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저물고 새로운 2023년이 도래했다. 지난 2022년의 배스낚시는 매년 발전하는 기술과 소재, 그리고 매번 바뀌는 트렌드로 인해 ‘다양성’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해였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2023년 배스낚시를 주도할 키워드는 무엇일까? 2023 배스 코리아 트렌드를 전망해본다.

▲ 2023년에도 계속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I자루어. 좌측은 O.S.P 피콜로, 우측은 O.S.P 아이웨이버, 아래쪽은 티엠코 글리머다.

최근 2~3년 배스루어는 빅베이트라고 불리는 글라이드베이트 인기 대폭발이었다고 설명할 수 있겠다.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는 배스낚시의 근간을 흔들 만큼 너무나도 유행을 했으며 몇몇 제품은 품절은 물론 의도적인 리셀까지 논란이 될 만큼 인기가 많았고 그 인기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렇기에 2023년에도 역시 이 빅베이트의 유행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빅베이트에 대한 반대급부인지 저항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2022년 들어 작은 루어에 대한 인기가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다. 이 작은 루어의 시작점은 바로 I자 계열로 일컬어지는 극사실적인 하드베이트(이하 I자루어)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최근에는 이 시류에 맞춰 70 사이즈 아래의 소프트베이트나 하드베이트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I자루어가 유행하는 이유는 바로 조과에서의 탁월함, 그리고 유튜브로 인한 배스낚시 세계관의 극대화(?)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I자루어는 말 그대로 리트리브 시 구불구불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는 다관절 루어와는 완전 반대 개념으로 I자로 뻣뻣한 물고기 모양 그 자체가 모든 액션의 끝이라 할 수 있는 루어이다. 외형적으로 굉장히 단순하고 화려한 액션은 없지만 오히려 밋밋한 I자 액션, 그리고 죽어가는 먹잇감을 표현한 단순하고 느린 싱킹 액션이 배스에게, 특히 물이 굉장히 맑은 곳에서 큰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을 경험한 뒤로 그와 유사한 루어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I자루어는 대부분 굉장히 느린 슬로우 싱킹(때로는 슈퍼슬로우 싱킹이라고 불리기도 한다)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액션이 배스의 호기심을 이끌어 낸다. 이러한 루어는 일단 크기부터가 배스가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고 무게 역시 매우 가볍기 때문에 일반 장비로는 캐스팅을 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전용 장비가 필요하고 그 전용 장비의 시장도 개척됐는데, 한국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던 극피네스한 채비와 컨트롤하기 좋은 짧은 로드, 그에 맞는 가는 PE라인, 그리고 배스낚시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쇼크리더 시장이 개척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 이러한 낚시는 과연 어디서 시작되었고 어떻게 전파되었나. 그것은 바로 유튜브를 통해 한국으로 유입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특히 바로 옆 나라 일본에서 대부분 전파된 것으로 마니아를 중심으로 알음알음 알려지다 지금까지 소소하게 유행이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 아날로그의 나라라고 불리는 일본답게 일본의 배스낚시 영상은 사실 접하기 힘들었다. 기법을 글로만 접했지 영상이나 테크닉은 생각보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것이 사실. 또한 몇 년 전만 해도 유튜브에 일본 배스낚시 관련 영상은 짧은 클립이 대부분이었다. 역시 아날로그의 나라답게 본판은 DVD로 판매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본발 배스낚시 풀영상이 굉장히 많이 공개되면서 누구나 쉽게 낚시 기법을 접하게 되었고 그 여파로 인해 이 작은 I자루어, 호버스트롤링 같은 극히 ‘일본스러운’ 기법들이 히트를 쳤고 한국의 배스낚시 트렌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나 역시 유튜브 영상에서 봄철 작은 I자형 미노우를 활용해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은 경험이 있다. 이 유행은 2, 3년간 배스루어를 이끌어 왔던 빅베이트와 비교되면서 올해에는 더욱 인기를 끌 것이라고 본다. 작은 루어로의 회귀, 그 정점에 선 I자루어. 2023년 배스낚시 트렌트 1번으로 꼽고 싶다.

동력선상낚시금지가 풀릴 기미를 아직 보이지 않는다. 땅콩보트라 불리던 작은 고무보트로 시작된 대한민국 배스 선상낚시는 알루미늄보트와 FRP보트를 거쳐 폭발하다 동력선상낚시금지법에 묶여 도로 과거로 퇴화되고 말았다. 그 뒤로 동력선상낚시는 풀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고 모든 배스낚시는 워킹낚시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 결과 장타낚시, 프리리그의 대유행을 낳았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좀더 다양한 낚시를 할 수 있는 선상낚시를 열망하는 낚시인들은 동력이 아닌 튼튼한 다리를 통해 이동하는 수단을 알아보았고 바로 그것이 벨리보트와 카약이었다.

2023년에도 벨리보트와 카약은 계속해서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제는 벨리보트, 카약만을 상대로 한 무동력 토너먼트까지 개최되고 있어 동력선상낚시가 해금되지 않는 한 갈수록 가파르게 유저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무동력 보트들이 갈수록 늘어가면서 그에 장착되는 어군탐지기 시장도 조금씩 커지고 있으며 현재는 프로선수들만이 주로 사용하던 고가의 어군탐지기를 벨리보트와 카약 유저들도 사용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벨리보트와 카약은 일장일단이 있다. 일단 필드 접근성이 기존 동력보트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 기존 동력보트는 동력(선외기, 전기모터 등)이 달린 보트를 수면에 띄우기 위해 슬로프가 필수적이었으나 벨리보트나 카약은슬로프가 없어도 론칭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보트낚시를 엄두도 내지 못했던 작은 저수지나 얕은 수심의 강계에서도 보트낚시를 즐길 수 있다.

대형호수나 작은 저수지, 큰 강이나 작은 수로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보트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듯, 벨리보트나 카약은 외부환경요인, 즉 바람이나 수류 등에 매우 취약하다. 앵커링을 쉽게 해주는 동력장치가 없다보니 쉽게 떠내려가거나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머물기 힘들다. 인력이나 앵커에 의해 한자리를 유지할 수는 있어도 동력을 이용한 앵커링보다는 힘이 많이 들고 번거로운 점도 많아 낚시에 집중할 수 없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선상낚시의 필드 개척, 새로운 낚시의 도전 면에서 봤을 때 이 무동력 선상낚시는 매년 꾸준하게 유저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워킹낚시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나마 합법적으로 동력을 사용할 수 있었던 안동호 역시 배스 자원이 급감하고 합천호는 또다시 다양한 갈등으로 인해 동력선상낚시가 언제 풀릴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려 동력낚시인들도 갈 곳이 거의 없어진 상황이다. 대안 아닌 대안으로 이 벨리보트와 카약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 2023년에도 더 크고 더 깊게 잠행하는 딥 크랭베이트에 대한 열망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O.S.P의 딥 크랭크베이트

스트라이크킹 10XD로 대변되는 딥 크랭크베이트. 10XD는 수심 4m까지 잠행하던 기존의 딥 크랭크베이트를 베이비루어로 만들어 버렸다. 이 루어의 등장은 거대한 사이즈만으로 배스낚시의 트렌드, 기법, 루어를 보는 기준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그러나 이제는 이 루어로도 부족하다는 사람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더 크고 더 무겁고 더 깊게 들어가는 크랭크베이트를 개발하고 있으니 그 열풍은 2023년에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매년 늦가을을 넘어 겨울이 되면 대부분의 낚시숍에서 배스루어 판매고는 반 토막이 나게 되고 사람들의 관심도 뚝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2023년 초에 딥 크랭크베이트 하나가 국내에 출시되어 모처럼 배스낚시인의 관심을 끌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O.S.P 최초의 딥 크랭크베이트다.

루어를 잘 만들기로 소문난 O.S.P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딥 크랭크베이트이기도 하고 스트라이크킹 10XD보다 더 잘 날아가고 더 깊게 들어간다는 점에서 많은 배스낚시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나는 이 루어가 유통되기 전 O.S.P 스탭을 통해 국내 누구보다 먼저 이 루어를 사용해보았고 배스까지 낚아보았는데, 이 루어를 쓰면서 느낀 점은 “이제 딥 크랭크베이트 시장도 더욱 불이 붙겠구나’하는 것이었다.

이 딥크랭크베이트는 기존의 장비로는 운용하기 힘들다. 매우 마니아적이어서 전용 장비가 꼭 필요한 영역인 것이다. 즉, 아무나 사용할 수 없는 채비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대로 벨리보트, 카약 등 무동력 선상낚시 인기가 갈수록 높아가고 어군탐지기의 발전과 대중화로 인해 무턱대고 감아 들이는 딥 크랭크베이트가 아닌 ‘정확히 보고 감아 들이는 딥 크랭크베이트’가 가능해진 시대가 되었다. 그렇기에 그와 관련된 로드, 릴, 라인 등이 새롭게 출시 판매되고 있다.

제이에스컴퍼니에서는 그간 만들기 어렵다고 알려진 딥 크랭크베이트 전용 로드를 제작, 판매하고 있다. 딥 크랭크베이트는 굉장히 무겁고 운용할 때 저항이 상당하기에 글라스화이버 소재가 필수로 사용되었는데, 이 글라스화이버 소재는 매우 무거워 오랫동안 들고 운용이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오죽하면 오십견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하지만 제이에스컴퍼니는 S2글라스라는 신소재를 이용해 가볍고도 경쾌한 느낌의 딥 크랭크베이트 전용 로드를 만들어 내었다. 전 세계에서 전례 없는 투피스 크랭크베이트 로드를 만들어내어 벨리보트나 카약 등 로드의 수납 공간이 좁고 작은 보트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라인 제조회사에서는 크랭크베이트 전용 카본라인이 출시가 되었고 딥 크랭크베이트나 크기가 큰 루어에 맞는 전용 트레블훅, 전용 스플릿링 등이 개발되어 딥 크랭크베이트 마니아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역시 깊고 어두운 미지의 영역은 예나 지금이나 동경의 대상이고 그러한 곳을 탐색하는 딥 크랭크베이트에 대한 관심은 2023년에도 뜨거울 것이 분명하다.

몇 십 년간 거의 변하지 않던 배스낚시용 바늘도 이제는 조금씩 변하고 있는 추세다. 예전 녹 방지 또는 야광처리를 위해 바늘에 코팅을 하던 시대를 넘어 이제는 좀 더 잘 박히고 좀 더 잘 걸리게끔 코팅을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 트렌드는 비단 배스낚시를 넘어 모든 낚시 분야에 불고 있는 것으로, 챔질에 의한 마찰계수까지 따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 바야흐로 매끈한 코팅의 시대가 도래했다.

예전의 프라이팬은 식용유가 부족하거나 한눈을 팔면 바로 타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코팅된 프라이팬이 출시되면서 이제 프라이팬은 잘 타지 않게 됐다. 이러한 코팅 프라이팬은 요리도구에선 일대 혁명으로 일컬어지는데 이와 같은 개념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바늘의 코팅이다.

이 바늘 코팅 개념을 가장 먼저 도입한 회사는 다이와로, 다이와는 이 공법을 사쿠사스라고 부르고 있다. 기존 바늘은 단순 녹 방지 등을 위해 니켈 등을 코팅하였으나 이 코팅은 말 그대로 바늘의 위에 덧바르는 개념이다. 날카로운 바늘이 코팅으로 인해 두터워지면서 박힘 기능은 떨어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다이와가 만들어낸 사쿠사스공법은 니켈이 아닌 불소(Fluorine)를 코팅한 것이 아니라 바로 프라이팬에 코팅하던 불소수지(Polytetrafluoroethylene/ PTFE) 코팅이다. 불소수지는 응집력이 굉장히 강한 물질로 열에 강하고 마찰계수가 굉장히 낮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전혀 접착이 되지 않아 코팅 자체가 원래는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 코팅 방법과는 다르게 바늘의 표면적에 미세하게 생성된 틈새와 요철 등에 이 불소수지 가루를 채워 굽는 방법으로 코팅을 했다. 일종의 도자기 굽는 기술과 유사하게 코팅을 한 것이다.

이러한 코팅 방법은 기존 바늘에 덧입혀 바늘 끝을 무디게 만들던 코팅과는 달리 바늘의 미세한 틈새와 요철, 끝부분을 불소수지로 모두 메워 매끈하게 만들어 버렸다. 이로 인해 바늘 끝은 더 날카롭게 되고 표면은 더욱 매끄럽게 됐다.

나는 이 불소코팅 바늘을 아주 예전부터 구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이 기술의 장점이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 계속 사용하면서 노하우가 굉장히 축척되었고 이제는 이 불소코팅 바늘이 미래의 바늘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불소코팅 바늘은 일단 다른 바늘에 비해 표면이 매우 매끄럽다. 기존의 바늘도 매끄럽긴 마찬가지이지만 불소코팅 바늘은 더 매끄럽다. 그렇기에 다른 바늘에도 좋지만 특히 트레블훅처럼 미끄러져 박혀 들어가는 바늘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배스의 헤드셰이킹에 의해 트레블훅이 벗겨졌을 때 다시 몸통이나 얼굴 주변에 박히는 일이 잦아 토너먼트에서는 최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할 바늘이라 할 수 있겠다.

2001년부터 도입된 다이와 사쿠사스공법은 이제 유수의 바늘업체들은 죄다 이 기술을 따라하고 있다. 하야부사의 NRB 코팅, 데코이의 실키 F코팅, 가마카츠의 나노스무스 코팅, 오너의 매직푸소 코팅, 류기의 TC 코팅, 노갈레스의 제로프릭션 코팅 등 이제 바늘 제조회사들은 자사의 최고급 바늘에 모두 이 불소코팅공법을 적용해서 만들고 있다. 2023년은 아마 이 불소코팅 바늘이 대중화 되는 시기가 되지 아닐까 가늠해 본다.

로렌스의 액티브타깃, 가민의 라이브스코프, 허밍버드의 메가라이브. 이 세 어군탐지기는 이 세상 배스낚시를 송두리째 바꾸어 버렸다. 이 어군탐지기가 세상에 나온 뒤로 몇 백 년간 이어져오던 배스낚시의 정석도, 통념도 모두 다 바뀌게 되었으며 이제는 배스낚시 방법, 배스의 생태, 포인트 탐색과 루어의 운용, 어군탐지기의 운용법 등이 처음부터 다시 작성되어야 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이제 이 라이브 어군탐지기는 토너먼트는 물론이요 일반낚시에서도 대세이자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다. 라이브 어군탐지기는 날이 갈수록 발전해 나갈 것이고 거기에 맞춰 배스낚시도 바뀌어 나갈 것이다. 이것이 낚시의 발전인지 퇴보인지는 지금도 갑론을박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 기기는 낚시의 혁명이고 향후 낚시산업에 핵폭발과 같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이다.

번역하자면 “당신이 배스낚시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틀렸던 것인가요?”라는 뜻으로, 라이브 어군탐지기가 배스낚시 토너먼트에 끼친 영향을 톱프로들이 이야기하는 칼럼이다.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케빈 밴담(허밍버드 스탭), 제이콥 윌러(로렌스 스탭), 브렌트 일러(가민 스텝)가 각각의 회사 제품들을 사용하고 느낀점, 그리고 라이브 어군탐지기가 낚시에 미친 영향을 이야기하는 글로 그 내용은 실로 놀라웠다. 특히 배스낚시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케빈 밴담은 “이제 라이브 어군탐지기가 없는 낚시는 생각할 수 없다. 이것은 내 32년 토너먼트 인생 중 가장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라이브 어군탐지기. 나는 2년 전에 이 라이브 어군탐지기에 대한 글을 본지에 기고한 적이 있다. 그간 나는 보트 아래로 쏘는 어군탐지기의 효용성에 대해 항상 불만이 많았다. 그리고 전방을 보여주는 라이브 어군탐지기가 출시되고 난 후 나의 불만은 완전히 사라졌다. 한국의 배스토너먼트에서 이 기술을 가장 먼저 사용하여 좋은 성적을 올린 프로선수가 되었다. 그만큼 나는 이 기술에 대해 긍정적이었고 낚시의 미래라고 보고 이 라이브 어군탐지기에 몰입하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 라이브 어군탐지기를 보면서 약간 생각이 많아졌다. 아니 혼란스러워졌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분명히 라이브 어군탐지기는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물속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실시간으로 내 루어와 물고기를 보여준다. 처음에 그것을 활용해 고기를 낚았을 때 그 황홀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오래 사용하면 할수록 그간 내가 생각해왔던 루어낚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라이브 어군탐지기는 모든 것을 단순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간 다양하게 제작되던 루어는 이제 좀 더 어군탐지기에 잘 보이게 디자인되고 수 십 m씩 캐스팅하여 어군을 찾던 낚시는 이제 고작 소나각도 20도, 전방 약 20m만을 보여주는 작은 화면에 눈을 고정하는 것이 전부가 됐다. 효율이라는 단어로 낚시는 정의될 수 있는 것인지, 과연 낚시는 무엇인가라는 원론적인 대답까지 끄집어 낸 이 라이브 어군탐지기는 과연 우리의 낚시를 얼마 만큼 변화시켰는지 생각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라이브 어군탐지기는 칠흑 같은 어둠에서 밝힌 손전등이라 생각된다. 그 작은 각도로 비추는 부분만 보인다. 나머지 340도는 볼 수 없다. 하지만 그 20도는 거부할 수 없는 진실이다. “라이브 어군탐지기는 이제 필수다. 하지만 전체적인 배스 루어낚시 시장의 크기와 규모를 보았을 때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좀 더 생각해보고 싶다”라는 것이 솔직한 내 심경이다.

분명히 장비는 더 발전할 것이고 그에 따라 낚시도 변할 것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분명히 라이브 어군탐지기가 있을 것이며 2023년은 아마 이 라이브 어군탐지기에 대한 논란의 시발점이 되는 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2023년은 루어낚시의 국산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히 이루어지는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두족류낚시용품의 경우 대부분 국산화가 이루어졌듯, 배스낚시 역시 마니아를 위주로 다양한 루어의 출시, 그에 따른 다양한 소품도 공격적으로 출시되리라 예상된다.

이전부터 ‘MADE IN KOREA’의 타이틀을 달고 나온 제품들은 많이 있으나 로드와 릴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국산 루어들도 간간히 선보이고 있었으나 미국 또는 일본 제품의 카피 버전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젊은 루어낚시인들을 중심으로 루어의 국산화 붐이 일고 있다. 이들은 과감한 디자인, 젊은 감각, SNS나 인터넷, 유튜브를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배스낚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실제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배스낚시는 그 어떤 루어낚시의 장르보다 다양한 루어를 활용하는 장르다. 수 백, 수 천가지의 서로 다른 루어가 공존하는 시장으로 다양성으로 보자면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만 있다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시장이라 할 수 있다. 마치 미국의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과 같이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기업이 적은 자본으로도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배스루어시장이다. 최근에도 깜짝 놀랄만한 제품이 한국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고 출시 대기 중이다.

▲ 2023년 출시와 함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국산 루어. 사진은 빅스커스텀의 메탈릭스 240FZ 글라이드베이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