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으로 촬영한 함평천 상류. 좌측 연안은 대동면 용성리며 우측 연안은 대동면 진양리다.
수심이 60cm~1m로 조금 더 깊은 용성리 연안에서 낚시를 했다.
겨울의 끝자락을 지나 초봄으로 이어지는 시기는 꾼들의 발길이 가장 바쁘면서도 어디로 갈지 판단이 어려운 시기다. 춥다가도 낮 기온이 영상 20°C 이상 오르는 날도 잦다보니 반짝 조황과 낱마리 조과가 빈번해 초봄 산란 특수에 애가 타는 발길만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올해 봄은 유독 밤에도 바람이 강하게 불어 수온 변화가 심했다. 특히 호남권은 극심한 가뭄 탓에 배수 영향을 받는 곳도 많아 출조지 선정에 많은 고민을 해야만 했다.
송귀섭 이사 친동생의 긴급 제보
지난 3월 18일. 변화무쌍한 여건들을 극복하며 출조하기 위해 아피스 송귀섭 이사와 함께 여러 정보를 알아봤다. 그러던 중 송귀섭 이사의 친동생으로부터 함평군 대동면에 있는 함평천 상류 보에서 제법 굵은 붕어가 낚인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출조길에 올랐다.
18일 오후 2시. 광주에서 1시간 정도 달려 함평천 상류권에 도착했다. 참고로 대동면에는 불과 1km 안쪽 거리에 규모가 비슷하고 이름까지 같은 대동저수지가 두 개 있다. 동쪽에 있는 대동저수지는 상수원보호구역이라 낚시가 불가능하고 서쪽에 있는 대동저수지는 낚시가 가능하다. 서쪽 대동저수지는 중류권에 글램핑장과 캠핑장, 자연생태공원 등이 조성돼 있어 가족낚시터로 알맞은 곳이다. 이중 동쪽 대동저수지에서 흘러내려간 물은 대동천을 형성하고, 우리가 낚시할 함평천은 서쪽 대동저수지에서 흘러든 물이 수원이 되고 있다.
함평천은 하류로 흘러가며 대동천-학교천-무안천과 차례로 합류한 뒤 영산강으로 흘러든다. 우리가 낚시할 구간은 서쪽 대동저수지에서 약 4km 하류 지점으로 대동천과 막 합류되기 직전에 있는 보 포인트다. 현장을 둘러보니 가뭄으로 인해 보 바로 앞은 바닥이 드러나 있고 수심은 60cm~1m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행히 물색은 좋았다.
이날 우리는 수심 깊고 수초 여건이 발달한 우안 용성리 연안에 자리를 잡았는데 이 보 포인트는 아직 이름이 없어 편의상 ‘용성보’로 부르기로 했다.
▲ 필자가 낚시한 자리 하류는 보 주변의 바닥이 드러났다.
갈겨니 성화 심한 밤보다 낮에 입질 활발해
▲ 함평천에 도착 후 대편성을 마치자마자 붕어를 낚아 올리고 있는 필자.
주변을 돌아본 송귀섭 이사가 삭은 수초 주변에, 나는 바닥상태가 깨끗한 맨바닥에 자리를 잡았다. 우선 나는 지렁이와 새우를 꿰어 찌를 세웠다. 오후가 되자 강한 바람이 불고 높은 물결이 일었지만 그 와중에 붕어 입질이 이어졌다.
첫 입질은 송귀섭 이사가 받았고 이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준척에서 턱걸이급까지 손맛을 볼 수 있었다. 오후에 낚은 최대어는 필자가 올린 36cm 붕어. 그 한 마리로 인해 긴장감 속에 밤을 맞이했다.
▲ 송귀섭 이사가 함평천에서 첫 입질을 받아 20cm 붕어를 올렸다.
해가 진 후 잠시 입질이 소강상태를 보이자 이른 저녁을 해결하고 찌불을 밝혔다. 다행히 물결은 점차 낮아졌으나 기온이 떨어져 난로를 켜고 낚시에 집중했다. 간헐적으로 입질이 들어왔는데 오후에 없던 잡어 입질이 들어왔다. 잡어의 정체는 갈겨니와 동자개였으며 특히 갈겨니의 성화가 심했다. 그래서 밤 9시경 미끼를 떡밥으로 교체하려고 준비하는데 옆 자리에 앉았던 송귀섭 이사 자리에서 큰 물소리가 들려왔다. 올라온 녀석은 무려 41cm나 되는 돌붕어였다. 미끼는 지렁이.
▲ 초저녁에 아피스 송귀섭 이사가 수초대 연안을 노려 41cm 돌붕어를 낚았다.
송귀섭 이사의 4짜 돌붕어를 확인한 필자는 미끼 교체 없이 잡어 성화를 극복해보기로 집중력을 높여 낚시에 집중했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더 이상의 붕어 입질은 찾아오지 않았고 송귀섭 이사도 더 이상의 조과는 올릴 수 없었다. 그렇게 밤이 지나고 동이 트자 밤새 극성스럽던 잡어 입질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자잘한 붕어 입질이 간헐적으로 이어졌고, 점차 사위가 밝아지면서 월척 3마리를 추가할 수 있었다. 오전 9시가 지나자 바람은 더욱 강해졌고 입질도 완전 소강상태로 변해 철수를 준비했다.
▲ 밤새 잡어의 입질에 시달리다 아침에 33cm 월척을 낚은 필자.
▲ 밤에 극성을 부린 동자개(아래)와 갈겨니.
수심 깊은 용성리 연안이 낚시 여건 뛰어나
한편 취재일 우리가 낚시한 보 위쪽 구간은 장기간 물이 갇혀있고 유속이 없어 낚시에는 매우 좋은 여건이었다. 그 거리가 보에서 방류 방향으로 800m에 이른다. 하룻밤 낚시를 해보니 새우보다는 지렁이가 유리했고 동이 튼 이후부터 찌불을 밝히기 전까지, 즉 낮에 주로 붕어 입질이 활발했다. 반면 밤에는 잡어 성화가 너무 심했고 붕어 입질도 보기 어려웠다는 점을 참고 바란다.아울러 구간에 따라 연안 수심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 함평천에서 사용한 지렁이 미끼. 서너 마리를 꿰어 사용한다.
취재일 우리가 낚시한 자리는 상류를 봤을 때 우안인 용성리 구간인데, 좌안인 진양리보다 수심이 깊고 수초가 발달해 포인트로 더 적합했다. 3.5칸 이상 긴 대에는 잔 씨알부터 준척급이 주로 입질했고 연안 가까운 곳을 노린 3칸 이하의 짧은 대에 월척이 올라왔는데 동 틀 무렵과 초저녁에 맞춰 굵은 씨알을 노린다면 짧은 대가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3월 중순 현재 함평천은 갈수에 허덕이고 있지만 조만간 봄비가 내려 수위가 오르면 폭발적인 산란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때는 수심이 얕은 연안으로 준월척 이상의 굵은 붕어가 올라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낚은 붕어를 방생하고 있다.
FISHING GUIDE
▲ 송귀섭 이사가 낚은 41cm 돌붕어.
돌붕어의 특징돌붕어는 붕어 중 가장 힘이 세다고 알려져 낚시인들이 선호하는 종류다. 돌붕어를 자세히 보면 깨알 같은 검은 반점이 비늘, 지느러미, 아가미뚜껑 등에 찍혀있는 걸 볼 수 있다. 일반 붕어보다 비늘도 거칠어 ‘철갑붕어’라는 애칭도 갖고 있다. 돌붕어의 검은 반점은 장흡충의 원인균인 메타고니무스(Metagonimus)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다슬기가 서식하는 수계의 붕어에게서 쉽게 볼 수 있다. 돌붕어는 비늘이 거칠어 철갑붕어로도 불린다.
내비 주소 대동면 용성리 1794(필자가 낚시한 둑 아래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