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산란피크에 접어들 것 같습니다.” 수원에서 온 양은희(팅커벨), 문열철(피터팬) 부부가 

대호 출포리 분리수거장 앞 포인트에서 거둔 월척과 준척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대호의 봄붕어낚시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은 매년 2월 중순경 최상류에 속하는 무장리수로에서 가장 먼저 터진다. 무장리수로보다 더 상류인 해성리권도 봄철 핫 포인트이지만 해성리까지 봄붕어가 올라붙으려면 적어도 3월 중순은 넘겨야 한다. 올해도 이 기사가 나갈 3월 15일 즈음 연중 최고의 씨알 피크를 맞은 전망이다.

▲무장리수로에서 직공낚시로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

무장리수로는 수로라는 명칭이 붙었지만 실제로는 본류권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연안 바로 앞에 부들과 갈대가 밀생하다보니 그 너머 수면이 보이지 않아 좁은 수로로 보일 뿐 실제로는 건너편 연안까지의 거리가 200m에 달하는 본류다.

▲해성리수로 홈통에서 붕어를 노리는 김중탁 씨.

무장리수로를 따라 상류로 계속 올라가면 폭 20m 수준의 좁은 수로가 나오는데 이 구간부터를 해성리수로라고 부른다(지도를 놓고 봤을 때 좌안은 무장리에, 우안은 해성리에 속하지만 낚시인들은 편의상 무장리수로 위쪽 구간인 최고 상류를 해성리수로로 구분해 부른다).

무장리수로와 해성리수로는 거리상으로는 고작 1km남짓 차이나지만 시즌은 극명하게 구분된다. 해성리수로는 3월 중순은 돼야 본격 입질이 붙는 반면 그보다 하류인 무장리수로는 해빙 직후인 2월 중순부터 입질이 터지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해빙기 특수로, 이때는 본격 산란기에 구경할 수 있는 허리급 월척도 종종 구경할 수 있다. 이 시기의 특징은 여전히 추운 ‘겨울 시즌’임에도 낮보다는 밤낚시가 잘 되고 떡밥이 잘 먹힌다는 점이다.

이 보름 남짓한 해빙기 특수를 일부 대물 낚시인들은 ‘영등붕어 시즌’이라고 따로 부르곤 했는데 경상도 지역에선 이 시기에 참붕어를 사용해 굵은 월척을 낚아내곤 했다. 이때는 낮보다는 밤에 주로 입질이 활발하며 수심도 2m로 깊고 바닥도 맨바닥인 곳에서 입질이 활발하다.

그러나 이 해빙기 특수는 3월 초에 꽃샘추위가 찾아오는 것과 동시에 막을 내리게 된다. 아울러 씨알도 급격히 잘아져 8치~9치급이 주종을 이루고 턱걸이 월척도 구경하기 힘들어진다. 보통 3월 초~3월 중순까지에 해당하는데, 이 현상은 매년 반복되고 있음에도 낚시인들의 해석은 여전히 분분하다. ‘올해는 수온 상승이 더디다’거나 ‘올해는 윤달이 끼어서 시즌이 늦다’ 거나 하는 식이다.

따라서 지금이 본격 산란 특수에 접어들었는지 아닌지를 가늠하려면 여전히 밤낚시가 잘 되고 있는지(미끼는 떡밥이 잘 먹힘)를 확인하면 된다. 밤낚시가 되고 있다면 아직 산란 특수기에는 접어들지 않은 것이며, 반대로 더 이상 밤에는 입질이 없다면 조만간 ‘낮낚시+지렁이’ 위주의 본격 산란기낚시가 시작될 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

▲초봄 시즌의 주력 미끼인 지렁이.

영등철엔 밤낚시 잘 되고 떡밥도 잘 먹혀

▲“월척에서 약간 빠집니다.” 광명에서 온 김중탁 씨는 해성리수로에서 9치급 붕어로 손맛을 봤다.

지난 2월 18일에 둘러본 무장리수로와 맞은편 출포리 연안, 해성리수로는 앞서 언급한 영등붕어 시즌의 막판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만나는 낚시인마다 “일주일 전에는 얼음이 남아있는 상황에서도 월척급 붕어를 여러 마리 올렸다. 그러나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입질도 뜸해졌고 씨알도 9치 전후로 잘아졌다”고 말했다.

▲취재일이었던 3월 1일, 무장리수로 갈대밭을 직공낚시로 공략해 푸짐한 조과를 거둔 부천의 구본근 씨.

부천에서 온 구본근 씨는 “어제 밤에 일곱 마리를 낚았는데 모두 밤 열시부터 새벽 네 시 사이에 올린 것들이다. 낮에는 밤보다 입질이 더디고 씨알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무장리수로 논둑에 자리한 낚시인들의 살림망마다 네댓 마리씩의 붕어가 담겨 있었지만 월척을 넘기는 놈은 구경하기 힘들었다.

좀 더 상류로 올라가자 해성리 구간에도 낚시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호황기라면 빈자리가 없어야할 곳인데 아직 시기가 일러서인지 텅텅 비어있었다. 부천에서 온 구본근 씨 일행은 수초 없는 맨바닥에 찌를 세웠는데 수심은 2m에 육박했다. 인터뷰에 응한 광영에서 온 김중탁 씨는 아침에 9치급 붕어를 올렸으며 최근의 입질 패턴을 파악한 듯 낮보다는 밤에 기대를 거는 눈치였다.

상류로 올라가 다리를 건넌 뒤 맞은편 출포리 연안으로 이동해 보았다.

일명 쓰레기 분리수거장 포인트에 도착하자 연안 낚시인들과 보트낚시인들이 낚시에 한창이었다. 이곳 역시 연안 조황은 썩 좋지 못했다. 보트낚시인만 꾸준히 입질을 받아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붕어들의 연안 접근이 아직은 이른 듯했고 씨알도 월척을 넘기지는 못했다. 이날의 분위기는 말 그대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였다.

▲매년 봄 시즌에 낚시인들이 몰리는 대호 출포리 분리수거장 앞.

▲출포리 분리수거장 앞 포인트에서 붕어를 히트한 문열철 씨.

▲출포리 보트 띄우는 곳. 예전보다 주차공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3월 15일~4월 15일 사이에 피크 맞을 듯

낚시춘추 4월호 마감이 한창이던 지난 3월 7일, 서산 일번지낚시에 전화해 최근 조황을 묻자 신통치 않은 반응이 전해져왔다. 그 사이 일교차가 큰 날이 많아서인지 여전히 ‘미지근한’ 조황만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3월 둘째 주말을 기해 기온이 10도 가까이로 올라간다는 예보가 나오고 있어 이 기사가 나갈 시점인 3월 15일 무렵이면 본격 산란 피크에 접어들지 않을까 예상되고 있다.

▲서산에서 온 배대성 씨는 출포리 보트낚시로 재미를 봤다.

결국은, 제 아무리 2월 중순에 반짝 호황이 있었다 해도 본격 산란 피크는 3월 중순부터라는 것이 올해도 입증되고 있는 셈이며 일부 낚시인들이 주장하는 ‘올해는 윤달이 끼어 시즌이 늦다’는 설은 근거가 부족하다. 정말 윤달 영향이라면 모든 시즌이 순차적으로 늦어져야 하는데 민물낚시이건 바다낚시이건 간에 그런 경우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로 고기가 잘 낚여야할 시기에 조황이 부진하면 그만큼 시즌이 늦어지는 게 아니라, 그 상태로 맥없이 시즌이 종료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문의 010-6505-7887(서산 일번지낚시)

가는 길 내비에 무장리수로는 ‘지곡면 대요리 1155’, 출포리는 ‘대호지면 380-4’를 입력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어느 장박낚시인의 낚시텐트. 텐트 안에 쓰레기봉투를 비치해 놓고 있었다.

▲방치된 불법 좌대. 낚시터의 흉물로 남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FISHING GUIDE

직공낚시 때 장화는 필수

직공낚시에 많이 쓰이는 낚싯대는 5칸 이상 대다. 그래야 먼 거리의 좁은 수초구멍을 쉽게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상 거리는 6칸 대를 써야하는데 5칸 대와 6칸 대는 무게 차이가 크게 나 다루기 쉽지 않다. 따라서 직공낚시만을 즐긴다면 장화(가급적이면 바지장화)를 필수로 준비하는 게 좋다. 수심이 얕은 수초밭에서는 무릎 깊이만 들어가도 노릴 수 있는 포인트 범위가 크게 넓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낚싯대도 4칸~5칸 사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피로감도 덜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