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초대리지에서 아침을 맞은 필자가 미끼를 갈고 채비를 던져 넣고 있다. 삭은 수초 주변을 노렸다.

해빙 후 봄붕어를 만나기 위해 수로와 저수지를 돌아보았다. 강한 바람과 늦추위에 여건이 녹록치 않아 낚시는 고행의 연속이었고 조과도 저조했다. 철수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충남 당진에 있는 초대리지가 떠올랐다. 지난해 가을부터 이곳에 관심을 가지다가 답사 차 가본 적이 있는데 다른 저수지에 비해 유난히 물색이 좋아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철수길에 방향을 돌려 초대리지로 향했다.

답사 때 확인한 물색 마음에 들어 ‘고고’

▲초대지 상류 전경. 주말이면 좌우 연안으로 많은 낚시인들이 몰리는 포인트다.

충남 당진시 신평면 초대리에 있는 초대리지는 12만7천평(약42만㎡) 규모의 저수지다. 몇 해 전만 해도 어자원이 풍부해 얼음낚시가 잘되었고 상류 지역에 부들수초와 줄풀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붕어가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이었다. 그런데 최근 한국농어촌공사가 수질개선사업으로 시설공사를 하면서 수초군락은 사라져 버렸다. 그래도 제방 우안은 곳곳에 수초가 있으며 좌안은 거의 수초가 없다.

▲초대리지 좌안 풍경. 수초가 없어서 휑한 모습이다.

▲우측 연안에는 각종 수초와 나무로 포인트가 형성되어 있다.

초대리지에 도착해 지난해 가을에 눈여겨 두었던 제방 우안 수초지대로 향했다. 평일이라 그런지 다른 낚시인이 없었다. 삭은 부들수초와 물속에서 자란 나무 언저리를 공략했고 수심은 1~1.2m로 적당했다. 채비 투척에 장애가 되는 나뭇가지를 제거하고 대편성을 했고 바람이 부는 상황이었지만 우측 나무가 바람을 막아주어 채비 투척에 불편함이 없었다.

낮에 지렁이 미끼로 낚시를 했지만 아무런 반응을 볼 수가 없었다. 서둘러 저녁을 먹고 자리로 돌아와 밤낚시 준비를 하면서 미끼를 글루텐으로 바꾸고 목줄도 이물감을 줄이기 위해 부드러운 합사 목줄로 바꾸어 밤낚시를 시작했다.

해가 지면서 바람이 약해지고 찌불을 밝힐 즈음 수면도 잔잔해져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찌불을 밝힌 지 40분쯤 지났을까? 첫 입질이 왔다.

정면 부들수초 언저리에 두었던 4칸 대의 찌가 한마디 오르더니 옆으로이동을 하는 것을 보고 챔질을 하는 순간 낚싯대를 통해 전해져 오는 묵직함은 월척급 붕어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삭은 부들수초를 넘겨 연안으로 올린 붕어는 체고가 좋은 36cm 붕어였다. 며칠을 돌아다니면서 월척을 못 낚았는데 첫수에 월척을 낚으니 그동안의 피로감이 가시는 듯했다. 다시 50분쯤 후 정면 4.8칸 대의 찌가 살짝 오르다 내려가더니 계속 꼼지락거리기만 했다. 챔질을 할까 말까 고민하던 중 다시 오르기에 챔질을 했는데 헛챔질이 되었고 이어진 3.2칸 대 입질엔 8치 붕어가 올라왔다.

며칠간의 마음고생을 잊게 해준 월척 붕어

입질은 계속 이어졌다. 헛챔질을 하거나 수초에 걸려 붕어가 빠지기도 했지만 6~8치 붕어는 새벽까지 계속 입질을 했다. 마지막으로 새벽 4시 반에 34cm 월척 붕어를 한 마리 더 올렸으며 날이 밝아오면서 입질이 끊어졌다.

▲지난 밤에 낚은 조과를 보여주는 필자.

▲살림망에 가지런히 정리해둔 붕어. 최대어는 36cm.

입질 시간은 그날 기온에 따라 다르겠지만 출조한 날에는 찌불을 밝히고 9시까지 집중되었고 이후 날이 밝기까지 간간이 입질을 볼 수 있었다. 아직 수온이 낮아서인지 시원하게 찌를 밀어 올리는 입질은 없었다. 대체적으로 입질 폭이 작았다. 큰 씨알은 예신에서 본신으로 바로 이어지는 반면 작은 씨알은 예신이 있은 후 한참 후에 찌를 올렸다.

미끼는 옥수수, 지렁이, 글루텐을 사용했다. 옥수수는 아직 이른 것 같고 글루텐 떡밥이 효과적이었다. 앞으로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 그만큼 붕어 활성도도 좋아져 입질 패턴이나 조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내비 주소 송악읍 영천리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