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호 조금리수로 본류대를 공략해 2340g 빅배스를 낚은 필자. 프리리그로 갈대 브러시를 직공해 입질을 받았다.

대호 출포리 522번지. 배스 산란 전에 이곳을 가기 위해 1년을 기다렸다. 마중천 물줄기가 내려가며 대호 본류와 만나는 이곳은 초봄에 많은 런커를 배출하는 곳이다. 물색은 탁하고 연안엔 갈대와 부들 군락지가 분포된 곳, 그러면서 적당한 수심을 갖췄고 수온도 빠르게 오르는 곳이다. 사전 답사 때도 스피너베이트에 덩어리 배스를 마릿수로 배출했던 이곳은 불행하게도 취재 전 답사를 다녀 온 지인에 의해 SNS에 포인트가 유출되고 말았다. 

그 후 이 근방에는 주차할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배스 앵글러가 모였다. 배스낚시를 해오면서 출포리에 이렇게 많은 배스 앵글러가 모인 것은 처음 겪는 일이었다. 이번 취재는 새롭게 모집한 취재팀과 첫 취재였는데, 아쉽지만 새 취재팀 운영 시행착오라 생각하고 다른 곳을 찾아야 했다.

여전히 덩어리 파티 중인 대호  

그런데도 대호는 여전히 뜨거웠다. 연일 덩어리 배스가 쏟아졌다. 아마 출포리 522번지 때문에 예년보다 더 많은 인원이 대호로 몰린 듯했다. 평일에도 엄청난 인파가 몰렸으니 당연히 런커는 많이 배출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악재였다. 우리는 한 달 전부터 대호를 목표로 답사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많은 고민 끝에 앵글러들이 꺼리는 곳으로 동선을 짰다. 피싱 프레셔를 뚫기 위한 방안이었다. 우리의 목표는 마릿수가 아닌 런커였는데, 아직 연안으로 바짝 붙지 않고 2선에 머무는 배스를 대상으로 삼았다. 그렇게 정해진 곳은 바로 출포리에서 약간 위인 당진시 대호지면 조금리 일대. 4월 1일, 동이 틀 무렵에 남궁진철, 박원기, 이학민 팀원과 함께 현장에 집결했다.

▲ 이번 대호 취재를 함께한 취재팀. 좌측부터 필자, 박원기, 이학민, 남궁진철 씨.

조금리 470-32번지를 지나는 일명 조금리수로는 항상 낚시인들로 붐비는 곳이다. 특히 어업계 사무실이 있는 곳은 좌대까지 설치되어 있을 정도. 이곳은 피싱 프레셔가 많은 곳이라 우리는 과감히 패스하기로 했다. 3짜급 배스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최소 40cm가 넘는 배스만 잡기로 했다. 일행은 조금리 본류로 이동. 이곳에서 출포리 방향으로 남하하면서 연안으로부터 먼 곳에 분포한 갈대 브러시만 공략하기로 했다. 딱 이 시기에 런커급 배스들이 자리를 잡는 곳이기 때문이다. 

▲ 연안 갈대를 공략할 때 효과를 본 스피너베이트.

3짜는 패스하고 4짜를 목표로  

이동하던 중 박원기 팀원이 조금리수로 갈대 군락으로 넣은 프리리그에 배스가 반응했지만 놓쳤다. 훅셋과 동시에 라인이 터졌고 사이즈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 후 조금리 본류를 탐색하던 나는 약 7m 전방에 있는 갈대 브러시를 프리리그로 공략하던 중 첫 입질을 받았다. 바로 훅셋! 수심이 깊지 않아 배스가 수면으로 떠올랐고 런커급이었다. 하지만 갈대로 파고들면서 이내 훅이 빠졌다. 아쉬웠지만 배스가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일행은 대체로 산란 전 패턴에 맞춰 루어를 운용했다. 갈대 브러시에 있는 배스들은 스피너 베이트와 프리리그에 곧잘 반응한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우리는 모두 그렇게 투 태클을 준비했다. 그러나 좀처럼 스피너베이트에 반응하지 않는 대호 배스. 아침에 영상 4°C 정도라 몹시 추웠고 바람 또한 전혀 없어서 스피너베이트에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수온은 올랐다. 수면에 동심원이 그려지는 것으로 보아 베이트피시의 활성도가 오른 것을 눈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우리는 이 무렵 좀 더 남하해서 연안으로부터 20m 이상 떨어진 갈대 브러시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역시 프리리그와 스피너베이트를 로테이션했다. 그러던 중 프리리그로 갈대를 공략하던 이학민 팀원의 로드가 허공을 갈랐다. 쌔액! 훅셋하는 소리가 기가 막혔다. 그리고 휘어지는 로드! 4짜 후반 빅배스였다. 근처에 있던 박원기 팀원도 한걸음에 달려와 랜딩을 돕고 축하해주었다.

▲ 이학민 씨가 갈대 브러시에서 입질을 받아 배스를 랜딩하고 있다.

▲ 빅배스에 환호하는 이학민(아래) 씨와 박원기 씨.

▲ 이학민 씨가 조금리 본류에서 낚은 빅배스를 보여주고 있다.

갈대 속에서 뽑아낸 2,340g 빅배스!  

그 후 바람이 조금씩 불기 시작했다. 박원기 팀원은 이때를 틈 타 스피너베이트를 적극적으로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탄성과 함께 박원기 씨의 로드가 휘어졌다.

배스가 스피너베이트에 반응한 것이다. 역시 4짜 후반 배스. 이곳에 런커가 포진하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하는 순간이었다.

▲ 스피너베이트로 손맛을 본 박원기 씨.

3번째로 배스를 만난 것은 나였다. 먼 곳의 갈대를 프리리그로 공략했는데 입질을 계속 받았으나 배스가 채비를 뱉었다. 입질이 오는가 싶으면 이내 뱉어버리는 현상이 반복. 난 소프트베이트를 좀 더 가늘게 써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배스가 한입에 먹으려면 부피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에서 야마센코 3인치를 쓰다가 컷테일웜 3.5인치로 변경했다. 소프트베이트를 바꾼 후 재차 입질을 받았다. 이번엔 채비를 가져갔다. 그렇게 나도 마수걸이를 기록하고 보기 좋은 덩어리를 올릴 수 있었다. 

▲ 프리리그로 사용해 많은 입질을 받은 게리야마모트 컷테일웜 3.5인치.

▲ 필자가 이번 출조에 사용한 장비와 채비. 까만 주머니는 수심을 측정할 수 있는 디퍼.

이제 남궁진철 팀원만 잡으면 되는 상황. 조금리수로로 이동했다. 사람들이 많이 빠졌기 때문이기도 했고 이곳은 비교적 입질 받기는 쉬운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첫 캐스팅에 배스를 만난 남궁진철 씨. 부들 줄기가 끊어져 수면을 덮고 있는 곳으로 프리리그를 넣었는데 바로 배스가 반응했다. 아까보다 크기는 작았으나 마수걸이는 너무나 소중했다. 

▲ 남궁진철 씨가 마지막으로 찾아간 조금리수로 연안에서 배스를 올리고 있다.

▲ 조금리수로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남궁진철 씨가 굵은 씨알의 배스를 낚았다.

이후 소강상태가 이어졌으나 틈틈이 3짜 배스가 나왔다. 늦은 오후 우리는 점심을 먹고 다시 조금리 본류대를 공략했다. 도무지 입질을 받기 힘들었지만 포기는 할 수 없었다. 프리리그로 계속 2선의 갈대 브러시를 공략하던 내게 드디어 기회가 왔다. ‘톡’하는 입질과 함께 훅셋! 순간 엄청난 힘이 로드에 전해졌다. 또 다시 갈대에 박히면 놓칠 것 같아 드랙을 꽉 잠근 채로 강제 제압에 나섰다. 랜딩 성공! 계측 결과 무려 2,340g! 주위를 살펴보니 어느새 대호의 수면은 석양으로 인해 온통 주홍빛이었다. 그렇게 런커로 대호 조행을 마감했다. 팀원들의 상기된 얼굴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스마트워치에 ‘움직이기 목표 300% 달성’ 메시지가 떴다.

내비 주소 당진시 대호지면 조금리 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