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와 함께 장성호 수성리 골창으로 출조해 40cm 후반 빅 배스로 손맛을 본 최광석 씨.
전남 장성호 수상스키장에서 촬영한 연안 전경. 많은 배수로 쌍웅리, 덕재리 전역이 바닥을 드러냈다.
올 겨울 혹독한 한파가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 광주를 비롯한 전남 지역은 강추위에 가뭄까지 겹쳐 자주 다니는 낚시터들이 바닥을 드러내는 등 최저수위를 보이고 있다. 낚시터들은 영상과 영하의 날씨를 오가며 수면이 얼어붙은 상태로 낚시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출조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대형호를 찾기로 했다.
쌍웅리~덕제리 구간은 육초대만 무성
2월 4일 입춘, 앵글러스케이 회원들과 함께 전남 배스낚시인들의 성지와 같은 장성 장성호를 찾았다. 정말 오랜만에 장성호를 찾는 것이기 때문에 설렘이 가득했지만 낚시터에 도착했을 때는 허탈함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작년 여름과 가을에 즐겨 찾아 손맛을 많이 본 쌍웅리(장성호 수상스키장)~덕재리(원동교 일대)는 엄청난 양의 배수로 인해 축구장 크기를 방불케 하는 넓은 구간이 육초대로 바뀌어 있있고 수변로는 죄다 바닥을 드러내 가뭄을 실감케 했다.
▲ 장성호 트레킹길을 걸어 쌍웅리로 이동하고 있다. 눈 때문에 바닥이 질퍽해서 차량으로 진입하기 힘든 곳이 많았다.
하지만 이왕 온 것, 필드 상황을 좀 더 확인하고 싶었기에 장성호 조정경기장을 지나 장성호 조정경기장 아래에 있는 수성리 쪽으로 향했다. 수상스키장 바지는 저수위로 인해 조정경기장 쪽으로 옮겨져 있었다. 하지만 수성리 역시 수위가 그리 좋지 않았다. 수성리 안쪽 골창으로 이동하기 위해 비포장도로를 달려 트레킹길이 시작되는 곳에 주차를 하고 등산길 데크를 한참을 걸어서 출렁다리 쪽으로 이동했다. 한 시간가량을 걸어야 했기에 추운 날씨에도 몸에서 열이 났다.
걸으며 필드 상황을 이리저리 살폈지만 불어대는 바람 탓에 오늘 낚시가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예상할 수 있었다. ‘언제까지 걸어가냐’는 일행의 물음에 10분만 더 가면된다고 말하며 휑하게 드러나 있는 수몰나무를 발견하고 서둘러 산길을 내려갔다.
▲ 쌍웅리로 이동 중 언덕에서 촬영한 장성호. 수성리 아래부터 댐 수문까지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절반이 잘려나온 웜
바람이 불고 기온이 많이 낮았지만 떠있는 태양이 수몰나무와 직벽의 기온을 높여주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첫 캐스팅은 수몰나무 주변 섈로우권에서 시작했다.
▲ 최광석 씨가 쌍웅리 골창 수몰나무 주변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나는 겨울철 대형댐에서 헤비 노싱커리그로 손맛을 보았던 기억을 더듬어 5인치 고비중의 노싱커웜을 사용했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더 수위가 깊은 곳으로 직벽을 따라 이동하면서 낚시를 이어갔다. 매서운 바람이 불어 캐스팅도 쉽지 않은 상황.
루어가 원하는 곳에 착수가 되지 않아 노싱커리그로는 어려움을 느꼈다. 14g 싱커를 사용한 프리리그로 채비를 바꿔 멀리 캐스팅을 했다.
▲ 5인치 웜에 14g 싱커로 만든 프리리그.
멀리 뻗어간 채비를 바닥에 안착시키고 호핑과 드래깅 그리고 스테이 액션을 오래했다. 활성이 좋지 않아 오래 지켜보고 있다가 눈앞에 지나가는 채비에 반응을 할 거 같아 평소보다 느린 릴링과 긴 스테이 액션을 주었다.
조금씩 걸어가며 구간구간을 탐색하던 중 아주 먼 거리에서 뭔가 끈적한 입질이 왔다. 하지만 라인을 들어도 고기의 움직임이라고 하기엔 너무 미심쩍었다. 채비를 회수하려 릴링을 하니 배스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빠르게 훅셋을 하였지만 웜의 절반이 잘려 나오고 말았다.
▲ 입질을 받고 챔질하니 웜 절반이 끊어져 나왔다.
입질을 확인한 후 우리는 다시 활력을 찾아 같은 곳에 캐스팅을 하여 다시 한 번 배스의 입질을 기다렸다. 잠시 후 일행이 같은 끈적임을 느끼고 훅셋을 했지만 나와 마찬가지로 웜만 찢어져 아쉬움을 더했다.
겨울 장성호에 배스가 있구나!
낚시방법을 바꿔보기로 했다. 기존에 사용한 바늘 사이즈를 3/0호로 키워 웜의 끝을 물고 있는 배스를 노리기로 했다. 입질을 했던 곳에서 좀 더 멀리 캐스팅을 하여 바닥을 끌어오고 스테이 반복을 하던 중 무게감이 살짝 느껴졌다. 라인의 여윳줄을 주고 완전히 입안으로 채비가 들어가는 게 느껴졌을 때 훅셋을 하여 첫 배스를 낚아냈다.
▲ 수성리 연안에서 배스를 히트한 최광석 씨.
▲ 마침내 항복하고 뭍으로 나온 배스.
▲ 40cm가 넘는 배스로 손맛을 본 김상현 씨.
원거리, 깊은 곳에서 나온 터라 손에 느껴지는 배스의 움직임과 저항은 힘든 시간을 잊기 충분할 정도로 강력했다. 런커 사이즈는 아니지만 40cm 후반을 넘어가는 겨울 댐배스는 힘이 엄청났다.
패턴을 파악한 후 함께 출조한 일행도 큰 배스로 손맛을 보았다. 거의 5짜에 육박하는 배스가 낚였으며 먼 곳에서 입질을 받으니 확실히 강력한 손맛이 느껴졌다. 배스의 입질이 한창이었지만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먼 길을 걸어오며 낚시를 한 탓에 정작 포인트를 찾았지만 해가 지기 시작한 것이다. 얼른 철수하지 않으면 산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는 문제였기에 철수를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수성리 골창 수몰나무 포인트에 배스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다음 기회엔 좀 더 일찍 출조를 서두를 계획이다.
▲ 장성호 수성리 포인트
가는 길 : 북이면 수성리 산 171-3(낚시한 자리)를 내비에 입력한다. 원래는 내비 주소까지 비포장도로지만 차량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폭설로 도로가 유실되어 현재는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장성호 조정경기장 아래에 있는 황토민박에 주차한 후 트레킹 데크를 따라 걸어서 진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