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부산을 포함한 동해남부권에선 이제 더 이상 도보 포인트에서 마릿수 볼락을 보기 힘들다.

볼락 자원의 고갈 문제는 10년 전부터 계속된 것이지만 해결이 되지 못한 채 세월을 보내 이제 거의 보기 힘든 어종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포항 위로 동해는 아직 도보로도 충분히 마릿수의 볼락을 볼 수 있는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오랜만에 구룡포 쪽으로 볼락 출조를 나가보았다.

두 시간 ‘짬낚’에 20마리를 낚았다고?

출조하기 5일 전, 여러 곳에 연락을 넣어 어느 쪽으로 출조를 할지 계획을 세워보았는데, 낚시한 지 2시간이 되기 전에 혼자서 20cm 내외의 볼락을 20마리나 잡은 곳이 있다고 하여 일단 그곳으로 출조지를 정하고 출조일을 기다렸다.

당장 달려가고 싶었으나 동해 쪽에 형성되는 저기압의 여파로 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고가 높아 낚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하여 날씨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드디어 파고가 0.6m로 낮아지는 날이 되어 출조에 나섰다.

지난 2월 8일, 솔트루어린 회원들과 함께 찾아간 곳은 포항의 삼정2리방파제.

▲ 최근 볼락이 호황을 보이고 있는 포항 구룡포 삼정섬 일대. 삼정섬 맞은편 방파제에서 볼락이 잘 낚인다.

이곳은 외항에 수중여가 수심 3m 내외로 넓게 펼쳐져 있고 방파제 끝 지역(빨간 등대)은 모래와 여가 적절하게 섞여 있는 지역으로 에깅과 플랫 피싱을 하기 매우 좋은 포인트다.

겨울에는 방파제 끝으로 볼락 포인트가 형성되어 있는데 5일 전 두 시간의 ‘짬낚’에 좋은 씨알과 마릿수를 봤다고 소개받은 곳이다.

저녁 6시 30분에 도착해 채비를 하고 포인트에 진입했다. 최근에 핫한 포인트답게 벌써 3팀이나 자리를 잡고 있었다. 외항 쪽으로는 아직 너울이 살아 있어 가끔 방파제를 넘어오는 바람에 최대한 내항 쪽으로 자리를 잡고 집어등을 켰다.

포항에서의 볼락낚시는 지그헤드 게임이 주를 이룬다. 얕은 여밭이 넓게 펼쳐져 던질찌로 공략하면 더 좋은 결과를 낼 듯하지만 이상하게도 던질찌로 공략해선 좋은 결과를 보지 못하였고 집어등의 효과를 최대한 볼 수 있는 위치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왔다. 발 앞 수심이 2m로 멀리 던져봐야 3m 내외인 곳이 많은데 평소에는 여밭보다 테트라포드 사이에서 은신해 있다가 집어등을 보고 모이는 듯했다.

30분 동안 웜만 8번 교체하니 그제야

지금쯤이면 모자반이 많이 형성되어 볼락 은신처를 많이 만들어줘야 조과가 좋은데 아직 모자반 형성이 잘 되지 못하고 군데군데 듬성 듬성 모자반이 겨우 한 줌씩 있었다. 일단 모자반이 없다면 스트럭처를 꼼꼼히 공략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멀리 캐스팅하기보단 좌우로 넓게 캐스팅을 하여 물속의 구조물을 찾아 공략했다.

2g 지그헤드에 오렌지 색상의 스트레이트 계열 웜을 세팅하고 첫 캐스팅을 했다. 집어등 밑으로는 고기들이 모여 있는데 그 크기가 작아 보였다. 5번의 캐스팅에도 입질이 없다. 수심 층을 달리 하고 꼼꼼히 짚어봤지만 입질이 전혀 없었다. 액션에 따른 패턴보다는 볼락이 웜을 가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땐 볼락이 입을 열수있는 웜이 없다면 정말 힘들어진다. 30분 동안 웜을 8번 정도 바꾸자 이제야 반응이 온다. 핑크색의 꼬리가 긴 스트레이트형 2인치 웜에만 반응이 왔다. 색상도 타고 웜의 형태도 타는 이상한 날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액션은 타지 않았다.

▲ 웜 채비를 물고 올라온 볼락.

▲ 필자가 삼정방파제에서 낚은 10cm 볼락을 보여주고 있다. 잔챙이 볼락이 너무 많아 낚시가 힘들었다.

패턴을 찾았지만 볼락의 씨알이 너무나 작았다. 20cm 내외의 볼락은 온데간데없고 10cm 미만의 볼락만 물었다. 패턴을 찾은 후에는 1타1수 수준이긴 했지만 그 씨알이 너무나 작았다. 간혹 큰 놈들이 있을까 싶어 먼 곳을 공략했지만 큰 놈들은 입질조차 없었다.

더 멀리 던지면 물어줄까 하는 마음에 던질찌를 장착하여 50m 이상 거리를 했지만 역시나 잔챙이가 올라왔다.

▲ 큰 쏨뱅이를 낚은 솔트루어린 박채준 회원.

큰 씨알은 외항 테트라포드 사이에

2시간 정도 낚시를 했지만 씨알에 변화가 없어 삼정방파제 초입 구간의 외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 역시 에깅 시즌이 되면 자리 잡기가 매우 치열한 곳이다. 수심 3m 내외로 여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 볼락 포인트로도 매우 좋다. 조금 큰 테트라포드가 놓여 있어 이동 시 주의가 필요하며 여밭뿐 아니라 테트라포드 사이사이에서 숨어 있던 볼락들이 집어가 잘되는 곳이다.

이곳은 멀리에 모자반 형성이 적당히 되어 있다. 일단 포인트에 처음 도착하고 먼 곳의 여밭과 모자반이 형성된 곳을 먼저 공략해보았다. 얼마 전 멀리서 30cm가 넘는 볼락을 여러 마리 잡아내었던 터라 먼저 큰 놈들을 잡아내기 위해 던질찌로 먼 곳부터 공략을 시도했다. 1시간동안 공략을 해보았지만 입질이 없었다. 불과 수일 전의 조황과 너무 딴판이라 당황스러웠다.

다시 지그헤드로 채비를 변경하여 테트라포드 사이에 숨어 있는 볼락을 공략했다. 집어등 밑으로 볼락이 피기 시작했으나 상층으로 뜬 볼락은 씨알이 너무 작았다. 3g 지그헤드를 세팅하였는데 바늘에 걸리지도 못하는 씨알이 덤벼들었다. 그 와중에 또 웜을 가리기까지 하였는데 핑크색 스트레이트 꼬리가 긴 웜이 아니면 입질조차 없었고 그 웜을 사용하면 던지는 족족 입질을 했다.

▲ 삼정방파제에서 촬영한 볼락 조과.

▲ 필자가 사용한 라팔라 고모쿠 웜과 지그헤드.

▲ 20cm가 넘는 큰 씨알의 볼락도 가끔 올라왔다.

▲ 큰 씨알의 볼락을 낚은 박채준 씨.

웜 패턴을 찾은 후 꾸준히 바닥을 노린 결과 1시간 이상 계속된 낚시를 하여 겨우 쓸 만한 씨알의 볼락을 두레박에 담을 수 있었다. 상황을 돌이켜보면 아직 완연한 봄볼락 시즌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역시 모자반이 활짝 피는 3월 중순부터 큰 씨알의 볼락을 기대할 수 있을 듯했다. 그리고 산란을 앞둔 큰 볼락이 들어와야 대물 시즌이 시작되는데 당분간 조과를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 철수 후 집에서 확인한 볼락 조과. 20cm 이하가 대부분이다.

내비 입력 구룡포 삼정방파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