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2일 대전 두계천으로 출조한 필자가 어리연밭에 자리를 잡고 채비를 던지고 있다.
지난 5월 2일, 대전광역시 서구 원정동에 있는 두계천을 찾아갔다. 두계천은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 석계리에서 발원, 굽이굽이 돌아 대전 서구 갑천으로 합류되는 물길이다. 예전에 몇 번 낚시했던 곳으로 봄부터 초여름까지 준월척 붕어가 잘 낚이고 간혹 4짜급 붕어도 낚인다.
두계천에는 낚시할 수 있는 몇 개의 보 포인트가 있다. 연안에는 줄풀과 갈대, 수면에는 어리연, 말풀, 뗏장 같은 다양한 식물도 자라있어 붕어가 서식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물이 맑고 주변 경관까지 좋아 조용히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서식 어종은 잉어, 붕어, 동자개, 동사리 등이며 외래어종은 배스가 살고 있다.
▲ 원정교에서 본 두계천 상류.
대편성 마치고 30분 만에 입질 붙어
5월 2일 오후 3시에 두계천 원정교에 도착해 보니 다리 하류에 한 분만 낚시하고 있었다. 포인트 선정을 위해 연안을 따라 돌아보니 물색이 맑아 바닥이 보일 정도였다. 그렇지만 수초 여건이 좋아 밤낚시에 정숙만 유지한다면 문제 될 것 같지 않았다.
나는 원정교에서 20m 하류에 있는 어리연 군락에 포인트를 잡고 대편성을 했다. 가급적 수초 작업을 하지 않고 어리연 언저리와 안쪽 빈 공간에 찌를 세웠다. 오늘은 하늘이 흐려서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찌불을 밝혀야 했다. 미끼는 옥수수, 글루텐 떡밥, 지렁이 미끼를 모두 사용했다. 수심은 2.4칸 대에 50cm, 4칸 대에 1.2m가 나왔다.
찌불을 밝힌 지 30분이 지나자 맨 우측 연안 가까이 펴둔 2.6칸 대의 찌가 올라왔다. 찌가 옆으로 이동을 하는 것을 보고 챔질하니 지렁이 미끼에 8치 붕어가 첫수로 올라왔다. 20분쯤 지나 정면 4칸 대에 7치급 붕어가 올라왔다. 미끼는 옥수수. 입질 시간인가 싶어 집중 해봤지만 자정이 지나도록 더 이상은 입질이 없었다. 밤 9시가 지나자 초저녁에 맞은편 자리로 들어온 두 명의 낚시인도 입질이 없는지 철수했다.
▲ 필자 낚시자리에서 본 원정교. 연안에 어리연이 가득 자라 있다.
▲ 두계천 연안에 있는 표지판.
▲ 두계천 진입로 주변에 주차를 할 수 있다.
철수 준비 중에 찾아온 월척 입질
조용히 밤낚시를 준비하고 있으니 찌가 밀릴 정도로 유속이 느껴졌다.‘하천이니까 어느 정도 유속이 있겠지’하고 무심히 넘겼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찌불이 수면 위로 조금씩 드러나고 있었다. 설마 했는데 배수를 하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휴식하고 새벽에 날이 밝을 무렵 다시 자리로 돌아와 낚시를 시작했다. 그 사이에 나보다 먼저 온 낚시인도 철수했고 배수를 해서 찌는 4cm 정도 올라와 있었다. 해가 떠오른 시간임에도 배수 영향인지 입질이 없었다. 고민 끝에 철수를 결정하고 낚싯대를 접는데 정면의 4칸 대 찌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챔질 순간 강한 힘이 느껴지면서 무언가가 수초 속으로 파고들었다. 제압해 연안으로 올리니 32cm 월척이었다.
나는 접다가 남은 4대의 낚싯대로 계속 낚시했다. 10분쯤 지나 연이어 우측의 3.4칸 대 찌가 서서히 올라왔다. 챔질하니 낚싯대는 활처럼 휘었고 묵직함이 느껴졌다. 수면에서 바늘털이 한 녀석은 월척급 붕어였다. 낚싯대를 치켜세워 조심스레 어리연 위로 미끄럼을 태워 연안으로 올려 보니 정확히 34cm가 나왔다. 이후 한 시간을 더 낚시했지만 입질이 없어 철수를 준비했다. 월척이 낚일 때 배수가 멈춘 걸로 보아 이날 배수를 하지 않았으면 더 많은 입질을 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였다.
두계천 낚시는 원정교를 중심으로 상하류에서 모두 가능하다. 보통 하류에서 낚시를 많이 하지만 경험상 상류에서도 제법 손맛을 보기도 했다. 앞으로 저수지마다 본격적인 배수가 시작되면 낚시가 어려워질 것이다. 배수 영향을 덜 받는 보를 찾아 낚시하는 것도 배수기낚시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필자가 두계천에서 낚은 조과. 7치, 8치 두 마리는 첫 날에 낚았고 월척 두 마리는 다음날 오전 철수 직전에 낚았다.
▲ 두계천에서 낚은 조과를 보여주는 필자.
▲ 원정2동 주민들의 배려가 느껴지는 현수막.
내비 주소 서구 원정동 1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