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심해 갑오징어낚시가
두족류낚시 중 甲
김남곤 유튜버 쌍디채널
▲ 함께 출조한 박준혁 군이 혼자 낚은 갑오징어 조과를 보여구도 있다. 박 군은 퍼펙트호 선장님의 아들로 에깅 신동으로 여수에서 유명한 낚시인이다.
2~3년 전부터 겨울을 맞아 제주도 갑오징어낚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에서 두족류를 좋아하는 낚시인들이 다 제주도에 모인다고 보면 맞다. 수심 100m 전후 수심에서 잡히는 갑오징어는 사이즈도 훌륭할 뿐 아니라 많이 잡히는 날은 30~40마리까지 가져갈 수 있으니 겨울에 이만큼 재밌는 낚시도 또 없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문제는 날씨. 제주도 날씨 특성상 출조를 항상 장담할 수 없기에 비행기 표를 미리 준비해두고 배를 예약해도 당일취소가 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나 역시 1월 중순에 제주도 신창항에서 출항하는 심해 갑오징어낚시를 예약하였으나 결국 바람이 심해서 출조를 포기해야만 했다.
▲ 전동릴 장비로 올린 심해 갑오징어. 깊은 곳에서 채비를 멀리 흘리기 때문에 전동릴을 즐겨 사용한다.
날씨 영향 덜한 남해서부 출항지 인기
제주도의 출조 여건이 이렇다 보니 제주도에 가깝게 출조할 수 있는 출항지인 여수, 고흥, 녹동, 완도로 눈을 돌리는 낚시인들이 늘고 있다. 거문도, 여서도 앞바다까지 나가 심해 갑오징어낚시를 즐기는 것인데 씨알이나 마릿수가 제주도 출조 못지않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 1월 27일. 여수항을 찾아 새벽 3시30분에 퍼펙트호에 올랐다. 목적지는 거문도와 여서도로 약 3시간30분이 걸리기에 선실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아침 7시, 첫 포인트인 거문도 앞바다에 도착했는데 바람이 매서웠다. 조류는 거의 가지 않지만 바람에 의해 배가 계속 밀려나는 상황. 채비가 포인트를 빨리 벗어나기에 선장님은 물돛을 펼쳤다. 약 2시간 물돛을 펼쳐놓고 낚시를 해보았으나 배 전체 조과가 좋지 않아 물돛을 다시 올리고 선장님이 배가 안 밀리도록 키를 잡았다.
지금까지 출조 경험에 비춰보면, 확실히 물돛을 펼치는 것보다는 선장님이 키를 잡고 배를 운항하는 것이 조과가 좋았다. 다만 시동을 켜고 키를 조정하기에 기름 값이 많이 들고 배가 자주 움직일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이렇게 하면 조과는 더 낫다는 것이다.
배를 몇 번 흘렸지만 낱마리의 갑오징어가 나올 뿐 아직 마수걸이도 못 한 낚시인들이 많아 포인트를 여서도 쪽으로 옮겼다. 여서도 앞바다로 포인트를 옮기니 확실히 조황이 나았다. 제주도 쪽으로 갈수록 갑오징어는 잘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전라남도와 제주도 행정구역 경계까지 내려갔을 때 가장 조황이 좋았다.
▲ 여수에서 출항해 제주도 해역 근처까지 출조한 퍼펙트호.
심해 갑오징어는 무게감으로 입질 파악
심해 갑오징어낚시는 일반 갑오징어낚시와 낚시방법이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수심이 깊은 곳에서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허리가 강한 로드를 사용한다. 수심 90m권에서 채비를 흘려 100m 이상의 거리에서 입질을 받을 때는 챔질을 강하게 해야 하는데 허리가 약한 로드에 비해 강한 로드가 챔질이 잘 된다. 릴은 주로 소형 전동릴을 사용한다. 심해 갑오징어낚시는 200m까지 채비를 흘리곤 하는데 라인 회수나 묵직한 갑오징어를 끌어당길 때엔 소형 전동릴이 편하다.
심해 갑오징어낚시는 입질을 어떻게 파악하느냐가 조과를 좌우한다. 서해 같은 내만에서는 초리가 까딱거리는 입질이 많고 더 강하게 초리가 휘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심해 갑오징어의 경우 가만히 물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로드를 중간 중간에 들어서 무게감을 확인해야 한다. 슬쩍 로드를 들어봤을 때 40호 봉돌의 무게로 휘어지는 로드와 갑오징어가 올라탔을 때 휘어지는 로드의 모양을 알고 있어야 하며 그 무게감의 차이를 가려내면 쉽게 입질을 파악할 수 있다.
갑오징어는 무리지어 생활하는 군집성 어종이라 스쿨링된 포인트만 찾는다면 손쉽게 마릿수 조과가 가능하다. 출조한 당일에는 딱 한 번 그 포인트가 찾아왔다. 스쿨링 포인트로 들어가니 10명의 낚시인 중 8명이 연속으로 히트를 했으며 입질을 받지 못한 낚시인 2명은 채비를 바꾸고 있었기에 모두 입질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멀리 추자군도가 보였다.
4월까지 시즌 계속
심해에서 1kg 가까이 되는 갑오징어가 연신 올라오니 분위기는 금방 활기를 띄었다. 나도 입질을 받아 갑오징어를 걸어 올릴 수 있었다. 나만의 갑오징어낚시 테크닉이 있다면, 랜딩할 때 로드는 너울에 맞춰 살짝 내렸다가 올려주며 로드와 라인의 텐션을 유지시키는데 그렇게 하면 갑오징어가 랜딩 중에 잘 빠지지 않는다.
심해 갑오징어낚시는 보통 4월까지 시즌이 이어진다. 그 이후에는 남해안 연안에서 산란 갑오징어가 낚이며 포인트가 심해에서 근해로 이동한다.
출조문의 010-8867-7492(여수 퍼펙트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