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싱그램퍼스 김경민 회원이 제주도 가파도 해상에서 대부시리의 입질을 받은 후 제압하고 있다.

▲ 파이팅벨트에 로드를 거치하고 온힘을 다해 부시리와 맞서고 있는 필자.

▲ 최근 캐스팅게임에 150cm 오버 부시리가 출현한 지귀도.

▲ 위미항에 정박해 있는 씨헌터호에 올라 파이팅을 외치는 피싱그램퍼스 회원들.

▲ 김경민 씨가 마라도 해상에서 부시리를 히트해 파이팅하고 있다.

▲ 150cm 오버 대부시리를 낚고 환호하는 피싱그램퍼스 회원들.

▲ 134cm 부시리를 랜딩하는 데 성공한 이슬 씨. 지귀도 앞바다에서 폽핑으로 낚았다.

어느덧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작년 2022년부터 제주의 대부시리 캐스팅게임 포인트를 1년 내내 출조 가능한 포인트로 만들어 보고자 제주도의 이곳저곳을 탐사한 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제주도의 대부시리가 캐스팅으로 낚이는 포인트는 무척이나 한정적이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대부시리 캐스팅게임은 동네의 작은 레저보트나 어선들이 아주 간헐적으로 시도를 했을 뿐 전문적인 대부시리 캐스팅을 하는 낚싯배가 없었기 때문이다. 폽핑에 대한 낚싯배들의 확신이 없었던 것도 한몫했다.

그러던 중 대부시리 캐스팅이 될 것이라는 나의 권유로 2022년 가을에 모슬포에서 출항하는 팀명성호와, 12월에는 위미항에서 출항하는 씨헌터호(선장 정혁)가 유일하게 한겨울에 대부시리 캐스팅게임을 주종으로 출항하는 낚싯배가 되었다. 특히나 지귀도나 표선 쪽 앞바다는 난류가 받쳐 들어오는 곳으로 1년 내내 수온이 16℃ 이상이라 캐스팅으로 대부시리를 올릴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래서 2023년 1월, 2월, 3월에도 계속해서 제주도 남부 쪽으로 출조를 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12월 29일에는 피싱그램퍼스의 촬영이 지귀도 씨헌터호에서도 있어 원하던 대부시리를 또 만났다. 수온은 18℃, 물때는 조금이었다. 위미항과 지귀도 앞바다는 한라산이 북풍과 북서풍을 막아주고 포인트까지의 거리도 10분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겨울에 출항일수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곳 중 한 곳이다. 바람이 덜 탄다는 것은 차가운 공기가 바다에 덜 닿는다는 얘기이고 그만큼 기온과 북서풍에 의한 수온의 하락폭이 적다는 말이 된다. 그것은 추운 곳을 싫어하는 부시리가 겨울 내내 활발하게 먹이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를 방증하듯 루어에 걸려나오는 부시리들 족족 체고와 굵기가 가을 시즌만큼이나 대단했다. 나와 함께 출조한 이슬 스탭은 제주에 살면서 주로 두족류와 갈치 지깅을 자주 다니는 여성 낚시인인데, 12월 말에 털모자와 두꺼운 점퍼를 입고 함께 출조를 했고 여러 번의 캐스팅 끝에 강력한 입질을 받았다. 그 결과 무려 134cm, 25kg이 넘는 체고가 좋은 대부시리를 낚았다.

몸통의 반을 내놓고 루어를 덮친 녀석은 잠가놓은 드랙을 10~15초 쉴 새 없이 풀고 나갔는데 수심이 20m 지점이라 터지지 않을까 초조하기도 했다. 여성 빅게임 앵글러로는 남성 못지않은 실력을 지녀서 그런지 정말 아슬아슬하게 드랙을 멈추고 끌어올렸다. 수면에 뜨자마자 그 체고와 굵기 때문에 140cm 오버 부시리라는 생각을 했지만 길이는 조금 못 미친 134cm. 그러나 체중만큼은 140cm가 넘는 녀석이었다.

1월 5일에 같은 포인트에서 팀명성호를 타고 출조했는데 포인트에 도착하자마자 몇 번 캐스팅에 쫓아오던 대부시리의 입질을 받았다. 드랙을 차고 나가는 힘이 엄청났고 순간 150cm 넘는 녀석이겠구나 직감했다. 문제는 동시에 입질을 받은 동료와 라인이 엉켜 터지지 않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랜딩을 하는 게 관건. 동료 릴의 드랙도 미친 듯이 역회전하고 있었고 나는 로드는 세우지도 못할 만큼 팽팽하게 물밑에서 당겨대고 있었다. 두 명이 크로스되면 자리를 옮기고 풀기를 반복했다. 동료의 부시리가 먼저 수면에 떠올랐고 배를 보자마다 다시 바닥으로 내리꽂기 시작했다. 그런 중 필자의 부시리는 힘이 빠져서 수면에 뜨고 있는데 그 무게감이 상당했다.

곧이어 동료의 부시리가 뜰채에 담기고 바로 나의 부시리도 물에서 떴는데 딱 봐도 140cm는 훨씬 넘어 보이는 녀석이었다. 계측을 해보니 150.5cm 무게는 31kg! 이곳 포인트는 수심이 40m에서 5m까지 얕아지는 곳인데 특히나 멀리서 입질을 받았을 때는 랜딩을 성공하기 꽤나 까다롭다. 풀려나간 줄을 슬랙라인 없이 최대한 텐션을 유지한 채 걷어 들이는 게 랜딩 성공의 관건인데, 멀리서 입질을 받았을 때는 슬랙라인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대한 강하고 빠르게 훅업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

한겨울에 10분도 안 되는 포인트에서 캐스팅게임으로 5짜 부시리라니. 게다가 동료 역시 140cm에 가까운 부시리를 올렸다. 역시 해보지 않아서 알려지지 않은 것일 뿐이지 수온과 바다 여건만 맞는다면 대부시리 캐스팅게임은 한겨울에도 가능하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 팀명성호를 타고 지귀도로 출조해 150cm 오버 대부시리 낚은 필자. 와블와블 핑크 컬러 펜슬베이트에 낚였다.

▲ 겨울에 들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핑크색 펜슬베이트.

▲ 150cm 대부시리가 토한 물고기 뼈. 40cm급 방어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