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저버리지는 신안 가거도
대물 감성돔의 포효가 시작됐다
김광우 시마노 인스트럭터, FTV 승부사의 히든카드 진행자
▲ 가거도의 검등여(검은여) 큰취에서 본류를 공략해 낚아낸 54cm와 48cm 감성돔을 보여주는 필자. 역시 본류에 대물 감성돔이 머물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가거도는 낚시인에게 있어 꿈의 낚시터다. 매년 11월로 접어들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수온이 하락하면 신안군 3대 원도인 태도, 가거도, 만재도가 겨울 감성돔 시즌에 접어든다. 그중 가장 가보고 싶은 섬으로 꼽히는 곳이 가거도다. 지난 1월 초부터 가거도 출조일을 잡으려 했으나 막상 출발을 하려면 주의보가 내려 낚시가 미뤄져 왔다. 드디어 지난 2월 3일, 4일 연속으로 좋은 날씨가 이어져 출조에 나섰다.
▲ 강한 본류를 공략하기 위해 필자가 사용한 2.5호 구멍찌 채비.
▲ 만조를 맞고 있는 검은여. 국흘도 방향으로 조류가 흐를 때가 최고의 찬스다.
▲ 제주도에서 진도로 나갈 때 타고 간 산타모니카호. 추자도를 경유한다.
▲ 드론으로 촬영한 검은여 일대.
날씨만 좋으면 낚시인들로 초만원
나는 제주도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가거도로 가는 방법이 육지 낚시인들과는 약간 다르다. 제주에서 여객선을 이용해 목포까지 간 후 여객선을 타고 들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이번에는 이동 시간을 줄여보기로 했다. 제주도에서 진도항(구 팽목항)까지는 산타모니카호를 타고 간 뒤 현지에서 잠시 쉬다가 진도 서망항에서 새벽 2시에 가거도로 출발하는 사선을 이용하기로 했다.
새벽 2시에 출발하는 시온호를 타고 가거도 1구에 도착한 시각은 아침 6시. 장장 4시간이 걸린 대장정(?)이었지만 1년 만에 다시 보는 가거도는 너무나 반가웠다. 벌써 10년 이상 묵고 있는 한보민박에 짐을 푼 뒤 아침을 먹고 오전 7시에 첫 출조에 나섰다. 좋은 날씨 덕분인지 이 날 가거도는 전국에서 모인 낚시인들로 초만원이었다.
가거도는 낚싯배들이 1항차와 2항차로 조를 나뉘어 요일별로 돌아가며 7시와 7시 10분에 맞춰 출항하는 게 특색이다. 과도한 포인트 경쟁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현명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첫날 내린 포인트는 2구를 지나 성건여 가기 전에 있는 본섬 갯바위 큰취였다. 들물과 썰물 모두 낚시가 가능한 갯바위지만 특히 들물이 성건여 쪽으로 흐를 때 좋은 조황을 보이는 포인트다. 발 앞 수심은 9m. 우측을 공략할 때 조금 떨어지면 13m 정도의 수심이 나왔다. 물이 좌측으로 가면 숨은여 뿌리부근에서 입질이 올 것 같았다.
나는 채비를 꾸리고 밑밥을 주기 전에는 공략 범위 내의 수심과 지형을 일일이 체크하는 습관이 있다. 수심 체크를 하며 조류의 방향과 속도를 가늠해 밑밥을 주는 위치와 공략 지형을 숙지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 아니겠는가.
채비를 고부력 2.5호 반유동으로 세팅한 후 채비를 흘리자 30분 만에 첫 입질이 들어왔다. 그리고 연속적으로 같은 지점에서 40cm 초반의 감성돔이 추가로 올라왔다.
그런데 간조를 지나 들물 시간이 되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살아나는 물때(5물)인데도 불구하고 들물이 오른쪽으로 가지 않고 자꾸만 발밑으로 파고들었다. 50m 이상 장타를 쳐도 밀려드는 조류 탓에 채비가 발밑에 달라붙는 상황이 이어졌다. 어쩔 수 없이 우측 여 밭으로 달라붙는 채비를 잡았다 놨다 하는 동작을 반복해 40cm급 한 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었다.
▲ 필자가 가거도에서 사용한 밑밥. 곡물을 많이 섞고 파우더 비중도 높은 제품을 사용했다.
70m까지 흘린 본류낚시로 54cm 히트
어느덧 만조를 지나 간조로 변하자 조류가 좌측으로 서서히 흐르기 시작했다. 그 조류 역시 발밑을 훑고 지나가는 조류이기에 채비를 4B 전유동으로 교체해 수심 약 16m 지점에서 4짜 후반의 감성돔을 추가로 걸어냈다. 가거도에서의 첫날 큰취에서의 낚시는 이렇게 4마리의 4짜로 마감할 수 있었다.
다음날 내린 포인트는 가거도의 대물 감성돔 명소인 검은여 마당바위였다. 검은여에는 큰넙데기, 작은넙데기, 오동여, 벼락바위, 벼락여 넙데기, 째진자리, 마당바위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포인트가 즐비하고 대물급이 많아 모든 낚시인의 선망의 장소다.
이날 필자가 내린 마당여 포인트는 예전에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던 곳이었으나 최근 들어 인기가 높아진 포인트가 되었다. 하선 직후 강한 초들물 조류가 국흘도 방향으로 세차게 흐르기 시작했다. 2.5호 고부력반유동채비에 수심을 약 13m 맞춰 흘려보니 빠른 조류에 채비가 심하게 밀렸다. 결국 찌밑 수심을 16m 정도로 맞춰 본류대를 공략했다. 본류대낚시는 조류가 곧 수심이다. 조류가 느릴 때 찌밑 수심 12m로 바닥을 도달했더라도 조류가 강해지면 찌밑 수심은 더욱 깊게 줘야만 한다.
밑밥은 발 앞 훈수지대에 꾸준히 투입하고 채비 흘리기를 수차례, 70m 정도 흘렀을 때 찌가 사라지며 원줄을 강하게 당기는 입질이 들어왔다. 대를 드는 순간 5짜 이상의 대물임을 직감하고 파이팅에 들어갔다. 올라온 녀석은 54cm의 씨알 좋은 감성돔이었다. 그러나 이 조류는 금방 약해졌고 더 이상의 조과는 거둘 수 없었다. 오묘하고 알 수 없는 이번 출조에서 조류 흐름은 그야말로 천지분간을 못하는 망나니와도 같았다.
13m 수심을 주고 다시 칼바위로 진행되는 조류를 공략하자 이번에는 48cm의 감성돔이 또 다시 올라왔다. ‘그래 아쉬운 대로 이 조류만이라도 계속가라’고 마음속으로 애원했건만 조류는 다시 반대 방향인 작은 넙데기로 진행하다 낚시자리로 달라붙어 버렸다.
2월 중순 이후 대물 시즌 도래할 듯
이번 겨울은 2월임에도 불구, 아직도 수온이 13도 이상을 유지하는 탓인지 대물 소식은 뜸한 상황이다. 비단 가거도뿐 아니라 양대 원도인 추자도도 여건은 비슷한 상황이다. 두 곳 모두 영등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수온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고 폭발적인 조황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2월 중순이나 3월 초순경 은빛 대물을 만나리라는 기대를 품고서 2박3일의 거거도 조행을 마무리했다.
출조 문의 010-9631-5413(가거도 1구 한보낚시민박임성식), 010-2039-0730(최현종 선장
, 기대를 저버리지는 신안 가거도
대물 감성돔의 포효가 시작됐다
김광우 시마노 인스트럭터, FTV 승부사의 히든카드 진행자
▲ 가거도의 검등여(검은여) 큰취에서 본류를 공략해 낚아낸 54cm와 48cm 감성돔을 보여주는 필자. 역시 본류에 대물 감성돔이 머물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가거도는 낚시인에게 있어 꿈의 낚시터다. 매년 11월로 접어들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수온이 하락하면 신안군 3대 원도인 태도, 가거도, 만재도가 겨울 감성돔 시즌에 접어든다. 그중 가장 가보고 싶은 섬으로 꼽히는 곳이 가거도다. 지난 1월 초부터 가거도 출조일을 잡으려 했으나 막상 출발을 하려면 주의보가 내려 낚시가 미뤄져 왔다. 드디어 지난 2월 3일, 4일 연속으로 좋은 날씨가 이어져 출조에 나섰다.
▲ 강한 본류를 공략하기 위해 필자가 사용한 2.5호 구멍찌 채비.
▲ 만조를 맞고 있는 검은여. 국흘도 방향으로 조류가 흐를 때가 최고의 찬스다.
▲ 제주도에서 진도로 나갈 때 타고 간 산타모니카호. 추자도를 경유한다.
▲ 드론으로 촬영한 검은여 일대.
날씨만 좋으면 낚시인들로 초만원
나는 제주도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가거도로 가는 방법이 육지 낚시인들과는 약간 다르다. 제주에서 여객선을 이용해 목포까지 간 후 여객선을 타고 들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이번에는 이동 시간을 줄여보기로 했다. 제주도에서 진도항(구 팽목항)까지는 산타모니카호를 타고 간 뒤 현지에서 잠시 쉬다가 진도 서망항에서 새벽 2시에 가거도로 출발하는 사선을 이용하기로 했다.
새벽 2시에 출발하는 시온호를 타고 가거도 1구에 도착한 시각은 아침 6시. 장장 4시간이 걸린 대장정(?)이었지만 1년 만에 다시 보는 가거도는 너무나 반가웠다. 벌써 10년 이상 묵고 있는 한보민박에 짐을 푼 뒤 아침을 먹고 오전 7시에 첫 출조에 나섰다. 좋은 날씨 덕분인지 이 날 가거도는 전국에서 모인 낚시인들로 초만원이었다.
가거도는 낚싯배들이 1항차와 2항차로 조를 나뉘어 요일별로 돌아가며 7시와 7시 10분에 맞춰 출항하는 게 특색이다. 과도한 포인트 경쟁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현명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첫날 내린 포인트는 2구를 지나 성건여 가기 전에 있는 본섬 갯바위 큰취였다. 들물과 썰물 모두 낚시가 가능한 갯바위지만 특히 들물이 성건여 쪽으로 흐를 때 좋은 조황을 보이는 포인트다. 발 앞 수심은 9m. 우측을 공략할 때 조금 떨어지면 13m 정도의 수심이 나왔다. 물이 좌측으로 가면 숨은여 뿌리부근에서 입질이 올 것 같았다.
나는 채비를 꾸리고 밑밥을 주기 전에는 공략 범위 내의 수심과 지형을 일일이 체크하는 습관이 있다. 수심 체크를 하며 조류의 방향과 속도를 가늠해 밑밥을 주는 위치와 공략 지형을 숙지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 아니겠는가.
채비를 고부력 2.5호 반유동으로 세팅한 후 채비를 흘리자 30분 만에 첫 입질이 들어왔다. 그리고 연속적으로 같은 지점에서 40cm 초반의 감성돔이 추가로 올라왔다.
그런데 간조를 지나 들물 시간이 되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살아나는 물때(5물)인데도 불구하고 들물이 오른쪽으로 가지 않고 자꾸만 발밑으로 파고들었다. 50m 이상 장타를 쳐도 밀려드는 조류 탓에 채비가 발밑에 달라붙는 상황이 이어졌다. 어쩔 수 없이 우측 여 밭으로 달라붙는 채비를 잡았다 놨다 하는 동작을 반복해 40cm급 한 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었다.
▲ 필자가 가거도에서 사용한 밑밥. 곡물을 많이 섞고 파우더 비중도 높은 제품을 사용했다.
70m까지 흘린 본류낚시로 54cm 히트
어느덧 만조를 지나 간조로 변하자 조류가 좌측으로 서서히 흐르기 시작했다. 그 조류 역시 발밑을 훑고 지나가는 조류이기에 채비를 4B 전유동으로 교체해 수심 약 16m 지점에서 4짜 후반의 감성돔을 추가로 걸어냈다. 가거도에서의 첫날 큰취에서의 낚시는 이렇게 4마리의 4짜로 마감할 수 있었다.
다음날 내린 포인트는 가거도의 대물 감성돔 명소인 검은여 마당바위였다. 검은여에는 큰넙데기, 작은넙데기, 오동여, 벼락바위, 벼락여 넙데기, 째진자리, 마당바위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포인트가 즐비하고 대물급이 많아 모든 낚시인의 선망의 장소다.
이날 필자가 내린 마당여 포인트는 예전에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던 곳이었으나 최근 들어 인기가 높아진 포인트가 되었다. 하선 직후 강한 초들물 조류가 국흘도 방향으로 세차게 흐르기 시작했다. 2.5호 고부력반유동채비에 수심을 약 13m 맞춰 흘려보니 빠른 조류에 채비가 심하게 밀렸다. 결국 찌밑 수심을 16m 정도로 맞춰 본류대를 공략했다. 본류대낚시는 조류가 곧 수심이다. 조류가 느릴 때 찌밑 수심 12m로 바닥을 도달했더라도 조류가 강해지면 찌밑 수심은 더욱 깊게 줘야만 한다.
밑밥은 발 앞 훈수지대에 꾸준히 투입하고 채비 흘리기를 수차례, 70m 정도 흘렀을 때 찌가 사라지며 원줄을 강하게 당기는 입질이 들어왔다. 대를 드는 순간 5짜 이상의 대물임을 직감하고 파이팅에 들어갔다. 올라온 녀석은 54cm의 씨알 좋은 감성돔이었다. 그러나 이 조류는 금방 약해졌고 더 이상의 조과는 거둘 수 없었다. 오묘하고 알 수 없는 이번 출조에서 조류 흐름은 그야말로 천지분간을 못하는 망나니와도 같았다.
13m 수심을 주고 다시 칼바위로 진행되는 조류를 공략하자 이번에는 48cm의 감성돔이 또 다시 올라왔다. ‘그래 아쉬운 대로 이 조류만이라도 계속가라’고 마음속으로 애원했건만 조류는 다시 반대 방향인 작은 넙데기로 진행하다 낚시자리로 달라붙어 버렸다.
2월 중순 이후 대물 시즌 도래할 듯
이번 겨울은 2월임에도 불구, 아직도 수온이 13도 이상을 유지하는 탓인지 대물 소식은 뜸한 상황이다. 비단 가거도뿐 아니라 양대 원도인 추자도도 여건은 비슷한 상황이다. 두 곳 모두 영등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수온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고 폭발적인 조황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2월 중순이나 3월 초순경 은빛 대물을 만나리라는 기대를 품고서 2박3일의 거거도 조행을 마무리했다.
출조 문의 010-9631-5413(가거도 1구 한보낚시민박임성식), 010-2039-0730(최현종 선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