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이지 정출에서 올린 붕어들을 자랑해 보이는 회원들. 

왼쪽부터 조형일, 석종기, 필자, 김태석 씨다.

봄의 전령인 개나리와 진달래 그리고 벚꽃까지 피어난 지난 3월 25일, 필자가 활동하는 전국붕어낚시협회 경남지회의 1분기 정출이 열렸다. 장소는 경남 창녕군 대합면 십이리 소재의 십이지. 십이지는 매년 벚꽃이 피는 시기에 대형 붕어가 잘 낚이는데 이번 정출은 시기적으로도 산란 특수와 맞아떨어졌다. 도착 당시 상류에는 많은 낚시인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필자 일행은 전날부터 내린 비로 수온이 떨어졌다는 판단과 더불어 동풍까지 세 하류로 이동해 자리를 잡았다.

▲ 제방에서 상류 방향으로 바라본 모습. 

십이지는 거의 전 연안에서 낚시가 가능하다.

20여 명 몰렸어도 낚시자리는 충분해 

십이지는 1945년도에 준공되었으며 만수 면적 2만7천평이었다. 그러나 20여 년 전 상류를 매립해 공원을 만들어 지금은 1만7천평 전후로 축소되었다. 하류권 제방 우측은 손수레를 이용해 낚시 장비를 옮겨야 하는 단점이 있기에 미리 준비한 손수레를 이용해 진입했다.

당일 십이지에는 전붕협 경남지회 회원과 다른 낚시인 포함 총 20여 명이 몰렸으나 전역에 포인트가 있는 관계로 장소가 좁지는 않았다. 나는 제방 좌측 도로가 있는 곳의 중류에 자리 잡았다. 발판이 낮아 위에서 장비를 내려주면 받아서 낚싯대를 펼 수 있는 자리이다. 

수위는 평소보다 1m 정도 빠져있었으며 내 자리 물색은 적당히 탁해 좋았다. 십이지 전역에 말풀이 많았지만 다행히 내 자리에는 많지 않아 채비 안착도 잘 됐다.

일찍 저녁 식사를 하고 오후 6시에 모두 낚시를 시작하였다. 밤 8시가 넘어 제방에 자리 잡은 석종기 회원 자리에서 4짜 붕어 소식이 들려왔다. 석종기 씨는 한동안 입질이 없어 텐트에서 비스듬히 누워 찌를 봤는데 찌가 수면 아래로 스르르 잠겨드는 모습을 보고 챔질해 4짜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 제방에 자리를 잡은 회원. 물속에 말풀이 자라고 있고 수심은 1.5~2m가 나왔다.

밤 11시경 야식 시간에 제방 우측에서 낚시한 낚시인도 초저녁에 42cm를 1수 낚았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이후부터 별다른 조황 소식이 없었다. 이른 아침에도 조용하다가 오전 8시가 넘어서자 제방에서 낚시한 김태석 씨가 42cm 월척 붕어를 추가했다. 

▲ 제방 초입에서 올린 월척을 보여주는 김태석 회원.

터진 목줄 갈아 채우니 곧바로 4짜가 찾아오고...

완전히  해가 떴을 무렵 낚시를 잠시 접고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상류에도 일부 낚시인이 살림망을 담가놓은 것으로 보아서는 붕어를 낚은 것 같았다. 그런데 저수지를 둘러보고 자리에 돌아오니 뒷받침대에 총알이 걸려 있었고 목줄은 터지고 없었다. 큰놈이 왔다간 듯했다. 다시 목줄을 묶어 채비를 던져 놓고 여유있게 찌를 보는데 중앙으로 편 4.6칸 대의 찌가 한 뼘 정도 올라왔다. 황급히 챔질하자 40cm짜리가 올라왔다. 

이번 출조에서 회원들이 입질을 받은 미끼는 모두 옥수수였다. 오전 11시까지 낚시하며 올린 조과는 월척 4마리였지만 그중 3마리가 4짜라 대물터 십이지의 저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 이번 출조에 낚인 월척은 모두 옥수수에 올라왔다.

촬영 당시 낚인 붕어들은 아직 산란의 흔적이 없었지만 이 기사가 나갈 즈음이면 본격 산란 피크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정기출조를 마친 후 상품을 전달받고 기뻐하는 회원들.

▲ 전국붕어낚시인협회 경남지회 1분기 정출에 참석한 회원의 기념 촬영.

가는 길 내비에 ‘십이저수지’를 입력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