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와 함께 먼바다 오징어낚시를 출조한 이지호 씨가 

다단채비를 사용해 오징어(정식명칭 살오징어) 두 마리를 동시에 올렸다.

올겨울은 유난히 기상이 좋지 않은 날이 많다. 겨울엔 바람이 강하고 많이 분다고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나쁜 날씨 탓에 출조가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 두족류낚시를 즐기는 루어낚시인들은 대부분 겨울이면 두 가지 어종을 즐기는데 그중 하나가 심해 갑오징어며 다른 하나는 먼바다 오징어(살오징어)다.

2년 전만 해도 먼바다 오징어낚시를 나가면 70~80마리는 낚을 수 있었으나 작년부터 마릿수가 줄은 것인지 아니면 바다 상황이 변한 것인지 오징어를 보기가 힘들어졌다. 벌써 몇 번째 조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별 소식이 없다가 지난 3월 초에야 80마리를 낚았다는 소식을 듣고 출조길에 올랐다.

조상기, 전동릴, 이카메탈 중 어떤 게 좋을까?

▲진해 뉴월드호에 승선한 낚시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오징어를 노리고 있다. 

비 소식이 있지만 오징어가 나온다니 일단 출항했다. 3월 1일, 오후 3시30분에 진해에서 뉴월드호를 타고 약 3시간을 달려 홍도와 대마도 사이에 있는 포인트에 도착했다. 수온이 좋지 않기에 다시 배를 조금 이동해서 자리를 잡고 물돛을 놓았다. 발전기가 돌아가고 집어등이 켜지니 과연 얼마나 잡힐지 기대가 되었다.

먼바다 오징어낚시 테크닉은 3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조상기를 이용한 주낙으로 10단 채비가 달린 꼰사를 손으로 당겼다 놓았다 하면서 액션을 주고 오징어를 낚는 방법이다. 둘째는 갈치대나 긴 낚싯대를 이용해 10단채비를 내려 주로 전동릴로 액션을 주는 방식이다. 셋째는 이카메탈 장비를 이용하는 것인데 주로 삼봉 에기나 오징어스틱을 사용한다.

나는 셋째 방법으로 가벼운 채비를 사용하여 액션을 크게 주어 오징어에게 어필하는 방법으로 낚시를 했다. 그 이유는 오징어는 주로 채비가 내려오거나 움직이는 것에 반응을 하기에 기존 한치낚시의 액션보다는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필자의 오징어 장비. 이카메탈 로드에 10단 채비를 사용했다.

▲오징어스틱

같은 수심을 노려 오징어를 피워 올려라

낚시를 해보니 겉조류와 속조류가 달랐다. 수면에선 조류가 우측으로 흐르지만 속조류는 좌측으로 흘렀다. 이런 날엔 채비 엉킴이 심하다.

이카메탈 채비는 추의 무게를 30호로 통일하는데 이날은 10호를 더 추가해야 할 정도로 채비 엉킴이 심했다. 낚싯대 2대를 운영해서는 힘들어서 1대만 사용. 한동안 소강상태가 이어지다 보니 액션을 넣는 힘이 점점 빠졌다.

그러다가 1시간 정도 흐른 뒤 선수 좌측에서 ‘쌍걸이’가 올라왔다. 이윽고 선수 반대편에서도 입질이 들어왔다. 무리지어 다니는 오징어의 특성상 선수에서 입질을 받으면 선미 쪽으로 로드 하나씩 입질이 들어오는데 수심을 못 맞춘 로드만 조용할 뿐 잠시나마 피딩이 왔다.

먼바다 오징어낚시는 한치낚시와 마찬가지로 주변 낚시인과 수심 공유가 중요하다. 오징어를 혼자 잡기보다는 무리가 흐트러지지 않게 여러 개의 채비가 머물러 있는 것이 전체 조과에 도움이 된다. 간혹 조과 욕심 때문에 수심을 내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어군이 내려가서 전체적으로 입질 빈도가 떨어지게 된다.

▲이카메탈, 오징어스틱, 스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오징어를 낚은 낚시인들. 위부터 김상재, 김성우, 필자, 이지호 씨.

갈치에 이어 대형 한치도 등장

▲오징어낚시 중 올라온 갈치.

수심 40m에서 오징어가 잡히더니 30m 그리고 20m까지 오징어의 입질이 왔다. 허나 그것도 잠시. 갈치 떼가 들어왔는지 액션을 주고 스테이 상태에서 루어를 탁탁 건드리는 입질이 이어졌다. 오징어낚시에 사용하는 스틱은 긴 물고기 모양이 많은데 베이트피시라 생각한 갈치 어군이 점점 상층으로 올라온 것이다.

처음 갈치가 잡힌 수심은 50m였으나 점점 올라와서 수심 10m에서 갈치가 움직이고 있었다. 갈치는 보통 액션을 빠르게 줄 때 덤비지만 그 수가 많으면 가만히 둔 채비도 건드린다. 심지어 수심 5m권에서 원줄인 합사를 끊어 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오징어가 갈치를 잡아먹긴 하지만 그 수가 많으면 건드리지 못한다. 이번 출조의 대상어는 아니지만 그 개체수가 생각 이상으로 많기에 여름이 오기 전 갈치 지깅도 한번 나가보려 한다.

낚시하는 도중엔 비도 조금씩 왔지만 새벽에 터진 피딩으로 어느 정도 마릿수 조과를 채울 수 있었다. 반가운 소식이라면 오징어 사이에서 커다란 한치도 볼 수 있었고 마릿수도 꽤 많다는 것이다. 곧 본격적인 오징어배낚시 시즌이 열릴 것으로 보이며 ‘터졌다’는 소식이 들리면 주저 없이 출조길에 올라도 좋을 것 같다.

▲물칸에 살린 오징어

▲함께 출조한 김종국 씨의 아이스박스에 담긴 오징어. 상단은 살오징어이며 하단은 한치다.

▲철수한 후 아이들을 위해 만든 오징엇국과 오징어순대.

출조 문의 010-6431-9532(진해 뉴월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