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교에서 바라본 밀양 오산수로 상류. 이른 아침 시간이지만 접근성이 좋아 연안에 많은 낚시인들이 들어와 있다.

▲ 밀양 오산수로 상류에서 낚시한 대구의 손계수 씨가 여러 마리의 월척 붕어가 담긴 살림망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2월 31일 나는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경남 밀양시 상남면 외산리에 있는 오산수로를 찾았다. 오산수로는 주위에 딸기농장 비닐하우스가 많고 그 영향으로 얼음이 얼지 않는 곳이어서 겨울철에는 항상 많은 낚시인이 찾는다. 이번 겨울에는 일찍 찾아온 한파로 영남권 수로낚시터가 대부분 결빙이 돼서 물낚시를 하기 어려운데 그나마 얼음이 얼지 않은 곳이 오산수로다. 오산수로는 내가 2018년 1월호에 한 번 낚시춘추에 소개했다. 그때는 상류 둠벙 위주로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밀양강으로 연결되는 수로 구간을 소개하려 한다. 경남 밀양시 상남면 외산리에 있는 상남천이 그곳으로 수로 하류에 오산교라는 다리가 있어 낚시인은 다리 이름을 따서 오산수로라고 부르고 있다. 오산수로엔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고 있다.

오산수로는 밀양강과 상류 둠벙 사이의 수로 구간에서 낚시를 많이 한다. 상류 둠벙에서도 낚시를 하지만 접근성이 좋지 않은 것이 흠. 겨울에 많은 장비를 가지고 이동하는 것이 힘들어서 대부분의 낚시인은 하류의 수로에서 낚시를 많이 한다.

사계절 낚시가 되지만 주로 낚시인이 자주 찾는 시기는 겨울이다. 그 이유는 겨울에는 밤이 되면 비닐하우스의 온도를 올리기 위해 지하수 물로 수막시설을 가동하는데 여기서 흘러나오는 따듯한 물이 수로로 유입되어 오산수로는 얼음이 얼지 않기 때문이다.

오산수로는 폭 30m, 길이 550m 전 구간에서 낚시가 이뤄진다. 마을 쪽 하류의 오산교 상류 구간과 둠벙이 있는 상류 구간이 특히 인기 있다. 중류에도 자리는 많지만 주차할 수 있는 장소가 협소한 것이 흠이다.

오산수로 조황정보에 밝고 손님을 자주 보내고 있는 밀양 옥산낚시 사장님의 이야기로는 최근 조황이 좋지 않지만 날씨가 더욱 추워지면 낚이는 붕어 씨알이 지금보다 굵어진다고 한다. 밀양강의 수온이 내려가면 오산수로에서 밀양강으로 유입되는 수로 물이 따듯하여 밀양강 붕어들이 수로로 많이 따라 올라오는데 그때 낚시도 잘되고 씨알도 굵게 낚인다는 것이다.

▲ 오산수로 취재에서 필자와 함께 낚시한 일행들이 직접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왼쪽부터 박인수, 백광현, 김경운 씨, 필자.

▲ 오산수로 상류에서 며칠간 낚시한 울산의 최정식 씨 살림망에 든 월척 붕어. 상류 조황이 매우 좋다.

내가 31일 오전에 도착하여 수로를 살펴보니 물색은 예전에도 그렇듯 흙탕물에 가깝게 탁했다. 하류의 오산교 주위와 상류 비닐하우스가 있는 곳 주위에는 먼저 온 낚시인이 자리를 잡고 있어 우리 일행이 함께 낚시할 장소가 없어 중류에 자리를 잡았다. 중류에는 제방에서 내려가는 길이 있어서 낚시장비를 옮기기 편해 자리를 잡게 되었는데 짧은 거리는 10m 전후고 먼 곳은 30m 정도 이동해야 물가에 이를 수 있다.

이번 취재를 함께한 낚시인은 나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전국붕어낚시인협회 경남지회 회원인 울산의 박인수, 김경운, 백광현 씨다. 내 주위와 건너편 그리고 상류와 하류에도 여러 낚시인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사람이 없는 곳에 자리를 잡았는데 내 생각에는 특별한 포인트도 있지만수로 바닥을 잘 읽으면 붕어를 낚을 수가 있다고 판단하여 먼저 긴 대를 이용하여 수로 중앙과 연안으로 바닥 사정을 살펴봤다.

4칸 대와 3.8칸 대 사이 수심이 깊고 건너편으로 수심이 얕아지는 지형을 확인하고 긴 대는 4칸 대를 펴고 연안으로 삭고 있는 어리연 줄기가 있는 곳은 2.8칸 대까지 사용하여 욕심을 내어 12대를 폈다. 수로 바닥은 연안으로 얕아지고 중앙 쪽은 깊었는데 수심이 1.3~2m가 나왔다.

함께온 일행도 각자 알아서 낚싯대를 폈다. 대부분 긴 대보다 짧은 대 중심으로 낚싯대를 폈다. 긴 대는 짧은 대보다 유속의 영향을 많이 받아 낚시하면서 뒷줄 정리가 되지 않는 단점도 있어서 주로 짧은 대를 편 것이다.

미끼는 지렁이, 떡밥, 옥수수를 준비하여 오후부터 낚시를 시작했는데 먼저 입질이 들어 온 미끼는 지렁이였고 준척 붕어가 올라왔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까지 낚시하여 준척 몇 수와 월척 1수를 낚았는데 대부분지렁이 미끼에 입질을 받았다. 하지만 함께온 일행은 입질이 없었는지 챔질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저녁을 먹고 일찍 밤낚시 준비를 했다. 초저녁에도 몇 번의 붕어 입질이 들어왔는데 밤 9시 이후가 되자 수로에는 유속이 생겨 채비가 떠내려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해가 지고 날씨가 추워지니 비닐하우스에서 지하수 물로 수막시설을 가동하여 유입되는 물로 유속이 생긴 것이다. 채비를 회수하여 목줄에 좁쌀봉돌을 물렸지만 채비는 조금씩 흘러갔다. 그래서 밤 12시경 낚시를 포기하고 새벽 시간에 다시 낚시하기로 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다시 낚시했지만 유속은 있어도 붕어의 입질이들어왔다. 새벽에 낚이는 붕어는 낮보다 씨알이 굵어 월척 2수를 낚았다. 날이 밝고 해가 뜨는 시간까지 유속은 더욱 강해져 낚시를 포기하고 오전 9시가 지나서부터 유속이 약해졌는데 아마 해가 뜨고 나서 온도가 올라가면서 수막시설의 가동을 멈춘 것으로 보였다.

오전 낚시에서는 몇 번의 붕어 입질과 잡어의 입질은 있었지만 오후와 밤보다 낚이는 붕어의 씨알이 작았다. 필자 일행이 낚은 조과는 총 20여 수. 월척 붕어 7수와 준척 붕어 10여 수였다. 입질은 대부분 찌를 끌고 갔으며 미끼는 떡밥과 옥수수 미끼도 먹혔지만 특히 지렁이 미끼가 잘 먹혔다. 입질은 오후와 초저녁에 자주 들어왔고 새벽 4시 이후가 씨알이 굵게 낚였다.

▲ 오산수로에서 사용한 필자의 채비. 분납 채비에 유속을 감안해 좁쌀 봉돌을 물려 사용했고 지렁이 미끼를 주로 사용했다.

▲ 마을 건너편에 있는 딸기 비닐하우스 수막시설에서 사용한 따뜻한 지하수가 수로로 유입되자 주변에 물닭과 오리가 몰려들었다.

▲ 박인수 씨가 이른 아침에 지렁이 미끼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