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정말 혹한이었다. 일찍 시작된 강추위는 온 세상을 다 얼려버렸고 손맛만을 학수고대하던 마니아들은 루어를 자작하거나 중고장터 거래, 쇼핑 등 소일거리로 겨울을 보내게 만들었다. 하지만 입춘이 지나고 얼어있던 수면이 녹기 시작하면서 드디어 남쪽을 시작으로 물낚시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 초봄에 강을 찾아 배스를 만난 필자. 사진은 섬진강.

2023년 봄낚시가 시작되는 3월. 물가에 나서기 전 앵글러들이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정보를 다섯 가지로 정리해 소개한다.

핵심체크 1

가뭄으로 인한 저수위로 인해 시즌 빨리 전개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좋은 조과로 봄 조황을 뽐내는 곳은 말이 필요없이 전남지역이다. 대한민국 배스낚시의 꿀단지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전남지역이 유례없는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다. 눈이 많이 내리긴 했지만 가뭄을 해갈하기엔 부족했으며 봄 가뭄으로 이어지고 있다.

봄에 수위가 낮으면 시즌이 빨리 오고 낚시는 쉬워진다. 저수지를 예로 들어보자. 저수지의 담수량에 따라 수온이 달라진다. 일조량, 즉 저수지에 햇살이 비추기 시작하면 열에너지로 인해 수온은 조금씩 오르게 되는데 수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느리게 올라간다. 반대로 수심이 얕고 물이 적은 지역은 수온이 빠르게 오른다. 그렇기에 수량이 많은 대형 댐보다는 얕은 수심의 강계가 봄에 시즌이 빨리 도래하는 것이고 물이 가득한 봄보다는 올해처럼 물이 적은 봄에 시즌이 빨리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도 생각할 수 있다. 수온이 빨리 올랐다면 다시 빨리 내려간다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저녁부터 수온이 더 빨리 내려간다. 그렇기에 수량이 많은 대형 댐은 뚝배기처럼 늦게 열이 오르고 늦게까지 그 열이 지속되지만, 수량이 적은 소형 저수지나 하천은 양은냄비처럼 빨리 수온이 오르고 급하게 떨어지는 특성을 띤다.

올해 전남지역은 예년의 봄 시즌과 비교해 수량이 매우 적다. 그렇기에 양은냄비 같은 곳이 많을 것이고 수온이 빠르게 오르고 내려가는 특성을 활용해 낚시를 한다면 배스를 더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보가 많은 하천을 공략하라

우리나라는 자연적으로 흘러가는 하천이 드물다. 대부분 관개치수를 위해 인공적으로 보를 만들어 수량을 관리하는데, 이러한 곳은 가뭄이 든다고 해도 적정 수량을 품고 있는 곳이 많다. 봄에는 이런 곳을 찾아야 한다.

다른 곳은 가뭄으로 바닥이 보인다고 해도 인공적으로 보를 설치한 지역은 보와 보 사이에 적정하게 물이 차 있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흐르는 하천이지만 인공적인 보로 인해 만들어진 일종의 인공저수지와 같은 곳으로, 물고기가 오가지 못하고 갇혀 있다고 볼 수 있으며 하천 특유의 얕은 수심으로 인해 봄낚시가 빨리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오전엔 소형 오후엔 대형

앞서 설명한 대로 수량이 적으면 날씨가 좋다는 가정 하에 수온은 빨리 오른다. 저수지나 대형 댐보다는 하천이나 작은 둠벙이 수온이 오르는데 훨씬 유리하다. 그렇기에 아침에는 수심이 얕은 하천이나 작은 둠벙, 얕은 수심의 간척지 위주로 공략하는 것이 좋다.

이후 일조량이 최대치를 찍고 내려갈 즈음인 오후 2시 또는 3시 이후로는 대형 댐이나 저수지를 공략하는 것이 좋다. 하천과 작은 둠벙은 이미 수온이 내려가고 있는 시점이나 대형 댐이나 저수지는 오후 들어서 수온이 최대치를 찍기 때문에 오전보다는 오후가 훨씬 유리하다.

이렇듯 일조량에 따른 수온변화를 힌트 삼아 하천, 둠벙, 저수지, 대형댐 등 여러 곳을 치고 빠지며 공략하는 것이 3월에 좋은 조황을 올릴 수 있는 키포인트다.

저크베이트, 좀 더 작게 좀 더 섬세하게

봄시즌 최고의 루어가 저크베이트라는 것에 이견을 달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폭발적이고 확실한 조과를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갓 봄이 시작되는 이른 초봄이라면? 저크베이트가 완벽한 메인 루어로 사용되기에는 아주 약간 시기가 이르다고 볼 수 있다. 즉, 우리가 저크베이트의 메인 사이즈라고 생각하며 가장 많이 사용하는 90~110mm는 3월에 조금 큰 면이 있다. 저크베이트가 먹히긴 하지만 조금 더 작고 조금 더 느린 저크베이트는 없을까? 최근 들어 작은 크기의 저크베이트가 많이 발매되고 있다. 아직은 완벽한 봄 패턴이 아닌 3월, 작은 저크베이트가 효과적일 것이다.

■스피닝로드를 사용한다

초봄이나 저수온기 사용되는 저크베이트는 일반적으로 90~110mm 길이보다는 60mm 길이가 적합하다. 이것을 기본으로 약간 큰 것을 쓰거나 약간 작은 것을 쓰는 것인데, 60mm 내외 길이의 저크베이트는 기본적으로 무게가 베이트캐스팅으로 던지기 어려운 5g 내외다.

물론 베이트피네스로드를 활용하면 충분히 던질 수 있긴 하다. 하지만 베이트피네스로드 특성상 원활한 캐스팅을 위해 로드의 팁이 많이 휘어지므로, 저킹이나 트위칭 액션을 쾌적하게 운용하기 힘들다.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스피닝릴과 스피닝로드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좀 더 작게 좀 더 섬세하게

저크베이트 기본 액션인 캐스팅 후 리핑을 통해 자리를 잡게 한 후 저킹으로 현란하게 물속에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이때 작은 저크베이트는 작은 폭의 로드워크에도 쉽게 움직이고 크게 이동한다. 따라서 기본 사이즈의 저크베이트를 운용할 때 이용하던 힘, 속도보다는 좀 더 약하고 섬세하게 운용하는 것이 좋다. 저킹 액션도 살짝살짝 트위칭에 가깝게 운용하며 스테이 시간을 좀 더 준다. 사용하는 태클은 UL 파워의 스피닝로드를 기준으로 하고 스피닝릴은 2000~2500번, 라인은 카본 또는 나일론 5lb가 기준이 된다.

핵심체크 3

대형지, 대형호는 골창 입구부터

몇 년 전부터 대형호는 가을 태풍이나 장마로 인해 높은 수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되어 결빙되는 일이 별로 없었고 봄 수위도 높았다. 이렇게 가을에 고수위를 유지한 대형호는 육상식물이 물속에 그득해진다.

가을에 육상식물이 수몰되면 떨어진 수온으로 인해 육상식물 사체를 분해하는 미생물의 활성도가 낮아, 겨울과 봄까지 썩지도 않은 채 그대로 잠겨 있는 경우가 많았다. 봄까지 남아 있는 육상식물은 배스의 은신처를 제공하게 되고, 이러한 곳을 공략하는 패턴이 최근 몇 년간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좀 다르다. 최근 3~4년 전보다 수량이 준 곳이 많다. 올해는 기존에 하던 방법의 공략법이 유리한 것이다.

■배스가 움직이는 길목, 채널을 찾아라

낮은 수위와 적은 담수량의 대형호는 고수위의 봄시즌보다 수온이 떨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배스는 수온이 안정적인 깊은 곳에 주로 붙는다.

그러다 해가 길어지고 일조량이 늘어나면 산란을 준비하기 위해 얕은 곳으로 이동하는 개체가 생기는데, 이 움직이는 길이 바로 물골, 채널이다.

대형호에서 채널은 본류와 인접한 곳을 기점으로 얕은 곳과 이어진 구간에 주로 형성이 되어 있다. 채널은 주로 골창의 초입부터 시작된다.

그렇기에 초봄에는 골창의 초입이 배스가 얕은 곳으로 가는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되는데 그런 곳을 왔다 갔다 하는 배스를 주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

■채널 내 장애물이 A급 포인트

이렇게 골창 초입부터 시작하는 채널은 골창의 끝까지 이어지면서 완만하게 얕아지게 되는데 이런 급한 채널 경사면에 만약 큰 바위라든지 고사목, 인공구조물이 있다면 그곳은 최고의 포인트가 된다. 길고 긴 고속도로의 휴게소라고 할 수 있다. 배스는 그곳에 머물며 먹이활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게 된다. 또 산란을 의식한 배스의 경우 얕은 곳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중간기지로 삼는다. 이런 곳을 알고 있거나 우연히 찾게 된다면 틀림없이 배스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핵심체크 4

바람은 이길 수 없다. 영리하게 이용하라

봄이 되면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바로 바람이다. 기압이 불안정해지면 바람이 사정없이 많이 불게 되는데 이 바람은 낚시를 힘들게 하고 반대로 조과를 풍성하게도 만들어주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대게 바람은 캐스팅을 힘들게 만든다. 수면에 너울이 일면 배스낚시 경험이 적은 초보자들은 낚시를 어려워 한다. 하지만 경험이 많은 베테랑은 봄바람만큼은 꿀바람이라 부르며 반기는 경우가 많다.

■북풍보다는 남풍

겨울에는 북풍이나 서풍이 많이 불지만 봄으로 넘어가면서 눈에 띄게 남풍이 부는 횟수가 늘어난다. 초봄에 남풍과 북풍은 그 느낌부터가 다르다. 차갑고 매서워 손을 곱게 만드는 바람이 북풍이라면, 바람이 세긴 하지만 훈훈한 봄바람의 느낌이 나는 것이 바로 남풍이다.

3월에는 당연히 이 남풍이 불면 불수록 유리하다. 수온을 많이 떨어뜨리지 않고 배스의 활성도도 높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풍이라도 맞바람이 분다면 캐스팅부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남풍이 분다면 그 바람을 이용해 뒷바람으로 이용하거나 바람을 이용해서 포인트에 루어를 집어넣는 일명 ‘오조준 캐스팅’을 하여 영리하게 이용하는 것이 조과에 도움이 된다.

■맞바람에 강한 루어를 써라

우리가 흔히 초봄에 똥바람이라고 부르는 강한 바람이 분다면 베이트 태클뿐 아니라 스피닝태클도 비거리가 줄어든다. 뒷바람을 이용하지 않고 선 가벼운 루어를 날리기 어렵다. 이럴 땐 조과가 약간 떨어지더라도 바람을 이길 수 있는 루어로 과감하게 바꿔 공략하면 의외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바람에 강한 루어는 대부분 거추장스럽지 않은 메탈 계열의 루어다. 그 중 메탈지그와 메탈립리스크랭크베이트(메탈바이브) 계열이 가장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사실 메탈 계열 루어는 겨울에 가장 주목받는 루이이긴 하나, 사실은 사시사철 다 먹히는 루어다. 특유의 번쩍이는 플래싱과 불규칙적인 움직임, 강한 진동으로 순간적으로 반응하는 리액션바이트에 특화된 루어이다. 메탈 계열 루어에 반응이 미지근하다면 맞바람을 뚫고 날아가는 것에 특화시켜 제작된 하드베이트를 사용해보자. 그것은 바로 루어 내부에 구슬이 들어 있어 캐스팅할 때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루어를 말한다. 잘 날아가게끔 인위적으로 장치를 해놓은 것이다. 최근에는 이 구슬의 숫자가 하나에서 두 개, 세 개까지 늘어나 비행거리를 극대화한 루어도 많이 출시되고 있다. 이 역시 사시사철 다 위력적인 루어이지만 특히 바람이 많이 부는 봄에 무시무시한 파워를 보여준다.

▲ 초봄 시즌에 맞춰 메탈 계열 루어, 저크베이트, 크랭크베이트로 채워진 루어박스.

핵심체크 5

떼래야 뗄 수 없는 산란

겨우내 수심 깊은 곳에서 스쿨링을 이루고 있던 배스가 봄에 퍼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큰 것은 바로 산란이다. 일조량이 늘어나면 산란할 시기가 다가왔음을 본능적으로 알게 된다. 겨우내 계속해서 잡아내던 콧부리나 능선 끝자락 포인트에선 배스가 하나씩 안 보이게 되고 휑하던 골창의 안쪽에서 고기들이 슬슬 보이는 시기가 바로 3월이다. 산란을 빼놓고 봄낚시는 생각할 수 없으며 봄배스의 모든 것은 산란에 맞춰도 될 만큼 배스의 생태에서 중요하다.

■일조량이 많은 곳이 유리하다

산란을 준비하는 배스에게 일조량은 굉장히 중요하다. 먹는 것보다도 일조량을 더 중요하게 받아들인다고도 할 수 있다. 햇빛을 받아야 산란에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기 때문이다. 대형호의 골창 초입이나 채널도 배스가 산란을 준비하기 위해 얕은 곳으로 가는 길목이라 할 수 있다.

수심이 얕은 하천이나 둠벙도 무조건 일조량이 많은 곳이 유리하다. 으슥한 은신처라든지 수풀이 무성한 커버는 평소에 좋은 포인트가 될지 모르겠지만 초봄만큼은 일조량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는 곳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서스펜딩 상태의 배스를 노린다

봄이 되어 산란을 의식하게 되면 배스는 평소와는 움직임이 달라진다.

이맘때 남녘의 배스, 사이즈가 큰 배스는 다른 개체에 비교해 산란을 빨리 의식하게 되고 일조량이 잘 드는 곳에서 서스펜딩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선 여름 고수온의 서스펜딩 상태와는 다르게 루어에도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발 앞에서는 사람을 인식하기에 잘 물지 않는다. 만약 물가에서배스를 유심히 관찰하다 이렇듯 서스펜딩 상태의 배스를 본다면, 현재 낚시인이 서 있는 좌우 라인으로 이런 배스가 얼마나 있는지를 확인하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이런 배스는 완전히 루어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햇빛을 받는 데 정신이 팔려 있는 경우가 많다. 주로 물속에 잠긴 나무나 브러시라인에 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사람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루어에 바로 호기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좌우 쪽으로 이런 배스가 있다는 가정 하에 루어를 던져보도록 하자. 장타 위주로 공략하거나 스피너베이트로 빠르게 감아오면 이러한 배스가 반응할 확률이 높다.

2023년 봄

배스 앵글러에게 드리는 당부

전남지역은 가뭄으로 농민의 농업용수는 물론 현지민들의 식수도 모자란 상황이다. 출조할 때 이러한 현지 사정을 감안해 행동거지에 늘 주의해야 한다. 주차나 쓰레기에 있어 더 각별하게 신경 쓰자. 이럴 때일수록 낚시인에 대한 나쁜 선입견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박기현 프로 추천

바람이 많이 불 때 좋은 루어

저크베이트_OSP 바루나, 메가배스 원텐 LBO, 시마노 월드미노우 시리즈

OSP 바루나는 내부의 구슬이 이동하여 움직이는 시스템으로 비거리를 내는데, 특히 바루나 시리즈 중 서스펜딩 모델은 구슬이 세 개여서 폭발적인 비거리를 자랑한다. 구슬이 있는 모델은 저킹 시 의도치 않게 소리까지 내며 탁한 물에서 집어효과도 발휘한다.

메가배스 원텐 LBO는 ‘Linear Bearing Oscillator’의 줄임말로 베어링이 들어있는 오실레이터가 움직이면서 임팩트를 가해 비거리를 늘리는 기술이다. 시마노 월드시리즈에 들어간 기술은 루어 내 웨이트를 스트링으로 지지하여, 던질 때는 늘어나서 비거리를 늘이고 물속에 들어갈 때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신속하게 안정적인 밸런스를 유지하게 만들어준다. 제트부스트란 기술이라고 불린다.

메탈지그_팜스 풀랫캐스트, 노리스 TG자카블레이드

메탈 소재 특유의 크기 대비 작은 몸체로 인해 캐스팅이 매우 잘 되는 특징이 있다.

크랭크베이트_이마카츠 IK300, 400 카오스 다이버

같은 크기의 크랭크베이트에 비해 무거운 카오스다이버는 내부의 구슬이 크고 구슬의 이동길이가 길어 비거리가 매우 긴 특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