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갱이. 모비늘이 길고 측선과 모비늘이 만나는 A 지점까지 옆 지느러미가 닿는다. B의 꼬리자루에 작은 지느러미가 없다. 우리나라 전국에서 낚인다.

전갱이는 농어목 전갱이과에 속한 어류다. 고등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고등어와는 확연이 형태를 구분할 수 있으며 사촌으로는 방어, 부시리가 있고 스포츠피싱으로 인기가 있는 자이언트 트레발리(GT)도 모두 전갱이과에 속한다. 참다랑어(참치)의 경우 고등어과에 속해 전혀 다른 생선이며 꼬리지느러미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전갱이과에 속한 어류는 모두 꼬리에 아주 딱딱한 모비늘(방패비늘)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경상도에서는 매가리, 제주도에서는 각재기 등으로 부르며 아지(アジ)는 전갱이를 뜻하는 일본어다. 한때 아지가 큰 전갱이를 의미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잘 쓰지 않고 큰 전갱이는 그냥 대전갱이로 부르고 있다.

▲ 가라지. 전갱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A 지점까지 모비늘이 짧고 측선이 굽은 구간이 불명확하며 옆지느러미가 A에 닿지 않는다. B에 작은 지느러미가 있다. 전갱이의 닮은꼴로 곧잘 비교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다.

우리바다에서 가장 흔히 낚이는 전갱이는 일본명으로 마아지(マアジ)로 몸체 색깔이 약간 노란빛을 띠며 모비늘이 긴 것이 특징이다. 옆지느러미가 모비늘에 거의 닿을 정도로 모비늘이 길다. 40cm까지 자란다고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으며 보통 4~7월에 산란을 한다.

전갱이와 함께 낚이는 어종에는 가라지가 있다. 일본명은 마루아지(マルアジ)로 몸체 색깔이 청색을 띠며 전갱이에 비해 모비늘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옆지느러미가 모비늘에 닿지 않으며 측선이 길고 모비늘이 짧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체고가 낮고 전갱이보다 체형이 홀쭉하며 전갱이에 없는 작은 지느러미가 꼬리자루에 붙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낚이는 전갱이 대부분은 이 두 종으로, 가끔 전갱이와 똑같이 생겼지만 눈이 더 큰 눈전갱이(메아지メアジ)가 있고 제주도에서는 자이언트 트레발리와 비슷하게 생긴 갈전갱이(가이와리カイワリ)도 낚인다. 낚시 대상어는 아니지만 노량진수산시장 등에서 활어로 팔고 있는 흑점줄전갱이(시마아지シマアジ), 전갱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꼬리와 배가 붉은 색을 띠는 붉은가라지(아카아지アカアジ) 등도 있으며 가끔 먼바다에서는 실전갱이(이토히키아지イトヒキアジ)도 낚이는 등 실제로 낚시인들이 볼 수 있는 전갱이의 종류는 제법 많다고 할 수 있다.

▲ 제주도에서 잘 잡히는 갈전갱이(꽉꽉이).

수많은 전갱이 중 우리가 대전갱이라고 부르는 전갱이는 무엇일까? 형태를 보면 대부분 전갱이인 걸 알 수 있지만 아주 낮은 확률로 체색이 청색이나 회색인 가라지가 섞여 낚인다. 하지만 그 비중이 아주 낮고 낚시인들의 조과를 보면 대전갱이가 대부분 전갱이인 것으로 밝혀지기 때문에 40cm 오버 전갱이는 대부분 ‘전갱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우리에게 알려진 가라지는 실제로 많은 양을 보기 어려우며 잔챙이 시절에 가끔 연안에서 전갱이 무리에 섞여서 낚이는 정도지만 이마저도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대부분 전갱이라고 보면 된다.

전갱이가 좋아하는 적서수온은 20℃이다. 연안에 무리지어 분포하고 연안에서 성장을 마친 치어는 점차 성장하면서 먼바다로 나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현재 낚이고 있는 대전갱이는 대부분 연안 가까운 곳에서 낚이기 때문에 이 또한 정설이라고 할 수 없다. 특히 대전갱이의 경우 수온이 14~16℃인 겨울에 무리를 지어 낚이기 때문에 적서수온이라는 의미도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한편 전갱이는 수온에 따라 이동하는 회유성 어종이라고 알려져 있고 봄부터 연안으로 들어와 여름부터 초겨울까지 많이 잡힌다고는 하지만 이는 작은 개체들의 활동 패턴이며 정작 대전갱이의 시즌은 11월부터 이듬해 3~4월까지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대전갱이의 생태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현재는 양식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곧 더 정확한 생태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전갱이로 만든 초밥. 고등어보다 기름기가 적고 담백해서 회나 초밥 재료로 인기가 높다.

전갱이는 맛있는 물고기로 국내에서는 저평가되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전갱이가 훌륭한 횟감으로 꼽히고 있으며 국내 미식가들 사이에서도 최근에는 고급 식재료로 꼽히고 있다.

일본 규슈의 오이타에서는 사가노세키 앞바다에서 낚시로 낚은 전갱이를 ‘세키아지’라는 지역 특산물로 판매하고 있는데 탄력 넘치는 식감과 뛰어난 감칠맛으로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종류는 전갱이(마이지)로 현지에서 먹어도 한 마리 가격이 2만~3만원이 넘으며 활어로 유통되어 다른 지역으로 가면 한 마리의 가격이 6만~7만원에 달하는 것도 있다.

가끔 맛이 없는 전갱이도 있는데 그것은 대부분 산란 직후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갱이는 봄과 초여름에 걸쳐서 산란을 하기 때문에 산란이 끝날 무렵인 장마철에 낚으면 맛이 떨어진다. 그리고 여름에 낚이는 잔챙이 전갱이는 살이 적어서 먹을 것도 없다. 그래서 산란을 하기 전인 겨울에 낚이는 전갱이를 먹어야 기름지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일부 낚시인들은 회유성 전갱이와 비회유성 전갱이로 맛을 구분하기도 한다. 회유성 전갱이는 우리가 흔히 보는 꼬리가 노란 것들이며 비회유성은 등이 검고 꼬리고 길고 검은 것이 특징인데 작은 전갱이들은 이런 특징이 잘 나타나지 않지만 40cm 이상으로 커지면 특징이 두드러진다. 결국 노란빛의 전갱이가 더 맛있다는 것이 일반적이며 청색이나 회색 전갱이(가라지)의 맛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지만 반대로 일부 낚시인들은 가라지를 더 높게 쳐주기도 하므로 맛에 대한 평가도 점진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