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출한 양정일 씨가 해가 넘어가지 전에 9치급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대물은 주로 새벽에 확률이 높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덕산낚시터는 약 10만평 규모의 토종붕어 낚시터이다. 출조길에 몇 번 들러본 적은 있지만 낚시는 처음이다.
배를 타고 수상좌대로 들어가면서 느낀 점은 ‘밖에서 보는 것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였다. 규모도 제법 크지만, 풍광이 보기 좋고 물도 맑아 스트레스가 쫙 풀리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포인트까지 마음에 드니 낚시하기 전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 중하류권에 배치한 수상좌대.
상류에도 수상좌대가 있지만 봄 산란기 때도 중하류권 수상좌대에서 대물이 잘 낚인다.
덕산낚시터를 2년 전에 인수한 박상훈 대표의 말에 의하면 ‘자원이 너무 없어 잊혀져가는 낚시터’였다고 한다. 그래서 대량방류를 지속적으로 진행했고, 올해 3~4월에만 9톤의 토종붕어가 들어갔다고. 지난 겨울에는 부족한 노지 포인트를 보완하기 위해 평좌대(지연재 손태성의 유료터 탐방붕과 방이 없는 1~3인용 좌대)를 증설했다. 이제는 제법 입소문이 나서 평일에도 찾아오는 단골이 많아졌다고 한다.
한편 이번에 동출한 양정일 씨는 작년부터 덕산낚시터만 다녔고 최근에는 40여 수 대박조황을 올리기도 했다며 자랑했다. 다만 양정일 씨의 지인들은 올해 모두 4짜를 낚았는데 자기만 4짜를 못 낚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출조 당일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 밤새 낚시를 하던 양정일 씨가 곤히 자고 있는 나를 다급한 목소리로 깨웠다. 새벽 3시였다. 부스스한 모습으로 나가보니 뜰채 안에 4짜붕어가 담겨 있었다. 드디어 4짜붕어를 낚았냐며 축하를 건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자기 낚싯대가 아니라 필자의 낚싯대였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는 찌를 보고 달려가 챔질해 4짜를 낚았다는 것이다. 양정일 씨는, 비록 내가 낚았지만 낚싯대 주인이 아니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 양정일 씨가 필자와 함께 올린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총 14마리 중 9마리가 월척이었다.
배수 되면 노지에 앉을 자리 많아져
아침 기온이 생각보다 많이 내려가 제법 쌀쌀했는데 그래서인지 입질 역시 많이 약했다. 보통 새벽 3시부터 오전 8시까지는 잘 나온다고 했는데 이날 아침에는 반 마디 또는 한마디 입질에 챔질 해야 될 상황이 많았다.
이번 조행에서 우리는 토종붕어 14마리 외에 향어 1마리도 낚았는데 이곳에는 예전에 방류한 향어와 잉어가 소량 서식하고 메기도 가끔 낚인다고 한다. 14마리 중 4~5마리 외에는 모두 월척일 만큼 붕어 씨알도 굵었다. 배스가 있어 붕어 치어는 거의 없지만 살치가 서식하고 있다. 같은 자리라도 어떤 날은 살치가 입질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으니 참고 바란다.
▲ 아침에 9치급 붕어를 올린 필자. 큰 일교차 탓인지 아침에는 낱마리 조과였다.
▲ 새벽 3시에 올라온 4짜 붕어.
5월 1일 출조 당시는 배수가 조금씩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2~3m 배수가 되면 노지 포인트가 많아지고 대물도 잘 낚인다고 하니 오히려 좋은 여건이 형성되는 것 같았다.
안성 덕산낚시터의 입어료는 2만5천원. 노지 평좌대(11개)는 1인 4만원(1인 추가 시 2만원씩), 수상좌대는 2~4인용이 있으며 1인 9만원부터 4인 20만원까지 총 15동이 있다.식사는 미리 주문하면 좌대로 배달 가능하다.
▲ 덕산지 상류권 모습. 버드나무 군락이 잘 형성돼 있다.
▲ 덕산낚시터 관리실. 약간의 낚시용품과 먹거리를 살 수 있다.
▲ 2인용 수상좌대의 내부.
[FISHING GUIDE]
반 마디 묵직하게 올라올 때도 걸림 잘 돼
찌올림이 좋을 때에는 한 템포 늦게 챔질 해도 되지만, 어떤 때는 반 마디 정도 묵직하게 올라오는 입질에도 챔질해야 한다. 덕산낚시터 역대급 대물은 대부분 하류권에서 나오니 꼭 상류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 하류권 평좌대. 걸어들어갈 수 있으며 2명이 낚시하면 적당하다.
문의 031-672-4527, 010-5240-1442/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덕산호수길 8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