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낚시인 정의권 씨가 대정읍 무릉리 심해수산 아래에서 낚은 69cm 넙치농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월 1일, 2박3일 일정으로 경기도 일산의 루어테크 이택근 대표와 함께 제주도 서귀포로 넙치농어 원정을 떠났다. 출발 전 일기예보에는 남풍이 10m/s 이상으로 예보되어 ‘파도가 제대로 일겠구나’ 싶었으나 역시 예보는 예보일 뿐... 봄에 부는 북동~동풍으로 바뀌는 바람에 원래 가려고 한 서귀포 남원 방면을 포기하고 서귀포 법환포구~표선으로 변경했다. 

토요일 오후에 서귀포에 도착, 오후 7시26분이 만조라 끝들물이 진행하는 시점에 만조 포인트로 잘 알려진 서귀포 호근동에 있는 속골 포인트를 공략했다. 만조수위는 180cm 정도. 톱워터와 싱킹 미노우로 빠르게 핀 포인트만 몇 차례 공략했으나 깜깜현장기무속식. 민물이 나오는 곳과 안통 수중여 인근까지 노렸으나 역시 입질이 없었다. 

첫날에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빠르게 법환 쪽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강하게 불어대는 동풍으로 서서히 너울파도가 일어났다. 그러나 넙치농어를 노리기에 너울은 잘 형성되었지만 너울 뒤로 깔리는 포말이 넓게 퍼지지 못했다. 이곳 또한 포인트 입구 초입부터 멸치는 보였으나 넙치농어의 입질은 없었다. 그렇게 첫날은 노피시로 끝났다. 

▲ 이택근 씨가 서귀포 법환리 일대 갯바위에서 낮에 넙치농어를 노리고 있다.

동풍인데 서쪽에서 너울파도가?

다음날 아침 8시, 만조 들물을 보기 위해 오전 6시부터 정오까지 가마수산, 법환포구, 표선해구욕장 옆 갯바위 등 서귀포 남쪽의 주요 포인트를 둘러봤다. 그러나 역시 너울파도는 좋은데 깔리는 포말이 약하고 날씨까지 너무 맑았다. 

제주도 현지낚시인 정의권 씨가 합류해 낮에도 쉬지 않고 서귀포 구석구석을 공략했지만 우리 3명은 그 누구도 입질조차 받지 못해 낮낚시는 포기했다. 

숙소로 돌아와 잠을 잔 후 저녁에 다시 출조했다. 정의권 씨는 “최근 보름 동안 법환~표선 그리고 제주도 남서쪽의 모슬포에서는 넙치농어를 보기 어려웠다”고 말하여 오히려 바다가 장판일 것으로 예상 되지만 완전히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보자고 했다. 남쪽을 포기하고 서쪽 대정읍 무릉리 양식장 주변으로 이동했다. 동풍이 불어 서쪽은 잔잔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10m/s로 불어대는 강한 동풍의 영향인지 농어낚시 하기 좋을 정도의 너울파도가 치고 있었다. 

무릉리 남쪽 양식장 몇 군데를 이동하며 홈통이면서 수중여가 존재하는 포인트 위주로 빠르게 이동하며 입질을 기대했다. 그러다가 작년 겨울에 넙치농어를 만난 무릉리 심해수산 아래로 진입하게 됐다. 여기서는 3명이 분산해 탐색했고 밤 8시2분경 만조를 지나 물이 빠지기 시작하는 초날물에 갯바위 끝으로 최대한 나가 넓은 돌출여 사이에 박힌 수중여 주변을 노렸다. 

미미한 숏바이트와 함께 첫 넙치농어가 히트됐다. 투명 보디에 은색펄이 들어간 싱킹 펜슬베이트로 입질 받았다. 무게감이 적어 빠르게 랜딩을 하기위해 강제집행 하다가 들어 올리는 순간 그만 바늘털이를 당하고 말았다. 이후 몇 차례 캐스팅을 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 대정읍 무릉리 심해수산 아래에서 넙치농어를 낚은 필자.

▲ 필자가 사용한 넙치농어 전용 장비. 테일워크 크림슨 S98M-R 로드에 

3000번 스피닝릴, 합사 1호, 쇼크리더 4호, 루어테크 고블린 95S 싱킹 펜슬을 사용했다.

은색→파란색→초록색 컬러 로테이션에 연속 입질 

입질이 없어 파란색 펄이 들어간 미노우로 교체했다. 바로 또 히트! 그러나 또 털리고 말았고 이번엔 그린캔디 컬러 펜슬베이트로 교체했다. 점점 화려한 컬러로 바꾸었는데 어김없이 입질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조금 무게감이 느껴졌고 60cm 후반 넙치농어를 올릴 수 있었다. 

빠르게 지인들과 함께 공략하던 중 이번에는 정의권 씨가 히트! 50cm 중반으로 보이는 넙치농어가 올라왔다. 몇 마리가 빠지고 랜딩 시간이 길어졌음에도 꾸준히 입질이 들어오는 것으로 보아 이미 넙치농어 떼가 홈통 안으로 들어온 느낌이었다. 

이후 안통에서 또 한 마리를 걸었는데 씨알은 50cm 중반으로 굵지 않았다. 그 사이 정의권 씨가 또 한 마리를 걸었다. 이번에는 씨알이 컸다. 하지만 수중여에 박혀 라인이 터져버렸다. 불과 30분 동안 내가 두 마리를 낚았고 정의권 씨가 한 마리를 낚았고 여러 마리를 놓쳤다. 

마지막으로 빠르게 영락리 양식장 배출구로 포인트 이동해 배출수가 나오는 곳 주변을 공략했다. 작은 홈통 사이를 공략한 이택근 씨가 50cm 넙치농어를 올렸다. 그렇게 전원 손맛을 볼 수 있었다. 

▲ 영락리 양식장 배출구 아래에서 50cm 넙치농어를 낚은 이택근 씨.

▲ 정의권 씨가 꿰미에 꿴 넙치농어를 보여주고 있다.

랜딩 후 이택근 씨가 히트한 자리를 보니 원래는 썰물이 더 진행되어 수중여가 드러나야  입질이 들어오는 여건이었다. 그러나 수중여가 잠겨 있는 상태에서도 입질한 것으로 보아 이미 갯바위 쪽으로 넙치농어가 들어왔었던 것으로 보였다. 정의권 씨 역시 “물때가 맞지 않을 때 진입하더라도 꼭 발앞을 노려보라”고 말했다.

▲ 정의권 씨가 마련한 넙치농어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