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붕사 발대식 기념대회에 참석한 이운형(왼쪽, 태풍), 최돈성(최강) 회원이 첫날 오후에 올린 월척을 자랑하고 있다.

충남 대호의 산란 후기 명당 적서리가 시즌 절정을 달리고 있다.

초봄에 출포리권의 산란특수가 끝나면 적서리와 도이리가 본격 시즌에 접어드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월척을 쏟아내며 이름값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29일 수붕사 밴드의 발대식이 대호 적서리에서 열렸다. 수붕사는 ‘수도 붕어 사령부’의 약자로 수도권 붕어낚시인들의 모임이다. 동일레저의 소모임이기도 한 수붕사는 작년에 밴드 개설 후 세 차례 출조했고 이번에 정식 발대식을 가졌다. 수붕사 운영자 이성혁 씨는 수도권의 이름난 대물 조사로 현재 경원 F&B의 노지 필드스탭으로도 활동 중이다.

5월 중순 현재 수붕사 회원은 총 129명. 이번 발대식에는 60명이 참가했으며 대다수가 동일레저 낚시용품 애용자라는 게 특징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발대식에는 동일레저 박동우 대표도 참석해 회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원래 이번 발대식 장소는 당진 삽교호 문방리권이었으나 갑작스러운 기상악화로 대호 적서리로 변경했다. 당시 초속 10m에 이르는 북서풍이 강하게 부는 터라 서해와 마주한 삽교호 문방리는 정면 바람이었다. 집행부의 결정은 신의 한수였다. 같은 날 대호 적서리에도 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포인트 위치상 바람을 뒤에서 받는 ‘등바람’ 포인트라 낚시에는 큰 지장 이 없었다. 충남권 간척호 출조 경험이 많은 이성혁 운영자의 노련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 대회에 참가한 한 회원이 파라솔을 펼쳐 강한 북서풍을 피하고 있다.

부들밭 낀 포인트에서 월척 잘 낚여

오후 3시에 대호대교 아래에 집결한 회원들은 점심식사를 마친 후 곧바로 낚시에 돌입했다. 적서리는 대호대교를 기점으로 상하류 약 400m 지점이 모두 포인트라 많은 인원이 동시에 낚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체로 대호대교 하류로 내려가면 바람을 다소 탔지만 상류로 올라가면 무난히 낚시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등바람이라고 해서 조황까지 좋을 리는 만무한 일. 일렁이는 수면은 찌를 보기 어렵게 만들었고 캐스팅도 제대로 되지 않는 어려움도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조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차에 낚시장비는 싣고 왔지만 강풍과 추위에 쫄아 이번에는 촬영에만 집중하기로 했는데 의외로 낮부터 붕어가 솟구쳐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대호대교에서 200m 상류에 앉은 강민성(라이타) 씨가 낚시 시작과 동시에 34cm 월척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다문다문 월척 소식이 들려왔고 이날 가장 큰 씨알인 36cm도 초저녁인 오후 6시경 낚였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붕어가 올라오다니... 왜 적서리가 1차 산란이 끝난 후 명당으로 꼽히는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 너울파도가 치고 있는 적서리. 이 와중에도 월척이 올라왔다.

김도문 회원, 추첨1등상과 행운대상 독식

▲ 김도문(가운데) 회원은 추첨1등상에 이어 행운대상까지 거머쥐어

동일레저의 접이식좌대를 상품으로 받았다.

밤에도 간간이 입질이 들어왔지만 간척호의 특징 그대로 초저녁 수준에는 확실히 못 미쳤다. 또한 특정 포인트에서 입질이 집중되는 경향도 짙었는데 그중에서도 부들밭을 낀 포인트에서 마릿수 조과가 출중했다.

대회에 참가한 회원 60명 중 붕어를 낚은 회원은 총 15명이었고 가장 많은 마릿수 조과를 거둔 회원은 전형욱(에이원) 씨였다. 정형욱 회원은 부들밭을 끼고 앉아 혼자서만 10마리의 붕어를 낚았는데, 대부분이 월척이었고 절반 정도만 8~9치일 정도로 씨알도 굵었다. 반면 밑걸림을 피해 장애물이 없는 맨바닥을 노린 낚시인들은 블루길 성화에 고전해야 했다.

1박2일간 진행된 낚시 결과 최대어는 37cm를 올린 박기동(붕어만세) 씨가 기록했다. 그럼에도 규정상 1등상을 받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는데 최근 동호회 사이에 유행하는 ‘1등 추첨룰’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 37cm를 낚은 박기동(붕어만세) 회원은 2등에 올랐다.

이 방식은 붕어를 낚은 모든 회원 또는 월척 이상만 올린 회원만 모아 추첨으로 1등을 정하는데 상품이나 상금이 과할 경우 발생하는 부정과 과열 경쟁을 막고 친목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다.

그 결과 추첨 1등은 김도문(가시고기) 회원이 차지했다. 김도문 회원에게는 동일레저의 멀티앞상판이 상품으로 주어졌다. 37cm 최대어를 낚은 박기동 씨는 2등상인 64플러스사의 텐트를 상품으로, 3등은 김종연(경태) 회원이 차지해 동일레저의 자립발판을 받았다.

이어진 행운대상 시상에서는 이변이 발생했다. 추첨 1등상을 차지한 김도문 회원이 또 다시 당첨된 것. 김도문 회원은 동일레저의 접이식좌대를 상품으로 받아 앞상판과 세트로 사용하게 되는 행운을 만끽했다.

▲ 수붕사 발대식의 협찬 상품들.

▲ 얕은 수심의 연안에 동일레저의 대좌대를 설치하고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

모내기 시작되면 단체보다는 개인출조에 어울려

▲ 대호대교 상류 연안 모습. 많은 인원이 동시에 낚시할 수 있는 여건이다.

수붕사 발대식이 열렸던 대호 적서리는 많은 인원이 낚시할 수 있어 단체행사를 치루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다만 5월을 넘겨 본격 모내기가 시작되면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기에는 여건이 나빠진다. 연안 포인트 뒤편의 도로가 좁기 때문인데 모내기가 시작되면 트랙터, 경운기 등의 이동이 잦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때부터는 단체보다는 개인 출조지로 더 알맞다(대호대교 밑에 넓은 주차장이 있어 짐만 내려놓고 차는 주차장에 빼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차장에는 간이화장실도 있어 편리하다).

보통 5월 15일 무렵부터 배수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 기사가 나갈 시점이면 낚시 여건이 나빠진 상태일 수도 있다. 출조 전 현지 낚시점에 문의해 배수 여부를 살피는 것이 이맘때 붕어낚시에서는 필수다. 미끼는 블루길이 많아 글루텐과 옥수수가 가장 많이 쓰인다.

▲ 턱걸이 월척으로 손맛을 본 강민성(라이타) 회원.

▲ 최연소상을 시상하는 장면.

문의 서산 일번지낚시 041-664-5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