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 볼락 선상루어]
삼천포 화력발전소방파제
하루 100마리?
여기선 가능합니다!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 “하루 100마리는 허풍이 아닙니다.” 삼천포 화력발전소방파제로 볼락 선상낚시를 나간 이경식(FL컴퍼니 필드테스터) 씨가 100마리가 넘는 볼락을 낚고 기념 촬영을 했다.
▲ 삼천포 팔포항에서 출항하는 아재호를 타고 출조한 낚시인들이 해가 질 무렵이 되자 볼락낚시에 집중하고 있다.
▲ 화력발전소방파제. 매립지에 새로 발전소를 증축해 규모가 더 커졌다.
▲ 방파제 테트라포드에 줄을 고정해 낚시를 한다.
겨울이 되면 남해의 주력 어종은 감성돔과 볼락으로 압축된다. 두 어종 모두 수온 15℃ 내외에서 높은 활성을 보이기 때문에 북서풍이 불기 시작해 수온이 떨어지는 초겨울부터 본격적인 조과를 보이며 이듬해 봄까지 조황이 이어진다. 그래서 겨울에는 빼놓을 수 없는 어종이 감성돔과 볼락인데, 최근 삼천포 인근에서는 삼천포항 바로 앞에서 볼락을 마릿수로 낚을 수 있는 화력발전소방파제 앞바다가 배낚시 포인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수온, 물색 꾸준히 유지
화력발전소방파제의 볼락 호황 소식은 FL컴퍼니 필드테스터로 활동하고 있는 이경식 씨에게 들었다. 예전 같으면 삼천포권에 있는 사량도, 두미도 일대에서 볼락 선상낚시를 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낚시장소가 삼천포항에서 가까운 화력발전소방파제 앞이라니 조금 의아했다.이경식 씨는 “삼천포 일대에는 외해에도 좋은 섬 낚시터가 많기 때문에 굳이 조황이 불안한 가까운 곳에서 낚시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낚시를 해보니 발전소 주변의 수심이 깊고 수온과 물색이 항상 잘 유지가 되어 조황에 기복이 없습니다. 낚이는 씨알과 마릿수 모두 만족할 수준이기에 2~3년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2월 27일 이경식, 황인재(하동), 이진용(유튜버 로직이TV) 씨와 함께 삼천포 팔포항에서 아재호를 타고 화력발전소방파제 앞바다로 나갔다. 오후 5시에 출항, 10분이 조금 지나 포인트에 도착했고 해가 지지 않은 상황에서 방파제 주변에 낚싯배의 닻을 놓고 낚시를 시작했다. 추운 겨울에 배를 오래 타지 않아서 좋고 높은 방파제가 북풍을 막아주어 한결 편하게 낚시를 할 수 있었다.
수심 12~14m 전층을 탐색
오후 5시 30분. 이경식 씨는 아징 로드와 볼락 로드 2대를 준비해 2g 텅스텐 지그헤드에 1.5인치 볼락 전용 웜으로 채비를 마쳤다. 처음엔 상층을 노리다가 중층과 바닥까지 탐색한 후 바닥으로 가라앉은 웜을 다시 천천히 상층까지 올리며 전층을 탐색해 나갔다. 간단하게 보이지만 수심 12~14m 전층을 탐색한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경식 씨는 차분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탐색을 이어갔다.초반에는 20cm 내외의 볼락이 잘 낚이는 듯 하더니 이내 입질이 끊어졌다. 바람이 불고 조류가 흐르다 멈추기를 반복하자 볼락의 입질이 예민해진 것이다. 선수에 앉은 낚시인들은 거의 입질을 받지 못했고 선미에 선 이경식 씨 일행만 입질을 받다가 그나마 이어지던 입질도 뚝 끊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유독 이경식 씨만 입질을 계속 받아 볼락을 낚았고 그런 현상이 두 시간 이상 지속되었다. 그 비결이 궁금했다.
“입질 뜸하다고 바닥만 공략해선 안돼요”
“우선 볼락이 유영하는 수심층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낚시인들은 수온의 변화에 따라 볼락 유영층이 바뀐다고 생각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조건에 의해 볼락의 수심층이 바뀔 수 있습니다. 베이트피시의 유영층, 집어등의 밝기, 조류의 흐름, 수면의 바람, 물색 등이 볼락의 유영층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조건들이 실시간으로 변하기 때문에 딱 어느 수심에서 입질을 할런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그래서 꾸준히 같은 동작으로 상층부터 바닥까지 탐색하고 입질이 잘 들어오는 층을 공략합니다.
입질층이 매번 바뀌니까 바뀌는 곳을 또 찾아내고 그런 재미로 볼락낚시를 하는 것입니다. 주의할 것이 있다면 볼락의 입질이 약하다고 계속 바닥만 공략하면 주변 볼락이 점점 바닥으로 내려와 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바닥만 집중 공략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경식 씨는 그의 말대로 쉴 새 없이 로드를 움직이며 다양한 층에서 볼락을 낚아냈다. 15cm 이하의 방생 씨알도 낚였지만 25cm에 준하는큰 씨알도 낚아내며 주변 낚시인들보다 훨씬 많은 양을 낚아내고 있었다.
오후 9시쯤 되자 이경식 씨는 낚은 볼락이 살림통에서 넘쳐 대형 아이스박스에 옮겨 닮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그에 비해 나와 주변 낚시인들은 10~30마리를 낚는 수준이었다.
▲ “이런 씨알도 잘 나옵니다.” 이경식(좌), 이진용(유튜버 로직이TV) 씨가 큰 씨알의 볼락을 보여주고 있다.
▲ 이경식 씨가 볼락낚시에 즐겨 사용하는 아징 로드. 짧고 허리힘과 감도가 좋아 볼락 선상낚시에 적합하다고 한다.
▲ 몸통이 짧고 꼬리가 넓적한 1.5인치 웜. 볼락이 잔입질을 해도 지그헤드에서 쉽게 빠지지 않는다.
▲ 해가 진 후 집어등을 밝힌 아재호.
▲ 낚은 볼락은 개인 살림통에 담아둔다.
▲ 8ft 길이의 볼락 전용 로드. 엔에스의 에어록피시로 메탈지그나 무거운 블레이드베이트를 사용할 때 효율적이다.
감도 높이기 위해서는 에스테르라인 써야
자정 철수를 앞둔 상황에서는 낚시인들의 기량에 따라 조과 차이가 현격하게 벌어졌다. 기자는 촬영을 병행했기에 그 핑계로 10마리를 낚는 것에 그쳤지만 다른 낚시인들도 많이 낚은 낚시인이 50마리 정도였다.
그에 비해 이경식 씨는 혼자서 거의 100마리를 낚아냈는데 잔 씨알과 알을 밴 볼락은 방생을 하고도 그만큼 낚았으니 상당히 많이 낚은 것이었다.
이경식 씨에게 “오늘 상황이 좋지 않았냐?”고 물으니 “어제보다 기온이 조금 더 떨어져 좋다고 할 수 없지만 겨울엔 항상 있는 일입니다. 추워서 조황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버리고 계속 같은 자리를 탐색하는 것이 잘 먹힌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조과 촬영을 하자 선두에 선 낚시인들이 이경식 씨의 조과를 보기 위해 왔고 탄성을 질렀다. 본인들이 보아도 조과 차이가 확연하게 났기에 모두 이경식 씨의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경식 씨는 “겨울에는 볼락의 활성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로드와 채비의 감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웜을 쓰고 라인은 합사보다 에스테르라인이 유리합니다. 에스테르라인은 물에 가라앉기 때문에 바람이 불어도 날리지 않고 물속에서 직진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합사보다입질 전달력이 좋습니다. 겨울철 송어낚시에 에스테르라인을 즐겨 쓰는 이유도 감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만약 본인의 감각이 무디다고 생각하면 에스테르라인과 작은 웜으로 채비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볼락낚시는 웜을 던졌다가 감거나 로드를 흔들며 약한 호핑 액션을 주는 정도면 누구나 쉽게 조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취재에서만큼은 달랐다. 볼락의 활성에 맞춰 더 높은 감도의 장비와 채비를사용하고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한 마리라도 더 낚을 수 있으며 하루 100마리 조과도 가능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출조문의 010-5408-8989(삼천포 아재호)
▲ 살림통이 볼락으로 넘쳐서 대형 아이스박스에 옮겨 담아 기포기를 틀었다.
▲ 하동에서 삼천포로 출조한 황인재 씨가 큰 씨알의 볼락을 보여주고 있다.
▲ 30cm급 볼락을 낚은 이경식 씨.
▲ 작은 볼락을 올리고 있는 황인재 씨. 작은 볼락은 바로 방생했다.
▲ 황인재, 이진용, 이경식(좌측부터) 씨가 철수 직전 큰 씨알의 볼락을 들고 기념 촬영을 했다.
▲ 계측판에 옮겨 담은 볼락. 잔챙이는 방생하고 18cm가 넘는 볼락만 담았지만 100마리가 넘었다.
씨알 작은 볼락이 많다면?
2g 텅스텐 지그헤드＋1.5인치 웜
작정하고 30cm 내외의 대형 볼락을 노리기 위해 출조하지 않는다면 통상 낚이는 볼락은 20cm 내외다. 남해 내만의 경우 15~20cm 볼락이 가장 많고 외해로 나가거나 화력발전소방파제처럼 내만이라도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20~25cm 볼락이 잘 낚인다.
이런 볼락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다소 짧은 웜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며 지그헤드도 납이 아닌 텅스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웜이 길면 작은 볼락이 짧게 입질하고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1.5호 내외로 짧고 몸통과 꼬리의 비율이 반반일 경우 작은 볼락이라도 한 번에 흡입하기 좋기 때문에 잘 걸린다. 같은 1.5호라도 스트레이트 타입이나 꼬리가 긴 피시형보다는 벌레 형태나 올챙이처럼 뭉툭한 것이 효과적이며 꼬리 떨림도 강한 것이 유리하다.
볼락이 웜을 건드리다 말면 입질이 끝나는 것에 그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웜을 건드려 지그헤드에서 웜이 이탈하게 되고 다음 입질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때는 일일이 채비를 걷어 다시 웜을 꿰어야하는데 짧고 뭉툭한 웜을 쓰면 바늘에서 잘 빠지지 않아 이러한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텅스텐 헤드가 유리한 이유는 납보다 부피가 작지면서도 비중이 높아 깊은 곳에서도 조류의 영향을 덜 받고 잘 가라앉으며 바람이 불어 원줄이 날려도 액션의 형태에 변화가 적기 때문이다. 값이 조금 더 비싸지만 최근에는 ‘텅스텐 지그헤드가 제값을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즐겨 쓰는 1g, 1.5g, 2g 지그헤드는 텅스텐으로 준비하는 것이 조과에 도움이 된다.
▲ 이경식 씨의 태클박스. 텅스텐 지그헤드와 1.5인치 웜이 잘 정돈되어 있다.
FISHING GUIDE
겨울 볼락 선상낚시엔 아징 로드가 좋다
이경식 씨는 7ft 볼락 루어대와 5ft 아징 로드를 준비해 주로 짧은 아징대를 사용했다. 그 이유는 초리가 낭창거리는 긴 볼락 로드는 깊은 곳에서 액션을 주기가 불편하고 초리가 낭창거리기 때문에 로드를 30cm 정도 들어 올린다면 물속의 지그헤드는 10~20cm밖에 안 움직이기 때문에 정확한 액션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얕은 곳에서 단순히 채비를 멀리 던져 감아 들인다면 긴 볼락 로드가 유리하고 반대로 깊은 수심에서 무거운 지그헤드를 써서 바닥 또는 전층을 공략한다면 아징 로드가 유리하다. 그래서 주로 깊은 곳을 노리는 볼락 선상낚시의 경우 아징 로드를 쓰는 것이 좋다. 동시에 두 대를 준비하는 이유는 선장이 간혹 해초가 많은 지역이나 얕은 곳에 배를 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인트 여건에 맞추려면 긴 볼락 로드도 필요하다.
아울러 집어등이 설치된 낚싯배의 경우 로드가 너무 길면 캐스팅하기 불편하기 때문에 길이가 다소 짧은 것이 좋고 큰 씨알의 볼락을 들어 올릴 때도 긴 대보다는 짧은 대가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