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으로 촬영한 대호 상 6류 출포리의 분리수거장 앞 연안. 봄붕어를 노리기 위한 연안 낚시인과 보트가 몰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지난 3월 24일, 간만에 만난 조우 노영삼 씨와 함께 초봄부터 조황이 꾸준하다는 대호 최상류 출포리를 찾았다. 오후 늦은 시간에 포인트에 도착해보니 바람이 세게 불어 좌대만 편성하고 휴식을 취했다. 우리가 찾은 곳은 일명 논둑 포인트로 쓰레기 분리수거장이 있는 곳으로 인근에 보트낚시인들이 보트를 내리는 곳이 바로 옆에 있다.

금요일 저녁이라 빈자리가 없을 줄 알았는데 자리가 몇 곳 비어 있었다. 노영삼 씨는 차가 들어갈 수 있는 둑길로 들어와 첫 번째 자리에 앉았고 나는 논둑 중간에 자리를 잡았다. 맞은편에 삭아 내린 부들이 듬성듬성 있는 곳으로, 2년 전 45cm의 대물 붕어를 낚았던 바로 그 자리였다. 이 자리는 부들 근처에 찌를 세워야 한다. 바로 앞은 골자리라 너무 깊고 수초가 없어 피해야 한다.

▲ 출포리 분리수거장 앞 논둑 포인트. 매년 봄마다 포인트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 노영삼 씨는 차가 진입할 수 있는 논둑의 초입에 자리를 잡았다.

좌대를 펴고 앞으로 1.5m 이상 나갔지만 부들의 빈 공간에 찌를 세우기 위해서는 4.6칸 이상의 긴 대가 필요했다. 요즘 낚시인들은 4.6칸이 그리 긴 대가 아니라고들 말하지만 필자에게는 버거운 길이다. 게다가 바람까지 많이 타는 포인트라서 고전이 예상됐다. 포인트를 정하고 서둘러 좌대와 텐트를 설치하고 나니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저녁을 먹은 후 캡라이트를 밝힌 채 하나하나 대편성을 시작하였다. 너무 늦게 대를 폈고 거리가 있다 보니 3.6칸부터 4.6칸까지 모두 9대만 편성하고 밤낚시를 시작하였다.

▲ 필자의 대편성.

보트 조황은 좋은지 금요일 저녁 시간 임에도 본류권으로는 보트가 수 십 대 떠 있었다. 그중에는 노지 포인트와 20여m 떨어진 곳까지 보트를 밀고와 마주보고 대를 펴는 사람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 출포리 수면에 뜬 보트들. 주말에는 100대 이상이 뜨고 있다.

올해는 밤낮으로 바람 불어 낚시에 어려움 심해

대호는 방조제부터 본류권이 시작하여 적서리를 지나며 두 개의 큰 줄기로 나눠진다. 오른쪽 최상류인 무장리수로까지의 약 16km, 왼쪽 최상류권인 정미면 옥현리까지의 약 14km 구간이며 수심이 얕고 부들, 갈대 등이 잘 발달된 많은 가지수로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출조했던 출포리권은 오른쪽 줄기의 상류권에 해당 되는 곳으로, 서산시의 원천천 대요리수로 맞은편에 해당하며 당진시 대호지면소재지와도 인접해 있는 곳이다.

이곳은 도로와 포인트 사이에 논이 존재하고 있어 논둑이 포인트가 되며, 논둑을 따라 약 30~50m는 걸어야만 접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수초 형성에 따라 짧은 대부터 긴 대 까지 고루 사용할 수 있는 곳이다. 농민들의 농사용 비닐 수거장 옆으로 주차공간도 어느 정도 확보돼 있어 주차자리와 본부석 자리도 여유가 있는 편이다.

▲ 갈대 옆에 채비를 바짝 붙여 밤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어둠 속에서 어렵게 9대의 대편성을 마치고 밤낚시를 시작했지만 입질 한 번이 없었다. 이 시기 대호만은 밤낚시가 잘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 열심히 해봤으나 그 누구도 입질을 받아내는 사람이 없었다.

초저녁에 입질이 없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 낚시를 시작했다. 서서히 동이 터 올 무렵, 오른쪽에 세워져 있던 3.8칸 대의 찌가 살짝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챔질에 성공하여 만난 첫 붕어는 기대에 못 미치는 24cm의 작은 붕어였다. 이후 동이 완전히 튼 이후로는 별다른 입질이 없었다. 다만 내 왼쪽에 앉은 낚시인은 블루길 성화 속에서도 가끔씩 붕어 입질을 받아 5마리를 낚아 놓은 상태였다. 미끼는 지렁이. 이에 나도 미끼를 지렁이로 바꾸어 보았으나 바람이 터지는 바람에 낚시가 어려웠다.

이 와중에도 눈길을 끄는 조과가 있었다. 멀리서 릴낚시(일명 시까끼낚시)로 붕어를 노리던 낚시인이 허리급 이상의 붕어만 12마리를 올린 것이다. 최근 아침 기온이 0도까지 떨어진 것이 붕어들이 멀리 빠져버린 원인 같았고 그 결과 릴낚시로 폭발적인 조과를 올린 듯했다.

낮에는 지렁이, 밤에는 떡밥이 유리

이번 출조는 그간의 대호 출조 중 10년 만에 겪는 가장 저조한 성적이었다. 단골 낚시인들은 유독 올해는 봄에 바람이 불고 일교차가 큰 것이 원인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 결과 과거처럼 특정 시기에 붕어들이 산란하는 모습도 보기 어렵고 조황도 기복이 심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보트낚시에서는 양호한 조황을 보여주었지만 외부 영향에 민감한 연안낚시에서는 그 변화를 크게 느끼는 중이다.

참고로 대호 붕어낚시는 낮에는 블루길과 살치 성화가 심하지만 떡밥보다는 지렁이로 정면승부를 거는 게 유리하다. 블루길을 낚아내다 보면 큰 씨알의 붕어가 종종 걸려들기 때문이다. 반면 밤에는 옥수수글루텐 같은 떡밥이 잘 먹히니 참고 바란다.

▲ 낮 시간에 성화를 부린 살치.

▲ 오영삼 씨가 허리급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 필자가 올린 조과. 중치급이 주류를 이뤘다.

내비 주소 당진시 대호지면 출포리 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