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권 봄붕어 명소로 떠오른 태안 이원호 일자수로.

본격적인 봄붕어 핫시즌을 맞아 중부권 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서산·태안권 봄붕어 명당을 살펴보는 르포 기사를 마련했다. 지난겨울은 유난히 추웠고 초봄에도 기온차가 커 조황 부침이 심했다.

꽃샘추위도 기승을 부린 영향인지 3월 중순 현재까지도 조황이 오리무중인 곳들이 많은 상황이다.

이에 직접 현장으로 출동해 앞으로 전개될 시즌 전개 양상을 살펴보았다.

"서산 성암지"

전통의 도당리 강세

겨우내 개방했던 철문 닫혀 ‘짐바리’ 필수

▲서산 성암지의 좌안 상류 도당리 연안. 양안에서 낚시가 가능하다.

서산, 태안권 붕어낚시의 관문인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를 나와 가장 빨리 만날 수 있는 낚시터가 성암지다. 만수면적 31만2천평인 성암지의 봄 포인트는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북쪽의 도당리와 북동쪽의 탑곡리다. 두 골 모두 상류에서 개울이 내려오는데 도당리가 골의 길이가 더 길고 조황도 탑곡리를 앞선다.

탑곡리의 경우 개울이 내려오는 가좌천 줄기와 우안 논둑의 부들밭 등이 멋진 봄 포인트를 형성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최고 명당은 개울이 본류와 합쳐지는 합수부 좌안의 수몰 버드나무 군락 일대다.

반면 도당리는 약 300m에 달하는 좁은 상류 양안 모두에서 고른 조황이 나온다. 그럼에도 많은 낚시인들이 도당리보다 탑곡리를 선호하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림’이 좋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현지 낚시인들은 주로 도당리, 외지에서 온 낚시인들이 텁곡리를 선호하고 있다.

2월 중순 해빙기 때 깜짝 호황

▲진입로가 막혀있는 도당리 좌안 진입로.

보통 빠르면 2월 중순 해빙기 때 도당리에서 첫 입질이 터진 후 약 1주일 뒤 탑곡리에도 붕어가 붙는다. 올해도 그 양상이 비슷해 2월 20일을 전후해 도당리에서 입질이 시작됐다. 그러나 이후로는 조황 부침이 심했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데다가 바람이 밤낮없이 부는 바람에 이렇다 할 큰 호황은 없었다. 밤에도 바람의 강도가 초속 8m에 육박하는 날이 많았다.

참고로 2월 중순 해빙기 때 도당리에서 잠시 호황을 보였던 곳은 최상류가 아닌 본류와 인접한 곳이다. 최상류에서 오른쪽 연안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큰 커브길이 나오며 수면이 넓어지는데 주로 이곳에서 8~9치급이 올라왔다.

보트낚시의 경우 중간보 바로 밑의 3~3.5m 수심에서 입질이 잦았고 수심이 깊다보니 주로 밤낚시에 붕어가 올라왔었다. 일단 본류가 가까운 곳에서 입질이 왕성했다는 것은 그때만 해도 붕어들이 상류로 올라붙지 않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3월 초로 접어들자 상류권에서도 입질이 붙었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불순한 날씨 탓에 3월 11일 현재까지도 ‘미지근한’ 조황을 보이고 있다(탑곡리 조황은 더 뒤지는 양상이다). 11일 오전에 조황 확인 차 도당리와 탑곡리를 다녀온 서산 일번지낚시 홍재인 사장은 “흐린 날씨와 낮은 기온 탓에 여전히 시원스런 조황은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도당리와 탑곡리 모두 1인당 몇 마리씩의 붕어를 올릴 수 있었는데 조만간 낮 기온이 올라가면 본격적인 입질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암지 도당리 우안에서 월척으로 손맛을 본 시흥의 김영돈 씨. 피크 시즌 도당리에서는 허리급 월척도 속출한다.

겨울에 열렸던 도당리 좌안 철문 다시 닫혀

참고로 지난겨울 내내 열려있던 도당리 진입로 철문이 지난 2월 20일 무렵을 즈음해 다시 굳게 닫혔다. 농번기를 앞두고 낚시인들의 차량 진입을 제지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도당리에서도 조황은 철문을 통과해 걸어 진입하는 좌안이 우안을 크게 앞선다.

우안은 차로 들어가 포인트 옆 주차 후 바로 낚시할 수 있어 편하지만 조황이 좌안의 절반 수준 이하일 때가 대부분이다. 겉으로 보기엔 우안도 그럴듯해 보이지만 수로의 물골이 좌안에 더 가깝게 붙어있는 게 조황 차가 크게 나는 이유다.

따라서 약간은 고생이 되더라도 짐을 싣고 끌고 갈 수 있는 카트를 준비해 좌안으로 들어간다면 좋은 조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성암지는 산란 피크 때는 낮낚시가 잘 되지만 입질 피크가 수시로 바뀌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낮낚시와 밤낚시 모두 시도해볼 필요가 있으며 미끼도 지렁이 외에 글루텐도 함께 준비할 필요가 있다.

가는 길 도당리는 내비에 ‘도당교(서산시 음암면)’를, 탑곡리는 ‘탑곡리 265-8’을 입력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서산 풍전지"

3월 둘째 주에 첫 4짜 배출

좌안 상류 수로 포인트 인기 급상승

▲서산 풍전지 좌측골 수로.

3월 중순 현재 서산 풍전지(23만4천평) 근황은 보트낚시와 연안낚시 모두 ‘개봉박두’ 수준으로 요약할 수 있다, 2월 말까지도 보트낚시와 연안낚시 모두 부진하다가 3월 들어 기온이 오르며 조황이 살아나고 있다.

2월 중순경 보트낚시가 잠시 호황을 보였으나 며칠간의 반짝 조황에 그쳤으며 그때만 월척급이 비쳤을 뿐 이후로는 커야 9치 내외급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양상은 3월 둘째 주까지도 지속돼 낚시인들을 애타게 만들었다.

3월 들어 가장 핫 했던 소식은 좌안 골 상류 수로에에서 올라온 4짜 소식이었다. 좌안 골 수로는 2년 전 준설로 수심이 깊어지면서 봄철 산란기 명당으로 떠올랐다. 준설 이전에는 낚시가 어려운 얕은 실개천 수준이었으나 준설 후 연안은 1m, 가운데 물골은 2m로 깊어졌다. 이곳에서는 스윙낚시와 직공낚시 모두 가능하며 평일에도 직공낚시를 즐기는 현지 낚시인들이 상주해 포인트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우안 상류권 ‘보트 펴는 곳’ 상류 연안도 포인트 경쟁이 치열하다. 이곳은 3년 전 폭발적인 산란 특수를 맞은 적 있는데, 도로변 주차 후 진입이 쉽고 짧은 대로도 낚시가 가능해 최고의 인기를 얻는 구간이다. 다만 현지 낚시인들이 장박낚시로 포인트를 바통터치해 좀처럼 끼어들기 힘든 게 단점이다.

이 구간은 전방 30m까지도 얕은 수초밭이라 수중에 대물좌대를 설치하고 낚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적잖은 낚시인들이 대물좌대 설치 후 바지장화를 입고 드나드는 중이다.

▲비바붕어 운영자 박현철 씨가 신제품 스피돔 수상좌대 보트를 타고 풍전지 상류로 진입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 2월 중순경 비바보트 박현철 대표 일행과 보트낚시로 풍전지 조황을 체크해봤다. 당시는 본격 산란 특수기가 아니어서 그런지 얕은 수초밭보다는 1.5m 내외의 깊은 수심에서 붕어가 잘 낚였다. 입질도 낮보다는 밤에 활발했고 미끼 역시 밤에는 지렁이보다 글루텐이 잘 먹혔다.

▲보트낚시로 올린 월척을 보여주는 박현철 씨.

▲풍전지 ‘보트 띄우는 곳’ 상류 연안에서 손맛을 본 서산의 구인기 씨.

가는 길 내비에 좌안 수로는 ‘인지면 성리 78’을, 우안 상류는 ‘서산시 밤고갯길 193’을 입력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신생 떡붕어터 서산 가사리지

전층낚시에 6~9치급 마릿수 보장

▲떡붕어 손맛터로 인기가 높은 서산 가사리지.

떡붕어낚시에 관심이 많은 낚시인이라면 서산시 00면에 있는 가사리지를 추천한다. 가사리지는 원래 있던 3천평 규모의 소류지를 약 7년 전 증축해 현재는 3만평 규모로 커진 저수지다. 원래 있던 토종붕어와 나중에 유입된(?) 떡붕어가 고루 서식하고 있으며 현재는 주로 떡붕어 위주로 낚시가 이루어지고 있다(토종붕어는 씨알이 잘게 낚인다). 떡붕어의 평균 씨알은 6~7치가 많고 커야 9치 수준이나 마릿수 재미가 탁월해 서산 지역 전층낚시인들이 자주 찾고 있다. 한때 낚시인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 탓에 마을에서 낚시를 금지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낚시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가 부쩍 줄자 제약 없이 낚시를 할 수 있다. 제방을 포함 저수지 전체를 삥 둘러 도로가 나있어 차로 돌 수 있다. 봄에는 상류 연안, 사당 앞 등이 돋보인다. 주차는 도로 중간중간에 있는 빈 공간에 하는데 주차공간이 많지 않은 게 흠이다. 내비에 ‘가사리지’를 입력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서산 간월호 습지"

2번 제방 우안의 10만평짜리 습지

3년 전부터 4짜급 배출하며 인기 급상승

서산 간월호 습지라고 하면 ‘도대체 어디를 말하는 거지?’라며 궁금해 할 낚시인이 많을 것이다. 간월호 습지는 중간제방 우안 연안과 붙어있는 약 5만평짜리 직사각형 저수지다. 이 습지는 간월호가 생길 때 함

께 생긴 것으로 주 용도는 수질정화다. 즉 간월호에서 퍼 올린 물이 수로를 따라 인근 논에 유입되고, 이때 쓰고 남은 물이 다시 간월호로 들어가기 전에 저류되는 곳이다(습지 북쪽으로 나란히 나있는 남정천으로

정화수가 배출된다).

▲간월호로 흘르드는 남정천(왼쪽 물줄기)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간월호 습지(오른쪽).

습지가 낚시터로 뒤늦게 알려진 것은 간월호 본류와 수로권 조황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계절과 수위에 따라 포인트도 많고 조황도 탁월하다보니 굳이 조황을 알 수 없는 습지에서 낚시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실제로 간월호 본류와 다르게 습지에서는 오랜 동안 낚시가 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습지에서 본격적인 조과가 확인된 것은 불과 3년 전이다. 얼음낚시에 허리급부터 4짜에 이르는 씨알이 쏟아지면서 ‘습지에도 붕어 자원이 풍부하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후로는 꾸준한 출조가 이어지고 있다. 다

만 외지에서 온 낚시인들은 여전히 간월호 본류 또는 가지수로에서의 낚시를 선호하다보니 지금도 습지는 현지 낚시인들만 출조하며 재미를 보는 상황이다.

습지는 시즌도 빠르다. 해빙과 동시에 낚시가 시작되며 붕어 산란이 끝나는 4월 중순 무렵까지 꾸준히 봄낚시가 잘 된다(여름~가을낚시도 잘 되지만 그때는 서산, 태안권의 다른 낚시터들에 밀려 찾는 이가 거의

없다). 아울러 북쪽과 남쪽의 높은 제방이 바람을 막아주어 본류가 바람을 많이 탈 때도 습지에서는 큰 영향 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본류에서 봤을 때 1번과 4번 ‘물칸’이 조황 꾸준해

▲간월호 습지 4번 물칸에서 바라본 1번 물칸 방향. 약 5만평에 이르는 면적이다.

습지는 크게 4곳의 수면으로 나뉘어져 있다. 3곳은 면적이 비슷하고 동쪽 끝의 수면만 좁고 긴 형태다. 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수면은 간월호 본류 방향에서 봤을 때) 1번과 4번 물칸이다. 1번 물칸은 간월호 본류와 습지 사이의 도로변 곳곳에 주차 자리와 낚시자리가 나 있다. 남정천과의 둑방길 밑에서도 낚시할 자리가 여러 곳 나온다.

▲서산 간월호 습지의 4번 물칸. 부들과 갈대가 멋지게 어울려 있다.

4번 물칸 역시 부들과 줄풀 등의 수초가 밀생해 봄철 포인트로 적합하다. 봄철 물낚시 때는 9치~허리급이 주로 올라온다. 간월호 습지는 인근 저수지 조황이 신통치 않을 때 찾아볼만한 낚시터다.

가는 길 일단 간월호 중간제방의 우안까지만 찾아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내비 주소는 ‘고북면 사기리 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