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일 4짜를 올린 피닉스 필드스탭 조성우 회원. 

평지형 저수지인 사천 두루언지. 둑이 도로와 접해있다. 제방 좌안 초입에서 촬영.

오랜만에 경남 사천 방면으로 출조길을 정했다. 오늘은 피닉스 필드스탭 모임이 있는 날. 주말이라 그런지 고속도로는 심각한 정체를 겪고 있었다. 1시간이면 도착 가능한 거리였으나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두 시간 반이 걸렸다.

오늘의 목적지는 경남 사천군 서포면에 있는 두루언이다. 약 8천평의 평지형 저수지이며 전역의 연안 쪽에 부들과 뗏장수초가 자라있는 곳이다. 만수 시 수심은 대략 3m 이내이며 낚시터의 3분의 2가 마사토 바닥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서식어종은 붕어. 잉어. 가물치. 강준치. 누치. 끄리. 블루길. 새우, 참붕어로 다양하다. 한동안 가물치 개체수가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블루길이 거의 소멸되자 토착 어종인 새우와 참붕어가 다시 늘어난 곳이다. 해마다 겨울이면 전라도에서 찾아온 낚시인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만큼 붕어 자원이 많다는 증거다.

오후 2시쯤 저수지에 도착해보니 하룻밤 함께 할 회원들과 다른 낚시인들이 많이 들어와 이미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나는 먼저 온 낚시인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제방 좌안 쪽 초입 갈대밭을 뚫고 생자리를 팠다. 작업 도중 다른 낚시인에게 최근 상황을 묻자 ‘이상하게 올해는 50cm급 배스들이 많아졌다’며 두루언지도 한방터가 됐음을 알려 주었다.

필자가 마지막으로 두루언지로 출조한 때가 2020년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준,월척급이 엄청나게 낚였었다. 그러나 현재는 큰 배스들이 설치는 바람에 그런 씨알들은 구경하기 어렵다는 게 단골 낚시인들의 말이었다. 오후 3시쯤 피닉스 필드스탭 회원들이 속속 도착했고 내가 운영 중인 로즈피싱밴드 회원들과 밀성레저 회원들도 합류했다.

▲ 취재일 함께 낚시한 회원들이 각자가 올린 대물 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부분 허리급과 4짜 붕어다.

▲ 제방 정중앙 필자의 낚시자리. 이 자리는 겨울에도 명당으로 꼽힌다.

큰 놈들은 새벽에 올라온다고?

낚시 당시 두루언지의 수위는 만수위 대비 약 40%라 낚시자리가 많이 나왔다. 수심은 최저50cm에서 최고 1m20cm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날은 대편성 때부터 대물이 올라왔다. 필자 우측에 자리한 로즈피싱 회원 김영환 씨가 첫 입질에 42cm급 붕어를 올린 것. 미끼는 옥수수였다. 분위기는 고조됐지만 일단 피닉스 필드스탭의 시조회를 치러야 했기에 잠시 낚시를 멈추고 고사를 지냈다.

고사를 지낸 후에는 바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밤낚시에 돌입했다. 초저녁까지는 강풍이 불어 낚시가 어려웠다. 게다가 한방터이다보니 입질 확률은 더욱 떨어지는 상황. 그러나 밤 11시 무렵 제방 좌안 하류에 자리했던 하두원 회원이 36cm를 올리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밤 11시30분에 야식을 먹은 우리는 다시 새벽낚시 모드로 돌입해 낚시를 시작했다. 큰놈들은 주로 새벽에 올라온다는 말이 있어 모두 잠을 이기며 찌를 주시했다.

그 결과 새벽 1시쯤 필자 맞은편에 앉은 회원 두 명이 나란히 1마리씩 올렸고 우안 밭자리 앞에 앉은 회원도 무언가를 낚아내고 있었다. 물소리가 큰 것을 보니 대물임을 직감할 수 잇었는데 예상대로 “4짜다”라는 외침이 들려왔다.

새벽 3시쯤에 또다시 제방 좌측에서 “4짜다”라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알고 보니 또 하두원 회원이었다. 수심도 얕고 달도 훤히 비추는 와중에도 붕어가 낚이는 것으로 보아 산란을 끝낸 붕어들이 먹이활동을 하는 것 같았다.

▲ 피닉스 관계자들과 필드스탭들이 고사를 지내며 한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하고 있다.

▲ 피닉스 필드스탭과 가족이 야식을 즐기고 있다.

▲ 새벽 3시경 4짜 붕어를 올린 하두원 회원. 허리급도 두 마리나 낚았다.

새벽 4시30분에 찾아온 40.5cm 붕어

기온이 서서히 영하권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새벽 4시30분경이 되자 필자에게도 입질이 들어왔다. 챔질 순간 옆으로 폭격기처럼 “쒜엥~” 소리가 날 정도로 엄청난 힘을 쓰기 시작하였다.순간적으로 4짜급 대물붕어라 직감하고 힘겨루기 한 뒤 물 밖으로 끄집어냈다. 엄청난 체고의 대물붕어였다. 계측자에 얹으니 40.5cm급 대물이었다.

아침 해가 떠오르고 기온이 서서히 오른 뒤로는 더 이상 입질이 없었다. 9시쯤 각자 낚시 장비를 챙기고 계측을 위해 본부석에 모였다. 사이즈를 보니 모두 35cm이상급이었고 4짜급 붕어도 많았다. 이번 모임은 전국에서 회원들이 모인 터라 멀리까지 와서 붕어 손맛을 못 보고 가면 필자 체면도 구겨질 판이었는데 큰 붕어들이 마릿수로 낚여 마음이 가벼웠다.

본부석과 주변 정리를 마친 후 단체 촬영을 하는 것으로 하룻밤 낚시를 마감하였다. 낚시 당일은 갈수기라 여건이 나빴지만 만수 시에 도전한다면 더욱 많은 4짜붕어를 만나지 않을까 예상된다. 

▲ 새벽 4시30분경 제방 정중앙에서 40.5cm 붕어를 올린 필자.

▲ 손아귀에 간신히 잡히는 두루언지 4짜 붕어.

내비입력 사천시 서포면 다평리 1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