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라도로 출조한 필자가 오전 첫 입질에 길이 156cm, 무게 35.3kg 부시리를 낚아 기념 촬영을 했다. 

살이 차올라 다른 시즌에는 볼 수 없는 거대한 어체가 압권이었다.

터질듯 말듯 애를 태우던 제주도 대부시리들이 본격적인 먹이활동을 시작했다.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겨울 내내 잘 먹었겠지만 그 시기에는 베이트를 따라 시시각각 이동하기 때문에 녀석들과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 지난 가을~겨울 시즌에 늘 나타나던 자리에는 녀석들이 없었고 엉뚱한 곳에 몰려 있는가 하면 몰려 있어도 그 시간이 길지가 않아 아주 짧은 피딩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초 무렵을 전후해 수온이 16°C 이상으로 오르자 활성 좋아진 베이트피시를 찾아 수면 위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3~4월에는 대부시리 낚기 위해 주로 지깅을 했다. 수심 100m 내외의 깊은 곳으로 가서 바닥부터 중층까지 폭넓은 구간을 탐색했지만 효율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필자는 작년 가을부터 1년 내내 제주도에서 대부시리 캐스팅게임을 해보기로 했고 겨울 내내 캐스팅으로 수면을 두드렸다. 그 이유는 겨울에도 충분히 캐스팅게임으로 큰 부시리를 낚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수온이 13.2°C까지 내려간 가파도, 마라도에서는 2월 중순부터 3월 초순까지 생각보다 반응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하루에 1~2마리가 캐스팅에 종종 나와 주었는데 이는 수온이 낮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지귀도는 수온이 높아 14~15°C를 유지했다. 덕분에 지귀도는 마라도나 가파도보다 겨울 시즌에 대부시리의 활성이 더 좋았고 표선 지역 역시 비슷했다.  

이제 4월 중순이 되니 수온은 16°C이상 올라가 제주의 각 지역에서 대부시리 입질이 이어지고 있으며 마라도, 가파도, 지귀도, 표선, 우도, 차귀도 등 곳곳에서 어마어마한 자원을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뒤에 따라오던 놈이 더 컸다

▲ 대부시리를 노리고 출조한 마라도 해역. 북동쪽 자리덕 주변에서 낚시를 했다.

수온이 오른 찬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필자는 지난 3월 18일, 모슬포항에 있는 팀명성호 손강석 선장의 배를 타고 그램퍼스 회원들과 함께 마라도로 출조했다. 

▲ 모슬포에서 출항하는 팀명성호에 올라 캐스팅게임을 즐기고 있는 그램퍼스 회원들.

오전 7시에 포인트에 도착, 마라도 물골자리에서 캐스팅을 시작하자 필자의 펜슬베이트를 쫓는 두 마리의 부시리가 보였고 그중 한 마리가 걸려들었다. 그런데 입질한 놈보다 그 뒤에 오는 녀석이 더 컸다. 

그래도 입질한 녀석도 상당히 컸기에 힘겹게 랜딩을 이어 나갔다. 입질한 곳의 수심은 30m에서 시작해 15m까지 올라가는 수중여. 조류 저항까지 심해서 5~6번이나 다시 차고 나가는 녀석을 보면서 ‘진짜 크다 커~!’를 연발했다. 

로드를 붙잡고 있기조차 힘든 괴물은 마치 황소 같은 괴력을 뿜어내는 듯했다. 부시리낚시를 한 이후로 이렇게 힘이 좋은 녀석은 처음이었는데 5분 정도 랜딩 후 올려보니 모두들 160cm가 넘을 거라며 선내는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다. 계측 결과 길이는 156cm에 무게는 35.3kg으로 다른 시즌에서는 볼 수 없는 말도 안 되게 빵이 큰 괴물 같은 녀석이었다. 들기도 힘든데 이런 녀석을 낚싯대로 걸어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내가 156cm 대부시리를 낚은 후 연이어 김경민 씨가 125cm 부시리를 낚았다. 올려보니 덩치가 어찌나 큰지 140cm 오버라고 느낄 만큼 힘이 셌고 체고와 몸통 두께도 대단했다. 함께 출조한 이슬 씨와 외국인 회원 이지 씨는 각가 1m가 넘는 부시리와 삼치를 낚았다. 

오후가 되자 대부시리의 입질이 줄어들며 지깅에 부시리가 반응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전에 펜슬을 쫓던 대부시리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작은 씨알이 올라왔다. 

▲ 156cm 부시리를 히트 후 로드를 붙잡고 버티고 있는 필자.

▲ 계측자에 올린 156cm 부시리.

▲ 지깅으로 부시리를 히트해 랜딩을 하고 있는 이슬 씨.

▲ 이슬 씨가 지깅으로 낚은 부시리를 보여주고 있다.

▲ 156cm 부시리를 저울로 재니 35.3kg이 나왔다.

▲ 지깅을 하다가 대삼치를 낚은 이지 씨.

▲ 125cm 부서리를 낚은 김경민 씨.

파랑, 검정 플로팅 타입 펜슬베이트 추천

이제 마라도는 5월 초까지 지속적으로 대부시리들의 먹이활동이 이어질 예정이다. 요즘 시기에는 푸른색이나 검정색 종류의 펜슬베이트 그리고 싱킹 보다는 플로팅 타입에 반응이 좋다.

라인은 최소 PE 8호 이상에 쇼크리더는 150lb 이상, 로드는 H대 이상으로 준비하는 것이 얕은 수심에서 힘이 바짝 오른 녀석들을 성공적으로 랜딩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참고로 모슬포에서 낚싯배를 타고 출항할 때는 제주공항 4번 게이트에서 151번 버스를 타면 요금 2천원이면 모슬포까지 갈 수 있다(짐은 화물칸에 실으면 된다). 렌터카를 빌릴 필요가 없으므로 그만큼 경비를 줄일 수 있다. 아울러 관광객이 몰리지 않는 이 시기에는 숙박비도 저렴해 모슬포항 근처 숙소의 경우 3만~4만이면 이용이 가능하다. 

서서히 대부시리 기록어 시즌이 열리고 있다. 인생 부시리를 품에 안고 싶은 낚시인이라면 이 시기를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필자의 장비와 루어

로드 마블피셔 메가튜나 80XH 테스트버젼

릴 14000XG

라인 그램퍼스 PE10 테스트 버전

루어캡틴베이트 워블펜 100g 정어리(5월 15일 출시예정)

쇼크리더 썬라인 150lb

▲ 부시리를 낚을 때 사용한 워블펜 110g.

출조문의 모슬포항 팀명성호 선장 손강석 010-7472-2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