가 있어 힘만으로는 제압이 어렵다. 그래서 채비라도 강하게 써줘야 여쓸림을 방지할 수 있고 장시간 파이팅으로 인한 채비 약화를 줄일 수 있다. 낚시 당일 나는 2호 릴대에서 원줄 4호, 목줄 4호를 세팅했고 찌는 2호 구멍찌를 사용했다. 

바늘은 감성돔바늘 5호. 밑밥은 감성돔낚시를 할 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양이 필수다. 밑밥띠가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쉼 없는 품질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미끼의 경우, 크릴을 한 마리만 달아도 충분하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보다는 여러 마리를 누벼 꿰는 게 좋다. 잡어 성화에도 버티고 먼 거리까지 흘러가도 바늘에서 유실될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문의 홍원항바다낚시 041-952-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