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섬 노랑섭날 포인트에서 바라본 성건여. 빠르고 강한 조류 속에 대물이 우글거리는 곳이다.

지난 3월 4일, 바다의 수온이 최저점을 찍고 상승한다는 3월을 맞아 6짜 감성돔 얼굴을 보기 위해 가거도로 향했다. 이번 원정은 내가 속해있는 푸가 필드스탭들과의 동행이었다. 진도 서망항에서 낚싯배를 타기로 한 터라 광주에 사는 나는 개인 출발, 부산과 김해에서 넘어오는 회원들은 출조방 버스를 이용해 서망항에 도착했다.

서망항을 출발해 3시간30분만에 가거도에 도착했다. 민박집에 짐을 풀고 아침을 먹은 뒤 곧바로 출조 준비를 마쳤다. 이번 일정에서는 1구의 한보민박을 이용했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인 만큼 ‘빡시게’ 일정을소화해야 될 상황이었다.

오리똥싼여에서 첫날 5짜급 2마리 견인

6시40분쯤 종선 배에 올라 첫날 내린 포인트는 오리똥싼여였다. 발판이 협소해 낚시하기에는 다소 불편했지만 그만큼 좋은 자리일 것이라는 예상이 들었다. 이날 물때는 4물. 수심을 확인해보니 발밑 수심이 10m, 갯바위에서 20m 정도 벗어나면 12~13m가 나왔다.

조류는 우측에서 밀려와 갯바위로 붙는 조류였다. 채비는 중경질 1호대에 원줄 2.5호, 목줄 2호, 찌는 3호, 바늘은 감성돔바늘 4호를 쓴 반유동이었다. 낚시 시작 2시간이 지난 9시30분경 발밑에서 첫 입질을 받았다. 먼 뱃길을 달려온 나를 알아서 반기는 것인지, 첫 입질에 5짜 감성돔이 히트됐다. 이 맛에 낚시인들이 ‘가거도! 가거도!’를 외치는구나 싶었다.

다시 목줄과 바늘을 정비해 낚시를 시작했고 1시간 후 또 한 번의 입질이 발밑에서 들어왔다. 이번에도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아예 낚싯대를 물속으로 끌고 들어갈 기세였다. 하지만 나에게 포기란 없다. 한참의 버티기 끝에 뜰채에 담긴 녀석은 48cm였다. 오전 시간에는 이 두 마리로 손맛을 볼 수 있었다.

오후에 자리를 옮긴 포인트는 본섬 포인트인 때밭이라는 곳이었다. 수심은 7~8m였고 멀리 캐스팅해 발 앞으로 끌고 들어와야 하는 포인트였다. 그러나 오후 포인트에서는 아쉽게도 조류 움직임이 약해 입질을 받지 못하고 오후 4시경 철수했다.

▲가거도 입성 첫날 50cm 감성돔을 올린 필자.

▲필자가 5짜 감성돔을 낚을 때 사용한 푸가의 론투 2호 구멍찌. 체적이 작아 입수 저항이 적은 찌다.

▲필자 일행이 첫날 올린 감성돔들.

가거도까지 와서 5짜는 서운하다고?

▲가거도의 특급 포인트 큰 납데기에 내린 낚시인들.

둘째 날은 아침 6시40분에 출항, 첫 포인트로 큰납데기 뒤쪽에 있는 오른쪽 홈통에 내렸다. 이날은 푸가 필드스탭 멤버인 김상윤 고문님과 함께 내렸다. 낚시를 아주 잘 하시는 분이라 대물을 기대해보며 열심히 낚시에 집중했다.

이곳은 조류 소통이 아주 복잡한 곳이다. 조류를 마주보고 낚시해야 하는데 포인트를 확실하게 정하고 낚시해야 감성돔을 낚을 수 있다. 큰납데기를 보고 낚시하면 왼쪽으로는 발밑 수심 7~8m이고 20m 정도 나가면 13m가 나온다. 수심이 급격하게 깊어지는 곳으로 오른쪽 발밑 수심은 9~10m이다. 3구 방면으로 수중여가 뻗어 있으며 30m 이상 나가면 수심 13m가 나온다.

아침 조류를 보니 납데기에서 밀려오는 조류와 3구 쪽에서 밀려오는 조류가 만나는 곳에 수심 13m를 주고 낚시를 시작했다. 9시경 김상윤 고문님이 첫 입질을 받았다. 역시나 5짜에 육박하는 씨알 좋은 감성돔이었다. 하지만 김상윤 고문님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가거도까지 온 이유는 6짜를 보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김상윤 고문님이 첫 고기를 올리고 10분 후 나에게도 입질이 들어왔다. 그리고 이번에도 5짜에 육박하는 씨알이었다. 오전 10시30분이 되자 조류가 이상하게 흐르기 시작하며 입질이 뚝 끊겼다.

11시30분에 도시락 배달이 와 포인트 여건을 물어보니 지금은 조류가 너무 복잡해 낚시가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서둘러 짐을 싼 뒤 포인트를 이동했다.

▲진도 서망항에서 가거도로 출발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했다.

▲김상윤 고문님이 방금 올린 5짜급 감성돔을 보여주고 있다.

▲가거도항 입구. 갯바위에 설치된 첨성대 모형이 이채롭다.

잡어 성화 많은 곳에서는 옥수수, 깐새우 필수

점심식사 후 다시 낚시를 시작하였다. 수심 13m를 주고 장타를 치자 찌가 오동여 콧부리 방향으로 흘러갔다. 채비가 80m가량 흘러갔을 즈음 찌가 시야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입질을 직감하고 힘차게 챔질하자 묵직한 손맛이 전해졌다. 너무 멀리서 입질을 받다보니 녀석의 얼굴 보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올라온 녀석은 50cm짜리였다.

이렇게 이틀간의 5짜급만 3마리를 낚아 기본 손맛은 충분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6짜 상봉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만 했다.

마지막 철수 날은 포인트 편차가 유독 심해 회원들이 많은 고생을 했다. 대체로 본섬보다는 여쪽에서 감성돔이 많이 낚였고 잡어인 학꽁치, 노래미, 볼락 성화가 심한 곳도 많았다. 반대로 아예 생명체가 없는 것처럼 아무런 입질이 없던 곳도 있었다고 했다. 나는 일정 내내 크릴만으로 낚시했지만 잡어가 많은 곳에서는 가급적 깐새수와 옥수수 미끼 사용을 권한다.

3월의 가거도 감성돔낚시는 마릿수보다는 씨알 위주, 6짜급을 목표로 두고 출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시기에는 목줄도 최소 2호가 기본이며 3호 목줄도 준비해 여밭에서의 파이팅에 대비해야할 것이다.

▲필자가 올린 3마리의 5짜급 감성돔과 푸가의 무사시 2.5호 목줄.

▲둘째 날에도 5짜 감성돔을 올린 필자.

▲가거도에서 정출을 치른 푸가 필드스탭의 기념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