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 새우에 입질한 녀석들입니다.” 지난 밤과 아침에 낚은 조과를 보여주는 필자.

필자가 주로 찾는 전북권은 연일 따스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낚시 여건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제 곧 봄붕어가 활발한 입질을 할 것으로 기대돼 지난 3월 28일, 전북 정읍시 신태인읍 백산리에 있는 괴동지를 찾았다.

괴동지는 만수면적 약 2만7천평 규모의 저수지다. 상류에 수몰나무와 수초가 집중돼 있고 중상류까지는 연밭이다. 중하류 연안에도 약간의 수초가 있지만 이 시기에 포인트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보인다. 이곳은 붕어 산란기가 끝나고 배수 직전 마름이 자라는 시기에 찾으면 좋을 것으로 예상됐다.

▲ 상류에서 바라본 괴동지 전경. 

2만7천평 규모로 낚시할 자리가 많고 매년 봄에 최상류에서 4짜까지 낚이는 낚시터다.

버드나무와 연밭 어우러진 산란 명당

▲ 정읍 괴동지 상류 좌안 버드나무 포인트에 자리 잡고 입질을 기다리는 필자.

괴동지는 매년 봄 최상류 포인트에서 4짜를 비롯한 월척 붕어가 낚인다. 외래어종이 없는 토종터로서 최상류에는 버드나무 삭은 연줄기, 부들수초 등이 있어 붕어 산란장으로 적합한 곳이다. 붕어 외에 잉어, 가물치, 동자개 등이 서식하고 있다.

상류에 도착하니 짬낚시를 즐기는 현지 낚시인들을 볼 수가 있었다. 옥수수 미끼를 쓰고 있었는데 살림망에는 준척급 붕어가 몇 수 담겨 있었다. 수온이 적당해 물색도 탁했고 수초사이로 알자리를 보러 들어온 붕어의 움직임도 볼 수 있었다. 

나는 상류 좌안에 바람 영향이 덜한 버드나무와 연밭이 어우러진 포인트에 대를 폈다. 수심은 낚시자리 좌측이 0.8m, 맨 우측이 1.2m 정도. 찌를 던져보니 바닥에 삭은 수초와 연줄기가 걸려나와 채비 안착을 위해서는 여러 번 캐스팅해야 했다. 바람은 측면에서 불었지만 햇빛이 정면에서 비춰 낚시를 포기하고 해가 지기만을 기다렸다. 서둘러 저녁을 먹고 해가 진 후 밤낚시를 시작했다. 

▲ 괴동지 최고 명당으로 꼽히는 상류 버드나무, 연밭 포인트.

바람이 조금씩 잦아들 때쯤 찌불을 밝히고 굵은 새우를 미끼로 본격적인 밤낚시를 시작했다. 잔잔한 수면 그리고 반짝이는 찌불이 금방이라도 찌가 솟아오를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기대감이 커져만 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찌에 미동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면 4.2칸 대의 찌가 정확하게 솟지 못하고 올릴 듯 말 듯... 

첫 입질이라 긴장하며 기다리니 다시 두 마디쯤 올라온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챔질하니 7치 붕어가 첫수로 올라왔다. 찌올림이 의외로 약했는데 아마도 미끼가 크거나 바닥이 지저분해서 시원하게 먹지 못하는 듯했다.

▲ 7치부터 36cm 월척 붕어까지 다양한 씨알로 손맛을 보았다.

고속철도 소음 덕분에 졸음 달아나는 곳   

이후로 월척이 안 되는 붕어 몇 수를 더 낚고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우측 4.4칸 대의 찌가 예사롭지 않게 솟는 게 보였다. 챔질 순간 낚싯대로 전해져 오는 묵직함과 동시에 사력을 다해 힘을 쓰며 바늘털이를 시도했다. 뜰채에 담긴 놈은 36cm 월척이었다. 폭발적인 입질은 아니지만 심심치 않게 입질이 들어와 밤을 지새우게 만들었다. 

낚시터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가끔씩 지나가는 고속철도의 소음이 신경 쓰였지만 오히려 졸음을 깨우는 역할을 해 낚시에 도움을 주었다. 기차 운행이 멈춰서인지 졸음이 쏟아지는 새벽 시간에 우측 4칸 대의 찌가 부드럽게 올라갔다. 의자에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켜 세우며 챔질을 하니 이번에는 32cm짜리 월척이 올라왔다. 월척 한 수와 준척 몇 수를 추가하는 사이에 날이 밝아졌다. 날이 밝은 뒤엔 새우 미끼에는 입질이 없어 옥수수로 교체하니 잔 씨알만 낚여 철수를 준비했다. 

출중한 씨알도 씨알이었지만 오랜만에 생미끼로 큰 손맛을 볼 수 있어 즐거웠다. 괴동지에서는 새우, 참붕어, 옥수수, 지렁이가 모두 잘 먹히는데 현지 낚시인들은 지렁이나 옥수수를 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확실히 밤낚시에서는 새우에 씨알이 굵게 낚였다. 새우와 참붕어는 저수지에서 채집 가능하며 채집망 보다는 야간에 뜰채를 이용해 채집하는 게 수월하다.

괴동지는 밑걸림이 많아 여유분의 목줄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연안에도 주차가 가능하나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이 흠이다. 농번기가 시작되면 농기계 통행이 빈번할 것이니 통행 문제로 농민과 마찰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될 것이다. 

내비 주소 정읍시 신태인읍 백산리1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