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태화 씨가 미노우를 사용해 낚아올린 큰 씨알의 볼락을 보여주고 있다. 미노우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캐스팅 후 빠르게 감아들이는 방법이 유행하고 있다.

▲ 볼락 전용 미노우. 플로팅, 서스펜딩, 싱킹 타입이 있으며 주로 서스펜딩 타입을 즐겨 사용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오직 리트리브만으로 고기를 잡아내는 단순한 방식의 낚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펜슬베이트, 메탈지그, 블레이드베이트 등 다양한 루어를 사용해 오직 캐스팅과 릴링을 반복해서 고기를 낚는데 이런 방법이 단순하지만 재미있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용하는 루어도 다양하고 대상어도 다양하다.

볼락 역시 캐스팅과 릴링만 반복해서 낚아내는 미노잉이 주목받고 있다. 볼락 미노잉의 매력은 추운 겨울이지만 미노우를 던지고 감기를 반복하다가 큰 볼락이 걸려들면 손목이 꺾일 정도의 강한 입질을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빨리 감으면 감을수록 입질이 더 강하게 들어오는데 웜리그로 바닥을 구석구석 탐색하다가 꽝을 치느니 시원하게 낚시를 하다가 큰 놈 한 마리라도 걸려들기를 바라는 것이다.

볼락을 소형 미노우로 낚는 기법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낚시인들이 잘 활용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웜에 비해 볼락이 잘 낚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더 진실에 가깝게 말하자면 낚시인들이 대부분 볼락 미노우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먼저 비슷한 사례로 농어를 예로 들자면 예전에는 밤에 농어가 미노우를 잘 식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조건 천천히 감아야 한다고 알고 있었지만 요즘에는 파도가 높게 치는 얕은 여밭에서도 꽤 빨리 미노우를 감아 들인다. 돌 틈에 숨은 농어는 빨리 지나가는 미노우를 놓칠 새라 수면으로 점프를 하며 미노우를 덮치고 낚시인은 그 과정에서 희열을 느낀다. 농어의 입장에서도 느리면 미노우를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빨리 과감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볼락도 마찬가지다. 해초나 돌 틈에 숨어 있다가 재빨리 지나가는 미노우를 덮친다면 사력을 다하게 된다. 볼락이 예민해서 웜으로 천천히 바닥을 훑는 낚시는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리고 과감하게 움직이는 베이트피시를 연출하면 전혀 새로운 낚시를 경험할 수 있다.

볼락이 낚이는 모든 시즌에 미노잉을 할 수 있다. 추운 겨울에는 볼락의 활성이 떨어져서 미노우가 잘 먹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낚시인이 있다면 볼락의 생태가 겨울에 집중되는 이유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 볼락은 추운 겨울에 내만으로 들어와 먹이활동을 하고 짝짓기를 한다. 이른 봄에 산란을 하는, 찬물에 잘 사는 어종이므로 추워서 활성이 떨어진다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다. 실제로 수온이 5~7℃로 내려가는 겨울에 볼락이 피어올라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는 일이 많으므로 볼락이라면 수온과 활성을 연계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겨울에 굶주린 볼락이 더 큰 먹이를 먹으러 더 얕은 곳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미노잉이 훨씬 더 쉬울 것이다.

서해를 제외하고 남해, 동해, 제주 어느 곳에서나 할 수 있다. 단 수심이 깊은 곳보다 얕은 곳이 유리하며 해초가 잘 자라는 내만이 좋다. 동해, 남해, 제주에서 얕은 갯바위가 넓게 펼쳐진 곳을 찾는다면 어디서든 미노잉 낚시터다.

길이 5ft 내외의 아징 로드를 사용한다. 언뜻 생각하기에 가벼운 미노우를 멀리 던지려면 7~8ft의 긴 볼락대가 유리할 것 같지만 그 반대다. 긴 낚싯대는 가이드의 개수가 많고 라인이 가이드에 걸리는 구간이 많아 볼락용 미노우처럼 가벼운 루어를 던지면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 반대로 짧은 아징 로드는 가이드의 개수가 작고 짧고 강한 임팩트로 가벼운 미노우를 빠르게 날릴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멀리 날아간다. 잘 이해가 안 된다면 송어 루어낚시를 떠올리면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가벼운 루어를 짧은 낚싯대로 짧고 빠르게 캐스팅해야 멀리 날아간다. 릴은 1500번을 쓰며 라인은 0.3호 합사나 에스테르라인이 적합하다. 라인이 굵으면 비거리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비싸지만 합사 0.1호를 쓰는 낚시인들도 있다.

소형 미노우면 뭐든지 사용할 수 있다. 무게는 3~10g이 적당하고 길이는 20~50mm가 적당하다. 시중에는 다양한 형태의 소형 미노우가 출시되어 있는데 가끔 송어낚시용 미노우나 쏘가리용 미노우를 구입해 볼락 미노잉에 사용하는 낚시인들이 있다.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민물과 바다는 물의 비중이 달라 미노우의 부력이 달라지는 것을 감안해서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민물에서 서스펜딩인 미노우가 바다에서 사용하면 플로팅이 되며 민물에서 싱킹인 미노우가 바다에서는 서스펜딩이 되는 식이다. 따라서 싱킹이라 생각하고 구입한 제품이 실제로 가라앉지 않으면 곤란하므로 그런 점을 살펴야 한다.

볼락 전용 미노우엔 플로팅, 서스펜딩, 싱킹 타입이 출시되고 있으며 서스펜딩 타입이 가장 활용도가 높다. 수심에 따라 플로팅과 싱킹 타입을 구분해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볼락 미노우의 비거리가 그리 길지 않아 공략 구간이 짧으므로 특정한 포인트가 아니라면 큰 의미가 없다. 그래서 서스펜딩 위주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테크닉이 바로 포인트를 찾는 방법이다. 볼락 미노잉을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얕은 곳을 찾아야 한다. 수심 2m 내외가 가장 적당하며 아주 얕다면 50cm, 깊다면 3~4m도 가능하다.

얕은 곳을 찾기 위해서는 조간대(潮間帶)를 우선 찾아야 한다. 조간대란 물이 빠지면 드러나고 물이 들어오면 잠기는 구간을 말하는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갯바위 끝부분이 조간대에 속한다. 조간대가 넓게 형성되는 얕은 곳이 볼락 미노잉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며 조간대가 드러나는 직전을 노리거나 조간대가 완전히 드러난 후 조간대 끝에서 주변 얕은 곳을 공략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조간대를 탐색하다보면 작은 웅덩이(조수 웅덩이)를 발견할 수 있는데 캐스팅해서 미노우의 액션을 연출할 수 있다면 작은 웅덩이에서도 볼락을 낚을 수 있다. 상상 이상으로 큰 볼락이 숨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조간대 웅덩이만 전문적으로 노리는 낚시인도 있다.

조간대를 마음대로 다니기 위해서는 웨이더를 착용하는 것이 필수다. 밤에는 작은 웅덩이에 빠질 수도 있고 작은 웅덩이를 건너가야 더 좋은 포인트로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있으므로 꼭 웨이더를 착용한다.

볼락 미노잉을 하는 장소가 아주 얕은 곳이라 포인트로 접근할 때부터 정숙해야 한다. 웨이더는 스파이크가 없는 펠트화를 신어 소음을 줄이고 되도록 랜턴은 최소한의 구간에서만 켜고 포인트에 접근할 때는 반드시 랜턴을 끈다. 랜턴이 비치면 조간대 웅덩이에 있는 볼락은 모두 숨어버리고 조간대 끝의 얕은 곳에 숨은 볼락도 모두 달아나 버리기 때문이다. 갯바위라고 해도 달빛이나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비쳐 갯바위 지형을 식별할 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랜턴은 처음부터 켜지 않는 것이 최선이며 만약 랜턴을 켠다면 반드시 뒤로 돌아 바다나 웅덩이에 불빛을 비추지 말아야 한다. 이런 점을 쉽게 생각하고 아무렇게나 행동하면 애써 찾은 포인트라도 볼락이 없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포인트에 도착했다면 그 다음은 미노우를 던지고 감기만 하면 된다. 특별한 액션을 줄 필요도 없고 무조건 멀리 던지고 빨리 감아 들이는 것을 반복하며 조간대의 넓은 포인트를 두루두루 탐색하는 것이 최고의 테크닉이다.

릴링의 속도에 변화를 주거나 로드로 미노우에 액션을 주는 행위는 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소형 미노우가 조류의 저항을 받아 적절한 액션을 내고 있으며 캐스팅 거리가 짧아서 리트리브 속도의 변화나 자잘한 액션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입질할 볼락은 어떻게 하든 입질을 하고 입질하지 않을 볼락은 무슨 수를 써도 입질하지 않는다는 것이 볼락 미노잉의 기본 개념이다. 만약 볼락의 약은 입질을 받고 웜으로 교체해 볼락을 낚아도 좋지만 그런 간사한 입질을 하는 볼락은 대부분 잔챙이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헛수고인 경우가 많다.

볼락 미노잉을 할 때 염두에 둘 테크닉이 하나 있다면 반복되는 캐스팅으로 인해 가이드에 줄이 꼬일 경우 라인이 쉽게 터질 수 있으므로 라인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풀에 가는 라인이 엉킬 수 있으므로 빨리 라인을 감아 들이더라도 라인이 꼬이는 것을 매번 확인해야 한다.

미노우를 빨리 감다가 입질을 받으면 마치 부시리가 펜슬베이트를 먹는 듯한 강한 입질을 받을 수 있다. 과장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라인이 가늘고 로드가 짧아서 감도 전달력이 매우 뛰어날 뿐 아니라 큰 볼락이 미노우를 먹기 위해 최대한 많은 양의 물을 흡입해 미노우를 삼킨 후 암초나 해초로 돌진하기 때문에 상당한 괴력을 느낄 수 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빨리 움직이는 미노우를 전광석화처럼 덮친 볼락은 사력을 다해 다시 암초로 파고들므로 재빨리 챔질을 해서 볼락의 머리를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수심 50cm에서 괴력의 입질을 만난다면 손 쓸 틈도 없이 볼락이 암초에 박혀 아까운 미노우만 날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빠른 챔질은 필수이며 빠른 챔질을 하기 위해서라도 아징 로드처럼 짧고 허리힘이 강한 낚싯대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

▲ 간조 때 수위가 내려가면 드러나는 조간대 갯바위. 볼락 미노잉은 사진처럼 수심이 얕은 곳에서 하기 적합하며 물이 빠지면 생기는 작은 웅덩이에도 큰 씨알의 볼락을 낚을 수 있다.

▲ 웨이더를 입고 얕은 곳으로 들어가 볼락을 노리는 낚시인. 소형 미노우는 비거리가 짧기 때문에 웨이더를 입고 얕은 곳으로 들어가면 더 효과적으로 낚시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