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으로 활영한 화곡지 우안 상류. 수몰 버드나무 포인트다.
아직 이르다는 관문낚시 임제연 사장님의 조언이 있었지만 ‘내가 가면 나올 것 같다’고 우겨 찾은 충주 화곡지. 우리 일행이 화곡지를 찾은 3월 22일은 역시나 임제연 사장님의 조언처럼 만만한 시기가 아니었다.
오후 1시에 도착해 드론을 날리며 좌대 주변을 확인했으나 아직 말풀이 많이 자라지 않았고 군락만 이루고 있었다. 관리실 좌측의 수몰나무 포인트가 좋아 보였지만 아직은 수온이 오르지 않았기에 수심 1m 권인 수몰나무 포인트 보다는 최상류 골짜기의 깊은 수심을 노려보기로 했다.
▲ 안개 낀 아침에 바라본 수몰나무 군락.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좌대 앞 말풀은 30cm~1m 길이로 군락을 이룬 채 자라 있었고 듬성듬성 빈 구멍이 보였다. 수심은 2m권. 4칸 대로 곳곳을 찔러보며 찌가 서는 곳을 찾아 찌를 세울 수 있었다.첫 입질은 의외로 일찍 왔다. 대를 펴는 중 먼저 세워 놓은 찌 하나가 점잖게 솟아올랐다. 큰 기대를 갖고 챔질했으나 큰 저항 없이 순순히 달려 나왔다. 그래서 잔챙이인가 싶었는데 막상 뜰채에 담고 보니 33.5cm의 월척 붕어였다. 자세히 보니 병이 들어서 힘이 없었는지 상태가 좋지 않아 곧바로 방생했다.
일단 붕어가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서둘러 짧게는 2.8칸부터 길게는 4.0칸까지 모두 12대를 편성하였다. 미끼는 채비 집어넣기가 쉽지 않은 곳에는 옥수수, 공간이 듬성한 곳에는 옥수수어분글루텐을 사용했다. 나와 동행한 홍순진(연대장) 씨는 필자 뒤쪽에서 상류 방면 말풀 주위에 대를 폈다.
비경의 충북권 대표 4짜터
▲ 드론으로 촬영한 충주 화곡지.
▲ 연안에서 걸어들어 갈 수 있는 좌대들.
충주 화곡지는 약 5만5천평 규모의 준계곡지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대물터다. 상류에 수몰 버드나무와 말풀 등이 잘 발달되어 있고 말풀이 삭아 내리는 5월 말부터 큰 붕어를 배출하는 곳이다. 연안 수몰 나무 사이사이와 마름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을 따라 20여 동의 수상좌대가 연안에 배치돼 있다.
▲ 수몰 버드나무 사이에 배치한 좌대들. 대물이 은신하기 좋은 여건이다.
저수지 주변으로 황금산과 평풍산 등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바람을 잘 타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오염원이 거의 없어 물속 수초가 그대로 보일 정도로 맑은 물빛을 자랑한다. 맑은 공기는 덤이다.이번에 필자가 탄 수상좌대가 놓인 곳은 제방 오른쪽 골짜기로, 예전에 조그마한 소류지가 있던 곳이다. 수상좌대는 최근 새롭게 만든 것이라 너무 깨끗하였고 전기가 공급돼 에어컨과 냉장고, 위성TV 등이 설치되어 있다. 그 외에 커피포트와 전자레인지가 구비되어 있고 난방은 전기패널을 사용 중이다.
좌대 바닥은 시멘트로 마감돼 꿀렁거림이 없고 폭이 넓어 한 면에 2명이 다대 편성을 해도 여유가 있었다. 또한 3면이 모두 포인트여서 적게는 3명, 많게는 6명까지도 다대편성 낚시가 가능해 보였다. 오래 전 배스가 유입돼 터가 센 곳이지만 붕어가 붙기 시작하면 4짜급이 마릿수로 나오는 낚시터이기에 하룻밤 낚시가 기대되는 곳이다.
▲ 좌대 바닥이 시멘트라 울렁거리지 않고 안정적이다.
대편성을 끝낸 얼마 후 관문낚시 임제연 사장님 부자가 도착하였다. 낚시도 하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영상에 필자를 담기 위해 찾아 주신 것이다. 낮에는 해가 정면이었지만 오후 6시가 지나자 해가 서쪽 나무 그늘에 걸리며 낚시 여건이 좋아졌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배달되어 온 저녁 식사를 일찌감치 마쳤다.
신광식 씨, 4짜 포함 하룻밤에 월척 4마리
▲ 낚시 첫날 초저녁에 옥수수 미끼로 올린 40.5cm 붕어를 자랑하는 필자.
아직 해가 남아 있던 오후 6시에 좌측에 있던 2.8칸 대 찌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옥수수어분글루텐을 달아 놓았었는데 그 찌가 멋지게 솟아오른 것이다. 정점에 다다랐을 때 챔질하니 강하게 저항하며 말풀 속으로 파고들어 버텼다. 그리고 물 위로 끌어낸 놈은 얼핏 봐도 4짜 붕어로 보였다. 계측자에 오른 녀석은 40.5cm짜리였다.
아직 해도 지지 않은 시간에 대물 붕어가 나오자 모두들 긴장상태로 찌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나 밤 11시가 될 때까지 그 어느 누구도 입질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4짜가 나왔던 낚싯대에서 옥수수 미끼를 잘라 먹는 상황이 목격됐으나 찌는 미동도 없었다. 아마도 첫 붕어가 나오면서 말풀을 휘저어 놓은 것이 원인 같았다.
밤 11시까지 버티며 집중을 했지만 더 이상의 입질은 없었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중에 빗소리에 깨어 다시 자리를 잡았다. 제법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찌를 바라보지만 야속한 찌는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다. 동이 트고 아침 입질을 기다려 보았지만 역시나 그 누구도 입질을 받지 못했다.오전 10시에 철수를 하며 다른 좌대를 탄 신광식 씨의 조과를 살펴보았는데 우리와 달리 제법 많은 붕어를 낚아놓고 있었다.
허리급 이상의 붕어가 4마리였고 가장 큰놈은 턱걸이 4짜붕어였다. 신광식 씨는 4마리 모두 어분글루텐에 입질했다고 한다. 다른 좌대에서도 조과가 있었지만 대부분 한두 마리로 전체적인 조황이 좋지 못했다.
철수한 다음날 관문낚시 임제연 사장님이 사진을 보내왔는데 사진 속에는 마릿수 조과가 담겨있었다. 차츰 아침 기온이 높아지면서 수온도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조만간 최고의 피크 시즌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 화곡지에서 올라온 월척들.
▲ 필자가 올린 40.5cm 붕어를 계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