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가 추자도 청비릉 감성돔을 노릴 때 사용한 푸가의 론2 1호 구멍찌.

날씨가 좋지 않아 계속 출조를 미루다 1월 말이 돼서야 추자도 일정이 잡혔다. 지난겨울은 사흘이 멀다 하고 주의보가 내려 장기 일정을 잡기가 어려웠다. 결국 이날도 당일 코스로 추자도로 출조했는데 낚시 시간이 너무 짧아 원하는 만큼의 손맛은 장담하기 어려웠다.

1월 31일 밤 10시에 광주를 출발해 2시간 만에 해남 땅끝 송호리해수욕장에 도착했다. 밤 12시에 포구에 도착해 넘버원호를 타고 추자도로 출발, 1시간40분 정도 걸려 하추자묵리포구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다시 종선인 퍼스트호를 타고 포인트로 향했는데 이날 우리가 내린 포인트는 푸렝이의 청비릉 포인트였다. 이때가 새벽 3시였다.

전자찌로 채비를 세팅해 조류 흐름과 수심을 파악한 뒤 낚시를 시작했다. 이날 채비는 푸가 마하엑스 원줄 2.7호, 목줄은 푸가 마하슈퍼카본 2.5호를 사용했다, 찌는 푸가 마하참돔 전용 3호에 마이너스 3호 수중찌를 세팅했다.

전자찌의 흐름으로 조류 방향을 파악해본 결과 조류는 아침에 본섬 오리똥여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수심 13m를 주고 전방 20m 정도에 찌를 투척하며 낚시를 시작했다. 다행히 이날은 날씨가 좋아서 양호한 조건에서 낚시할 수 있었다.

청비릉 포인트는 이번에 처음 내려본 자리지만 명성은 익히 들어 기대가 됐다. 특히 영등철에 임박하면 6짜에 가까운 대형급들을 배출하는 곳이라 늘 낚시인들의 경쟁이 심한 곳이다. 다행히 이날은 일찍 출조한 덕분인지 포인트를 선점할 수 있었다.

겨울 원도낚시는 날씨가 관건이라더니, 채비를 던지자마자 입질이 바로 왔다. 첫 고기는 후배 임종현 씨의 차지였다. 그러나 뜰채에담긴 녀석은 기대보다 잔 35cm짜리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에게도 입질이 왔다, 역시 겨울 추자도 감성돔답게 힘이 장사였다. 하지만 내가 예상했던 씨알의 감성돔이 아니고 이번에도 35cm급이었다.

이후 낚시한 지 2시간 정도가 지나자 날이 밝았고 또 한 번의 입질이 찾아왔다. 본섬 방면으로 흘러간 찌가 더 이상 보이지 않아 원줄을 팽팽하게 잡으며 견제와 풀림을 지속하자 갑자기 대 끝을 주-욱 당기는 입질이 들어왔다. 이런 맛에 본류낚시를 하는구나 싶었다. 씨알은 43cm 정도 됐는데 지금껏 낚인 놈 중 가장 준수한 씨알이었다.

오전 9시가 돼 조류가 썰물로 바뀌었다. 조류는 박미역섬으로 힘차게 흐르기 시작했다. 본류가 너무 강해 지류를 공략했고 그 결과 40cm 정도 되는 감성돔을 한 마리 더 올릴 수 있었다.

조류가 너무 좋게 형성돼 오후까지 원만한 조황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으나 10시가 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갑자기 바람이 터지기 시작했고 물색도 탁해졌다. 역시 겨울철 원도는 날씨를 예상하기 힘들다. 이후로는 별다른 조과를 거두지 못했고 결국 갯바위에서 못 잔 잠을 자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나와 후배가 올린 총 조과는 35~43cm로만 4마리. 당일 출조로 이 정도 조과라면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그런데 오후 2시에 찾아온 철수배에 올라보니 전반적으로 조황은 부진했다. 아무래도 최저수온기에 접어든 것이 원인 같았다.

참고로 이날 부진한 조황을 겪었던 다른 낚시인들의 말을 빌리자면, 포인트마다 학공치와 숭어가 너무 많아 낚시가 어려웠다고 했다. 다행히 우리 자리에는 그런 문제가 없었는데, 만약 이 기사를 보고 추자도로 출조할 계획이라면 옥수수나 경단 등의 대체 미끼를 준비해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감성돔을 걸어 파이팅을 벌이는 필자.

▲ 필자가 푸렝이 청비릉에서 올린 감성돔을 보여주고 있다.

▲ 해남에서 추자도로 출조하는 넘버원호.

▲ 후배 임종현 씨가 감성돔을 연타로 걸었다.

▲ 감성돔을 뜰채에 담고 기뻐하는 임종현 씨.

▲ 배를 타고 가면서 활영한 밖미역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