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5일에 부산 형제섬으로 출조해 80cm가 넘는 대형 참돔을 올린 낚시인.

▲ 형제섬(북형제섬)에서 바라본 외섬. 외섬(남형제섬)이 조금 더 남쪽에 있다.

▲ 필자가 거둔 참돔 조과. 오후 썰물이 되자 연속으로 입질을 했다.

작년에는 거제, 통영, 부산 등 남해동부 쪽의 참돔 타이라바 조황이 썩 좋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에 비하여 초반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조황이 좋다. 바다 수온이 16℃ 이하로 내려가기 시작한 12월 중순 이후부터 조황이 좋아지기 시작해 꾸준한 조황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남해동부에 타이라바 붐이 일었던 초창기 호황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작년에 비해서는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평균 씨알이다. 낚이는 씨알이 30~40cm 정도로 작고 70cm가 넘어가는 ‘빠가’는 잘 나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마릿수는 상당하고 입질도 시원시원하다.

형제섬(북형제섬)과 외섬(남형제섬)에서 이뤄지는 참돔 타이라바의 포인트는 크게 세 군데로 구분할 수 있다. 인공어초가 놓인 40~50m 수심 주변과 수심 80m로 완만하게 깊어지는 지형, 그리고 형제섬과 외섬을 이어주는 수중 산맥과 같은 지형 구간이다. 이런 곳은 조류에 낚싯배를 흘리며 타이라바낚시를 하게 되는데 그 구간이 거제나 완도지역의 포인트보다는 상대적으로 짧기에 선장의 부지런함이 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특징이다. 형제섬의 경우 수심 40~50m에 있는 인공어초 주변을 철저히 노리며 외섬은 수심 40~50m의 인공어초 주변을 노리기도 하지만 수심 80m권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구간에서 주로 낚시가 이뤄진다.

지난 12월 31일. 부산 감천항에서 현대호를 타고 부산 타이라바 일번지인 형제섬과 외섬으로 출조에 나섰다. 최근에는 외섬의 수심 80m권보다는 40~50m 수심에 참돔의 어군이 많다고 하여 형제섬 인공어초 주변을 첫 포인트가 됐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오전 일찍 나가지는 못하고 오전 9시쯤 해가 어느 정도 떠올라 따뜻한 햇살의 기운이 올라올 때 출조했다. 물때상 해가 떠오르는 시간에 가는 것이 좋지만 추위와의 싸움은 견디기 힘들어 이른 새벽 출조를 피한 것이다.

그런데 포인트에 도착하기 전부터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고 잔잔해서 좋은 날씨라고 생각했지만 출항을 하고 낙동강변을 돌아 나오기 시작하자 바람이 엄청 불고 파도가 일렁였다. 남해동부는 겨울이 되면 북서풍이 강하게 불어오는데 보통 기상청의 예보와 맞지 않는 날이 많다. 이 바람은 오전부터 시작되어 보통 점심 정도가 되면 죽기 시작하는데 물때상 바람이 죽을 때까지 힘들게 낚시를 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 남부동부에서는 썰물이 들물에 비하여 조과가 좋은 경우가 많은데 출조한 날은 썰물이 끝나는 시간과 바람이 죽는 시간이 비슷한 때라 더 어려운 낚시를 해야 했다.

형제섬에 도착한 후 511ML 타이라바 전용 낚싯대에 수심 체크 기능이 있는 하이기어 베이트릴을 장착하고 서픽스131라인 0.8호 합사와 5호 카본 쇼크리더를 5m 사용해 채비를 했다. 타이라바 헤드는 150g. 두 가닥 넥타이를 체결하고 낚시를 시작했다.

채비를 내리려 하니 역시나 바람이 너무 불어 낚시가 힘들었다. 선장은 물돛을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긴 구간을 흐를 수 있는 인공어초와 인공어초 사이 주변을 계속해서 훑어 갈 수 있는 곳에 배를 대고 참돔 어군을 만날 가능성은 운에 맡기기로 했다.

물돛을 사용하자 배가 안정적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속이 1노트가 나오질 않았다. 전날 들물이 강하게 가서 썰물의 힘이 약할 것이라 예상을 했지만 이렇게 힘이 많이 약할 줄은 몰랐다. 보통 썰물이 되면 이 부근은 선속이 1.5~3노트까지는 안정적으로 나오는 곳이다.

물돛을 놓기 전에는 140~150g 타이라바를 써도 조류에 떠내려가 낚시하기 힘들었지만 물돛을 놓은 이후에는 80g만 써도 수직으로 타이라바가 내려갔다. 그렇게 두 시간 넘게 낚시를 했지만 입질은 무. 낚싯배는 우려한 것과 달리 어초 사이사이를 잘 훑어 나가 참돔 어군을 만나기도 했지만 많은 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점심시간이 지나가자 바람과 너울이 줄어들어 물돛을 걷은 후 다시 낚시를 시작했다. 이제는 재빨리 참돔 어군이 있는 포인트로 진입해 속전속결 낚시가 가능했고 끝썰물이 시작하면 기다린 약속의 시간이 될 듯했다.컬링이 들어간 오렌지색과 빨강색이 섞인 스커트를 써서 대응을 하니 바로 입질이 들어왔다. 입질하는 수심은 바닥에서 5m 정도였고 1초에 30cm정도 일정하게 감는 액션에 시원한 입질이 들어왔다. 그런데 조류가 천천히 흐르다가 멈추자 삼치가 붙어서 난리를 폈다.

5~6kg 되는 대삼치들이 너무 설쳐서 채비 회수를 빠르게 하다가 채비가 잘리기 일쑤였다. 다행히 오후 4시가 되자 채비를 가리지 않고 참돔이 물었다. 오랜만에 폴링바이트도 받고 바닥에 채비를 내렸다가 천천히 올리기만 하면 연신 입질이 들어왔다. 오후 5시30분이 지나 해가 지는 중에도 입질이 꾸준할 정도로 참돔의 활성이 좋고 개체도 많았다.

나날이 큰 씨알과 마릿수로 재미를 더해갈 남해동부 타이라바는 이제부터 시작이며 1~3월 사이에 씨알 큰 참돔이 잘 물기 때문에 지금부터 꾸준히 출조한다면 본격적인 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참돔의 입질을 받은 후 휘어진 낚싯대. 초리가 유연해 자연스럽게 참돔의 입에 바늘이 걸릴 수 있는 로드가 좋다.

▲ 참돔의 입질을 받고 파이팅을 하고 있는 조성민 씨.

▲ 참돔의 입 안에 확실하게 걸린 바늘. 바늘끝이 날카로운 것을 써야 입 안에 잘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