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완사지 취재에서 필자 일행이 지난 밤과 아침에 낚은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좌측부터 필자, 노만우, 김태석 씨.

추위가 한풀 꺾인 지난 2월 25일, 필자는 경남 사천시 곤명면 정곡리의 완사지를 찾았다. 완사지는 10여 년 전부터 몇 번 낚시한 곳이다. 예전에는 딸기하우스 앞과 상류에서 낚시를 많이 했는데 최근에는 딸기하우스 쪽에 철망을 설치하여 낚시를 하지 못하고 제방 등 그 외 지역에서 낚시를할 수 있다.

완사지는 원래 이름이 없는 유휴지다. 유휴지란 사용하지 않는 땅이나 저수지를 말하는데, 식수원인 진양호로 유입되는 물을 이곳에서 침전시킨 후 배출하고 있어서 저수지 형태가 된 것이다. 낚시인은 완사역 뒤에 있는 저수지라는 뜻에서 완사지라고 부고 있다.

완사지는 1970년에 진양호를 완공하면서 만들어졌다. 만수면적은 2만8천평이고 서식 어종은 진양호와 같이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고 그 외 붕어, 떡붕어, 잉어, 가물치, 동자개, 메기 등이 살고 있다.

▲지렁이 미끼에 잘 올라오는 블루길. 밤에는 가끔 동자개도 낚인다.

완사지는 사계절 낚시가 되지만 낚시인은 주로 날씨가 추워지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자주 찾는다. 이때는 다른 저수지의 시즌이 끝나는 시기지만 완사지는 저수지 옆에 딸기하우스에서 수막시설 가동에 사용한 물을 배출해 웬만한 추위에는 얼지 않아서 낚시를 할 수 있다.

▲완사지 제방 좌측 동쪽에서 바라본 완사지 전경. 연안에 뗏장수초가 발달했으며 건너편에는 딸기하우스가 있어 밤에는 지하수 물이 유입된다.

▲딸기하우스의 수막시설에서 나온 물이 배수구를 통해 진양호로 흘러들고 있다.

▲제방 초입에서 장박 낚시를 한 대구의 이규현(산내들) 씨가 주말에 철수하면서 낚은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진양호 유입수를 가둬뒀다가 배출하는 곳

지난 2월 26일 아침, 필자는 대구의 노만우 씨와 김태석 씨와 함께 완사지에 도착했다. 노만우 씨와 필자가 먼저 도착했고 오후에 김태석 씨가 합류했다. 아침에 도착하여 저수지를 둘러보니 상류에도 몇 명의 낚시인이 자리를 잡고 있어 필자 일행은 하류 제방으로 자리를 잡았다.

상류에는 낚시 장비를 날라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제방에는 손수레만 있으면 거리가 멀어도 쉽게 이동할 수가 있어서 제방을 택한 것이다.

제방에서 가까운 곳에도 낚시인이 있어서 필자 일행은 낚시인이 없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손수레는 집에서 준비를 해왔다. 제방은 시멘트길이 있어서 손수레만 있으면 많은 장비를 쉽게 옮길 수 있었다. 차는 제방에서 가까운 북쪽 배수장 주위에 세워두고 노만우 씨는 제방에서 가까운 빈자리에 자리를 잡고 필자는 제방 초입에서 180m 정도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손수레에 짐을 싣고 완사지 제방으로 진입하고 있다.

▲필자 일행이 자리를 잡은 제방 초입. 주말인데도 낚시인이 많지 않다.

자리를 둘러보니 연안 전역에 뗏장수초가 발달해 있고 낚시인이 일정 간격마다 뗏장수초를 제거한 것이 보였다. 빈자리가 있으면 별도의 수초작업 없이도 낚시할 수 있는데 상류에는 뗏장수초의 폭이 좁아 별도의 작업 없이도 낚시할 수가 있지만 제방에는 수초작업이 된 곳에서 낚시하면 된다.

자정 넘어 시작된 입질

저수지에서 낚시할 곳은 10여 군데가 있다.

하지만 모두 차에서 내리면 거리가 먼 것이 단점. 수심은 상류와 하류가 거의 차이가 없고 전체적으로 1.5m 전후가 나온다. 제방에서 봤을 때 좌측 동쪽의 수심이 조금 더 깊게 나온다.

필자는 좌대를 펴서 6칸 대부터 5.4칸 대까지 10대를 폈다. 지금은 연안 뗏장수초 주변으로 알자리를 찾아 붕어가 이동하는 시기가 아니어서 긴 대 위주로 편 것이다. 미끼는 지렁이와 옥수수 미끼를 사용했고 해가 지기 전부터 밤낚시 준비를 했다.

오후에는 햇볕으로 인해 표층수온이 올라가서 찌몸통에 기포가 생겨 입질이 아닌데도 찌톱이 조금씩 올라와서 좁쌀봉돌을 물려 밤낚시를 준비했다. 초저녁까지 기포로 찌도 조금씩 올라오고 입질다운 입질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오후 9시경 첫 입질을 받았다. 옥수수 미끼에 월척 붕어 1수를 낚았다. 하지만 이후에는 또 입질다운 입질이 없었다.

자정이 지나서 표층수온이 내려가 찌에 기포도 사라져서 붕어의 입질을 기다렸는데 자정 이후부터 가끔 한 번씩 붕어의 입질이 들어왔다. 필자는 쌍바늘채비에 지렁이와 옥수수 미끼를 사용했는데 입질 빈도는 지렁이와 옥수수 모두 높았다. 다만 월척 붕어는 옥수수 미끼에 자주 올라왔다.

오전 6시까지 낚시하며 필자는 10수의 준척과 월척 붕어를 낚았다. 함께 온 노만우 씨와 김태석 씨의 조과는 낱마리. 오전 9시까지 한숨 누워 자고 오전에 낚시를 했는데 오전에는 노만우 씨와 김태석 씨도 월척 붕어를 낚아내는 모습이 보였다. 오전까지 필자 일행의 조과는 월척 10수와 준척 6수 등 20cm급 10여 수였다.

출조할 때 염두에 둘 점이 있다면 찌맞춤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수온이 올라가면 찌몸통에 기포가 생겨서 찌가 서서히 올라오는 현상이 생기는데 찌맞춤을 무겁게 하든지 아니면 현장에서 좁쌀봉돌을 물리는 방법이 있다.

▲필자가 완사지에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혼자서 준월척 10마리를 낚았다.

▲노만우 씨가 아침에 낚은 38cm 월척 붕어.

▲필자 일행이 완사지에서 거둔 조과.

내비 주소 곤명면 정곡리 981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