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터 오버 농어가 낚여 화제가 된 부산 수영2호교 포인트.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으로 베이트피시를 쫓는 농어가 잘 낚인다.

최근 루어낚시인들 사이에서 기수역 농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근거리에서 미터급 농어를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즌도 1년 내내 이어지기 때문이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이라면 어디든 농어 루어낚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대중성이 높은 것도 매력이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구간을 기수역이라고 부르며 기수역에는 꽤 다양한 어종이 살고 있다. 숭어가 대표적이며 농어, 볼락, 쥐노래미, 붕장어 등도 기수역 어종에 속한다. 그중에서도 농어는 최대 미터급으로 씨알이 굵고 1년 내내 낚인다. 특히 갯바위에서 농어가 잘 낚이지 않는 늦겨울~초봄에도 큰 씨알을 낚을 수 있어 루어낚시 마니아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울산 울주군 온산읍의 회야강과 울산 남구의 외항강 일대에서는 낮에 70~80cm 농어가 낚였고 부산 수영강에서도 밤에 1m가 넘는 농어가 낚여 큰 화제가 되었다. 이 소식은 라팔라 필드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상욱 씨가 전해온 것이다. “현재 울산 일대에서 낮에 농어가 낚여 낚시인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멸치가 주요 베이트가 되는데 멸치 떼가 기수역 인근으로 몰리면서 농어도 따라 붙는 상황입니다.”

취재를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지난 3월 25일, 라팔라 필드스탭 박상욱, 박정운, 하헌주 씨와 함께 울산 외항강으로 출발했다.

비좁은 울산을 피해 부산으로 피난

원래 일정은 오전 일찍 출조해 낮에 취재를 끝낼 계획했으나 울산에 도착하니 현장 상황이 여의찮았다. 주말이라 목적한 외항강 주변에는 원투낚시와 릴찌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이 많았다. 얕은 연안에는 투망을 던지는 사람까지 있어 도저히 루어낚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다른 곳으로 옮겼다.

외항강에서 조금 남쪽으로 내려가 울산의 진하해수욕장으로 옮겼으나 그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최근 원투낚시가 인기를 끌자 주말을 맞아 많은 낚시인이 연안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다시 부산으로 발을 돌려 수영강 하류를 공략해보기로 했다.

부산 수영강 연안은 예전부터 훌륭한 낚시터다. 하지만 민락동과 해운대를 연결하는 수영2호교 위쪽이 전부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여 현재는 수영2호교 아래 구간에서만 낚시가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농어가 수영강 상류로 올라가버리면 입질을 받을 확률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수영강 하류는 수심이 얕고 부산조종면허시험장이 있어 원투낚시나 릴찌낚시 포인트로는 인기가 없다. 덕분에 낚시할 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 민락수변로에서 바라본 수영강. 좌측 아래 다리가 수영2호교며 교각 주변이 농어 포인트다.

▲ 수영2호교에서 출발해 광안대교를 오가는 해운대 리버크루즈.

만조 후 날물에 큰 놈이 문다

부산조종면허시험장 주변 빈터에 주차 후 강변산책로를 걸어서 포인트로 진입했다. 박상욱 씨는 수영2호교에서 농어의 입질을 받을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을 알려주었다. 그곳은 바로 수영2호교 범고래상 아래 교각 주변. 얼른 그곳으로 가보니 이미 서너 명이 자리를 잡고 있었기에 그 주변을 노릴 수밖에 없었다.

▲ 부산조종면허시험장 주변 연안에서 농어를 노리고 있는 하헌주(앞), 박정운 씨.

로드는 다이와의 모어덴 브란지노에 3000번 스피닝릴, 원줄은 합사 1호, 쇼크리더는 3호를 사용했다. 미노우는 주로 싱킹 펜슬베이트를 사용했으며 컬러는 여기서 잘 먹힌다는 분홍색을 사용했다. 수영강 하류는 수심이 2~3m로 그리 깊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타입의 미노우를 사용할 수 있으며 지그헤드도 인기가 높다.

▲ 박상욱 씨의 백팩. 미노우 케이스를 간편하게 수납할 수 있다.

▲ 수영강에서 잘 먹히는 분홍색 미노우 컬러.

▲ 원투력이 뛰어난 싱킹 타입 펜슬베이트. 다이와의 ‘모어댄 GALBA S’.

▲ 립이 달린 소형 싱킹 펜슬베이트. 다이와의 '모어댄 GROOVIN S'.

박상욱, 박정운, 하헌주 씨가 나란히 연안 석축에 자리를 잡고 농어를 노렸으나 낮에는 전혀 입질이 없었다. 앞서 예상한 대로 농어가 상류로 올라갔을 확률이 있고 물때가 맞지 않을 수도 있었다.

박상욱 씨는 “기수역은 조수간만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들물과 날물에 따라 수위와 유속이 변합니다. 수영강의 경우 만조 전후가 가장 좋으며 날물에 강물이 바다로 흘러나갈 때 큰 씨알이 입질합니다”라고 말했다. 취재한 당일은 밤 10시가 만조였기에 느긋하게 기다리며 낚시를 계속했다.

▲ 해가 질 무렵이 되자 수영2호교가 점등되었다.

▲ 수영강 하류의 야경.

오후 9시가 되자 만조에 가까워졌고 서서히 조류가 멈추기 시작했다. 정조 타임에 입질을 받는 것이 가장 좋지만 큰 씨알은 썰물 때도 입질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미노우를 계속 교체하며 여러 곳을 노렸다. 하지만 좀처럼 입질이 없었다. 알고 보니 며칠 전부터 비가 내려 물색이 조금 나빠진 것이 입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박상욱 씨는 “농어가 기수역을 거슬러 오르는 이유는 오로지 먹잇감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비가 오거나 비가 온 후 토사가 하류로 흘러내리면 베이트피시도 함께 강 하구로 빠져버리고 농어 역시 바다로 나가서 입질 받기 힘들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비가 온 탓인지 밤 기온도 너무 내려가 결국 낚시를 포기할 무렵 박상욱 씨가 맨 처음 찾아간 곳에서 낚시하던 최상일 씨가 히트를 외쳤다. 5인치 웜을 꿴 지그헤드 채비로 꾸준히 교각 주변을 노리다가 만조가 조금 지나 썰물이 시작할 타임에 입질을 받았다. 올려보니 진한 크롬 색깔의 60cm 농어가 올라왔다.

입질을 목격한 하헌주 씨와 박정운 씨는 계속 같은 자리를 노렸고 박상욱 씨와 나는 조금 더 하류로 이동해 낚시를 했다. 결국 박상욱 씨가 하류에서 60cm가 조금 넘는 농어 한 마리를 추가했고 그렇게 취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5월이 되면 마릿수 조과 기대

▲ 밤 10시를 조금 지나 60cm 농어를 낚아낸 최상일 씨. 2주 전에 같은 자리에서 101cm 농어를 낚았다.

수영강에서 농어가 마릿수로 낚이는 시기는 5월이다. 비가 온 후 상류로 올라간 베이트피시들이 하류로 내려오거나 바다에서 밴댕이, 웅어, 멸치 등이 상류로 올라갈 때 농어가 마릿수 조과를 보인다. 장마철 전후도 좋지만 5월에 특히 씨알이 굵다.

취재 당일 60cm 농어를 낚은 최상일 씨는 올해 수영강에서 미터 오버 농어를 낚았으며 박상욱 씨 역시 90cm에 육박하는 농어를 낚아낸 경험이 있어서 오는 5월에 거는 기대가 더 크다. 5월에는 수영강 뿐 아니라 울산, 포항, 영덕, 울진의 기수역에서도 큰 농어를 만날 수 있다.

▲ 5인치 지그헤드를 물고 나온 농어.

▲ 수영강 하류를 공략해 65cm 농어를 낚은 박상욱 씨.

▲ 최상일 씨가 올린 농어.

내비 주소 수영구 민락동 1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