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2023년 계묘년 시작과 함께 폭설이 잦아 제주도는 유례없는 설국(雪國)으로 변했다, 폭설 탓에 하늘길과 바닷길이 모두 막혔을 정도였다.눈이 많이 온 까닭에 주말이면 제주 본섬 해안가를 돌며 쇼어캐스팅을 즐기던 나로서는 한탄만 나올 뿐이었다.

다행히 전날까지도 제주 산간에 50cm 이상의 눈이 내렸지만 주말에는 날씨가 좋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에 늘 함께 다니는 대호 형님과 수제자 만영이 셋이서 출조를 감행하기로 했다. 1월 28일 밤, 제주시에 있는 하귀 갯바위에 도착해보니 맞바람이 불고 포말이 끓어 넙치농어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맞바람 탓에 비거리가 나오지 않아 30분 만에 포인트를 옮길 수 밖에 없었다.

124mm 플로팅 미노우로 빠가 참돔 히트

두 번째로 찾아간 포인트는 생각보다 수위가 낮아 바로 차를 돌려야 했다. 세 번째로 옮긴 포인트는 서귀포시 하효에 있는 쇠소각 포인트. 예전에 빠가급 참돔과 넙치농어를 몇 번 올렸던 기억이 있는 곳이어서 한껏 기대가 됐다.

몇 번 캐스팅을 반복하자 125mm 길이의 플로팅 미노우에 뭔지 모를 둔탁한 입질이 들어왔다. 약한 입질에 설걸림을 막기 위해 후킹을 했고 그와 동시에 무지막지한 힘으로 드랙이 풀리기 시작했다. 좌우로 요동치지 않고 먼바다로만 차고 나가는 것으로 보아 대상어가 참돔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내가 움찔하자 함께 출조한 일행이 다가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로드만 쳐다봤다.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는지 옆에서 응원을 해주기 시작했다. 녀석이 차고 나가면 버티고 멈추면 릴링하기를 5분여. 물속 녀석도 힘이 부쳤는지 서서히 끌려오기 시작했다. 얼마나 사이즈가 좋은 녀석인지 리트리브하면서도 둔탁한 무게감이 로드를 통해 전해졌다.

그렇게 10여 분의 힘겨루기 끝에 눈앞에 당겨진 녀석은 거대한 참돔이었다. 간신히 녀석을 너울에 태웠고 대호 형님의 가프질 도움으로 안전하게 갯바위 위로 올릴 수 있었다, 무려 94cm나 되는 참돔은 그렇게 낚였다. 이후 5mm 싱킹 미노우에 다시 한 번 77cm 참돔을 추가했고 내 자리로 진입한 대호 형님이 120mm 싱킹 미노우로 방금 낚은 참돔과 같은 길이의 77cm 참돔을 추가했다.

▲ 낚시에 동행한 김대호 씨가 미노우로 올린 77cm 참돔을 보여주고 있다.

이후 너울성 파도가 강해져 네 번째로 옮겨간 보목포구의 일명 안테나 포인트에서 80cm 참돔을 추가할 수 있었다.

▲ 미노우 쇼어캐스팅으로 올린 참돔 조과 앞에 누워 기념촬영을 한 필자. 77~94cm까지 총 4마리를 낚았다.

▲ 낚시 당일 최대어였던 94cm 참돔을 보여주는 필자

▲ 다미끼사의 DJ미노우를 물고 나온 참돔.

▲ 필자가 올린 94cm 참돔을 계측하고 있다.

선상 아닌 연안 미노우 캐스팅 조과라 의미 커

이날은 네 마리의 빠가급 참돔을 낚는 쾌거를 이뤘다. 그리고 요즘 대형급 참돔은 선상 타이라바나 선상 찌낚시에 주로 낚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연안 미노우 캐스팅으로 올린 이번 조과는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

이날 참돔을 낚는 데 도움을 준 대호 형님이 갯바위에서 미끄러져 물에 빠질 뻔했고 산간도로를 운행하기 위해 체인을 채우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함께 해준 만영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또 이런 조과를 안겨주는 제주 바다에도 고마움을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