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12일 통영 동원로얄컨트리클럽 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사단법인 전국낚시어선연합회 출범식에서 박정훈 회장이 내빈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12일 통영 동원로얄컨트리클럽 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사단법인 전국낚시어선연합회 출범식에서 박정훈 초대회장이 취임했다. 박정훈 회장은 지난 2016년 김청조 회장이 설립한 전국갈치낚시어선협회(전국갈치낚시어선협회의 전신은 한국낚시어선연합회이며 해양수산부 법개정에 반대해 결성한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의 전국낚시어선협의회가 지난 2016년에 정식으로 출범한 것이다) 

2대 회장을 역임한 후 2019년부터 해양수산부에 사단법인 등록을 추진했다. 전국갈치낚시어선협회는 5년이 흐른 지난 2월 24일, 정식으로 사단법인 인가를 받아 사단법인 전국낚시어선연합회로 공식 출범했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지난 4월 24일, 전국낚시어선연합회가 추진하는 앞으로의 행보를 듣기 위해 박정훈 회장이 운영하는 통영 산양읍 소재 씨프렌드호 사무실을 찾았다.

▲ 사단법인 전국낚시어선연합회 박정훈 초대회장. 그가 직접 운항하는 통영 씨프렌드호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정훈 회장은 통영 산양읍에서 갈치낚시 어선을 운영하는 선장이다. 울릉도가 고향인 그는 3살 때 부산으로 이주해 살다가 10년 전 통영에 터를 잡고 씨프렌드호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낚시어선협회와 전국갈치낚시어선협회 사무국장을 역임하는 동안 지금은 고인이 되신 김청조 회장과 함께 해양수산부와 정부가 내놓은 부적절한 법안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왔다. 

대표적으로 낚싯배 승선인원 감축, 12해리 밖 조업금지 철회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갈치낚시어선협회 2대 회장을 역임 후 사단법인으로 공식 출범한 전국낚시어선엽합회 초대회장을 맡게 됐다.

정부의 부적절한 법안에 반대 활동

Q 전국갈치낚시어선협회로도 많은 활동을 해왔는데 사단법인 전국낚시어선연합회를 출범한 이유는?

A 2015년 경부터 해양수산부 등을 수차례 방문하며 정부 단체와 교섭을 해왔지만 정식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로는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많은 어선이 힘을 합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사단법인을 추진해 결실을 맺었다.

Q 전국갈치낚시어선협회로 활동 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A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담당 공무원이 바뀔 때 마다, 새로운 법안이 시행될 때 마다 모든 일을 다시 해야 했다. 지속적이지 않고 일관성 없는 행정에 분노를 느꼈고 이런 상태로는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고 판단했다.  

Q 전국갈치낚시어선협회는 어떤 활동을 했나?

A 12해리 밖 조업 금지와 낚싯배 내 복지공간 증축 불허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Q 그것들이 왜 문제가 되나?

A 현행법에 따르면 낚싯배는 연해에서만 낚시어업을 할 수 있다. 그 구간을 12해리로 제안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남해는 낚시어업을 할 바다가 너무 좁다. 구명뗏목을 구비하면 허락해달라는 조건부 허용안을 냈는데 이것을 해양경찰이 재난 발생 시 구조능력이 떨어진다고 반대했다. 정부와 각 부처가 낚시어업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낚싯배 복지공간 증축 불법은 낚싯배 내 휴게실이나 주방 구간이 어선법 및 선박안전법에 정하는 기준을 초과한 것을 말한다. 법의 취지는 알고 있지만 이미 많은 낚싯배가 조타실 뒤로 아크릴판 등을 설치해 배 후미를 휴게실이나 주방으로 사용하고 있고 안전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그럼에도 갑자기 단속을 시행해 많은 어선이 벌금을 받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를 당했다. 

Q 어떤 대응을 해왔나?

A 해양수산부를 수차례 찾아가 장관 면담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선 중 일부가 통신장비를  꺼놓고 12해리 밖에서 조업을 하다가 헬기를 동원한 해경에 적발되는 등 문제가 커졌다. 이후 해양수산부는 단속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안전상 문제를 이유로 따로 지침을 통보했는데 여전히 현실과는 맞지 않아 낚시어선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지금도 해양수산부와 교섭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집회를 열고 있다.

낚싯배 복지공간 문제는 검찰이 구형한 300만~600만원 벌금형을 재판부가 1심에서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2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선박이 임시검사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선체 주요부의 변경으로 선체의 강도, 수밀성, 방화성에 영향을 미치는 개조 또는 수리를 하려는 경우’이거나 ‘어선검사증서에 기재된 내용을 변경하려는 경우’, ‘해양사고 등으로 어선의 감항성 또는 인명안전의 유지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변경이 발생한 경우’에 해당해야 하는데, 상부 구조물에 탈부착이 가능한 아크릴판을 설치한 것만으로는 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낚싯배 복지공간 증축, 2심에서 무죄 판결 받아내

Q 전국낚시어선연합회는 차후 활동 계획은?

A 기존 현안들을 계속 해결할 것이다. 12해리 집회, 복지공간 집회, 유류총량제 집회 등 불합리한 행정을 타파할 많은 일정들이 있지만 아직 절반도 해결하지 못했다. 법적인 문제와는 별도로 해양수산부와 바다환경정화 청소 및 지역 내 무의탁 노인아동 장학기금 조성 등의 사업도 꾸준히 해나갈 계획이다.

Q 현재 전국낚시어선연합회 규모는?

A 전국 537명 선장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선장 1명이 최소 1척의 낚시어선을 보유하고 있기에 적어도 537척 낚시어선이 연대가 되어 있다. 전남 인천 완도 제주 부산 경남 6개 지부가 있으며 거제 진해 통영 사천 목포에 지회를 두고 있다.   

Q 회원 가입에 어려움은 없나?

A 현재 경남에 있는 낚시어선은 대부분 가입이 되어 있는 상태다. 하지만 지난 4년 넘게 해양수산부 사단법인 인가를 얻는 과정에서 시간을 지체해 군산, 보령 등 일부 지역의 회원들이 이탈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단법인 정식 인가를 받은 현재는 전국의 어선이 곧 뜻을 함께 할 것으로 생각한다.

Q 새로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A 전국낚시어선연합회가 자체적으로 낚시어선을 교육하고 이수 후 필증을 부여하는 등의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협업하여 더 현실적인 방법으로 낚시어선 연대를 유지하고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 정부의 탁상행정에 좌지우지 되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어족자원 보호를 자체적으로 시행해 지역 형평성에 맞는 금어기를 설정을 하고 반대급부로 농민직불금 제도처럼 수산업직불금을 도입, 금어기에 대한 보상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해상 쓰레기 처리 문제를 정부와 논의해 낚시어선이 쓰레기를 모으면 정부, 지자체가 수거하는 건도 논의 대상에 두고 있다. 

Q 회장으로서 바람이 있다면?

A 전국낚시어선연합회는 생업을 발판으로 한 낚시어선 선장의 불합리한 처우를 해결하기 위해 결성한 단체다. 따라서 누가 봐도 이해당사자 입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법을 만들겠으며 100년, 200년 일관성 있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겠다. 더불어 회원들에게 당부 드리자면 안전에 절대 타협은 없다는 것이다. 정부보다 한발 앞서 자구책을 마련함은 물론 낚시인들에게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낚시어선이 되도록 활동을 부탁드린다.

▲ 전국낚시어선연합회 출범 테이프 커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