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호 대요수로 갈대군락지에서 얼음배스 랜딩에 성공하고 있는 파이널캐스팅 한일현 회원.

▲ 필자가 사용한 얼음낚시 장비들. 왼쪽부터 얼음뜰채, 다운샷리그(게리 야마모토 2인치 S/T GRUB)를 세팅한 스피닝 장비, 얼음끌. 스피닝 장비는 아미고 CRYSTAL FC 12lb를 감은 바낙스 볼란테와 바낙스 COMPASS THE RED.

▲ 서산 중왕리수로 상류에서 갈대군락지 주변으로 얼음구멍을 뚫고 있는 회원들. 아쉽게도 이 자리에서는 배스를 만나지 못했다.

▲ 서산 중왕리수로 최상류에서 얼음덩어리를 들고 있는 회원들. 얼음 두께가 10~12cm 되어서 안전한 상황이었다.

▲ 빙판 위에서 얼음을 뚫다가 기념 촬영한 파이널캐스팅 회원들. 왼쪽부터 필자, 박민희, 한일현 회원.

▲ 또 한 마리의 배스! 랜딩 직후 배스가 눈밭에서 요동을 치는 바람에 이렇게 온 몸에 눈이 묻었다. 채비는 다운샷리그.

그동안 취재를 함께 해오던 파이널캐스팅 회원들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하차했다. 취재를 이어가려면 새 팀을 꾸려야 했다. SNS를 통해 본지 취재를 함께할 신규 회원을 모집했다. 고맙게도 많은 분들이 지원해주셨다. 그 중 취재팀에 가장 어울릴만한 분들로 총 4명을 선발했다. 김영호, 이진덕, 한일현, 박민희 회원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전라권의 저수지들조차 얼어붙는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2월호 취재를 계획했다. 전라권까지 결빙이 되고 있으니 이번엔 배스 얼음낚시를 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취재를 며칠 앞 둔 상황에서 이진덕 회원은 코로나에 걸렸고, 김영호 회원은 집안 사정으로 참석이 불가능했다. 아쉽지만 2월호 취재는 나와 한일현, 박민희 회원과 셋만 나서게 되었다.

난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배스 얼음낚시를 해왔다. 그중에서 가장 조과가 좋았던 곳은 서산의 중왕리수로였다. 4짜 후반급까지 나오는 곳이었고 마릿수까지 할 수 있던 곳이다. 12월 31일 싸라기눈이 내리는 아침에 취재팀은 중왕리수로에서 조심스레 얼음을 탔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므로 경험이 많은 내가 먼저 빙판에 올랐다. 먼저 얼음 두께를 확인했고, 그 다음으로는 빙질을 확인했다. 얼음 두께는 못해도 7cm는 되어야 탈 수 있다. 빙질은 한동안 영하권이었으니 예상대로 튼튼했다. 안전을 생각해서 취재팀은 점퍼 안에 구명재킷을 입었다.

호기롭게 시작한 배스 얼음낚시였다. 낚시 시작과 동시에 입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만큼 중왕리수로에서 얼음낚시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2시간이 넘도록 입질 한 번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낚시를 시작하면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회원들에게 말해주었는데, 고맙게도 회원들은 입질 한 번 없는 상황에서도 그 말을 반복하며 얼음을 뚫고 채비를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낚시 시작 후 약 2시간이 넘어가던 그 무렵에 침묵을 깨고 박민희 회원의 외침이 들려왔다. “와! 잡았어요!!” 돌아보니 이미 배스를 얼음구멍에서 꺼낸 상황이었다.

마수걸이를 올린 위치는 첫 번째 교각에서 약 20m쯤 하류로 내려간 연안 수초군락지였다. 매년 겨울마다 그런 포인트에 얼음을 뚫고 배스를만났었다. 그러나 마수걸이 이후 배스의 입질을 받을 수 없었다. 계속 얼음을 뚫어가며 하류로 이동하고 있었지만 오리무중과 같은 상황이 이어졌다. 그럴 때마다 포인트 이동을 했다. 그러다 결국엔 과감히 이곳을 버리고 대호로 이동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중왕리수로의 상황이 좋지 않으면 대호 대요수로로 이동할 계획을 하고 세워놓고 있었다. 그렇게 정오 무렵, 대호 대요수로를 찾았다. 겨울에는 특히 해가 짧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점심을 먹지 못한 상태로 현장을 찾았다. 가는 도중에 왕갈비탕과 왕돈가스 식당을 지나치기도 했는데, 취재팀의 마음은 어떻게든 조과를 거둔 후에 밥을 먹자였다. 끼니가 될 만한 간식 등으로 허기를 채운 회원들은 또다시 대요수로에서 얼음구멍을 뚫어 나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내가 마수걸이를 올렸다. 나는 이때까지 다운샷리그만을 사용했는데 드디어 첫 입질을 받은 것이었다. 얼음낚시에서 쓰기엔 다소 굵은 12파운드의 카본라인을 쓰고 있었지만 입질을 정확하게 감지해 냈다.

채비를 잠깐 소개하자면, 다운샷리그에 1.5~2인치의 소프트베이트를 쓰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다운샷리그를 고집하는 이유는 겨울엔 바닥 유기물 속에 소프트베이트가 묻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고, 소형 소프트베이트를 쓰는 것은 겨울 배스는 소화 능력이 떨어져 큰 먹이보다는 작은 먹이를 선호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겨울에는 2인치와 3인치 소프트베이트의 크기 차이에 입질 빈도가 극명하게 갈린다. 이미 수많은 조행에서 이를 겪었다. 역시 이날 나의 주력 채비는 앞에서 설명한 다운샷리그였고 소프트베이트는 2인치를 사용했다.

내 뒤를 이어 이번엔 한일현 회원이 마수걸이를 올렸다. 그는 1/16온스 지그헤드에 마이크로호그 2인치를 사용했다. 꼭 다운샷리그가 아니라도 배스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오후 3시를 넘기는 시각엔 회원들 모두 2마리씩의 배스를 골고루 낚은 상황이었다. 그러면서도 새 얼음구멍을 뚫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언젠가 시작될 피딩타임에서는 얼음구멍 갯수가 곧 조과를 좌우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맙게도 두 회원도 여전히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계속 읊조리며 새 얼음구멍을 확보해주었다. 그렇게 얼음구멍을 약 40개 정도를 뚫었을까 시계를 보니 오후 4시쯤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배스의 피딩이 시작됐다.

아까는 입질조차 받지 못했던 얼음구멍에서 이제는 채비를 내리기가 무섭게 입질이 들어왔다. 심지어는 사진을 서로 찍어주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배스를 얼음구멍에서 꺼내고 있었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배스의 씨알이었는데 35cm 이상의 배스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박민희 회원에게 빅배스 한마리가 걸려나오는가 싶었는데, 아쉽게도 훅셋 타이밍을 잡지 못해 털리고 말았다.이 무렵 나는 스푼을 생각했다. 이렇게 배스의 활성도가 좋은 상황이면 스푼이나 메탈바이브처럼 강한 파동을 내는 루어가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일현 회원도 나와 함께 스푼으로 루어를 교체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경험한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배스를 만날 수 있었다. 사실 이 순간엔 무엇을 넣어도 배스의 입질을 받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세 사람이 소리를 질러가며 신나게 배스를 잡은 1시간이 지났다. 어느새 해가 서산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배스 얼음낚시를 해본다는 두 신규 회원과 내가 함께 낚아낸 배스는 족히 수 십 마리에 달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은 조행이었다.

▲ 필자의 다운샷리그. 게리야마모토 2인치 S/T GRUB를 사용했는데, 와키훅을 조금 크게 사용했다. 작은 훅은 훅셋 과정에서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

▲ 서산 중왕리수로에서 얼음낚시를 즐기는 회원들. 이렇게 부들과 갈대군락지 주변에 구멍을 뚫어야 배스를 만날 확률이 높다.

▲ 취재를 마치는 그 순간까지 얼음을 뚫고 한 마리의 배스라도 더 낚으려 했던 회원들의 마음을 눈 위에 썼다. 이날 조과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었다.

▲ 저녁 피딩타임에 맞춰 스푼을 사용한 한일현 회원이 마릿수 배스를 만나는 데 성공했다. 스푼을 넣으면 바로 배스가 반응하는 최고의 상황이었다.

▲ 일행 중 가장 먼저 마수걸이에 성공한 박민희 회원. 서산 중왕리수로 상류 첫 번째 다리 주변에서 C테일 그럽을 사용한 다운샷리그로 배스를 만났다.

▲ 강한 챔질 탓에 하늘을 날고 있는 배스와 배스를 손으로 잡으려는 필자. 배스 얼음낚시에서는 빠른 제압이 중요하다. 자칫 얼음에 라인이 쓸리거나 커버에 박히면 랜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필자의 태클과 얼음 속에서 낚은 배스. 스피닝로드인줄 알고 갖고 나온 로드는 베이트로드 (COMPASS THE RED C692ML)였다. 이런 실수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이 조합으로 많은 배스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