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흥 지정지에 도착 후 대편성을 마친 아피스 송귀섭 이사가 강한 바람 속에 찌를 응시하고 있다.

▲ 지정지에 도착한 이튿날 아침에 첫 입질을 받아 월척 붕어를 낚은 필자.

올해 초겨울 날씨는 화창하고 기온이 높았다. 그런 이유로 예년에 비해 출조지 선택의 폭이 넓어져 낚시인의 발길이 활발했다. 이맘때면 작은 저수지는 수면이 얼게 되고 간척호 수로낚시가 활기를 띠었다. 그러다 12월 초를 넘어가자 한파 예보가 들려왔고 더 추워지기 전 에 서둘러 출조에 나서야 했다. 아피스 송귀섭 이사와 의논 끝에 오랫동안 찾지 않았던 저수지 중 대물터로 변한 곳을 출조지로 정했다. 한파가 시작됐던 12월 16일, 강한 바람을 뚫고 1시간 30여 분 도로를 달려 장흥군 관산읍 지정리에 있는 지정지를 찾았다.

지정지는 야산을 중심으로 두 개의 각지가 대칭형으로 펼쳐져 있다. 행정구역상 야산을 중심으로 동쪽은 신동리, 서쪽은 지정리에 속한다. 만수면적은 17만4천여 평으로 지정리에 있는 각지의 수면적이 조금 더 넓다. 신동리 각지는 보트낚시가 성행하고 지정리 각지에선 주로 연안낚시가 이뤄진다.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어 있지만 붕어, 잉어, 가물치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한다.1년 내내 대물낚시터로 인기를 누리지만 특히 봄 산란기와 초여름 장마기, 추수가 끝난 늦가을에 대물 붕어가 자주 낚인다. 수면 위에 드러난 수초는 부분적으로 갈대와 뗏장수초이며 수중 속에는 삭아 내린 마름과 말풀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지정지는 2016년 초봄에 약 3개월간 호황을 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3개월 동안 월척 행진이 이어졌고 4짜가 넘는 붕어도 여러 마리 낚여 화제가 되었다. 야산 서쪽의 신동리 연안에 도착한 우리는 포인트 선정을 위해 주변을 돌아봤다. 2016년 때보다 수위가 낮긴 했지만 물색은 좋아 보였다.

▲ 길게 늘어선 지정지 둑 아래에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 드론으로 촬영한 장흥 지정지. 산 맞은편 연안이 각지로 잘 정돈되어 있다.

▲ 지정지 연안 둑 위에 시멘트 구조물이 길게 형성되어 있다. 이것을 넘어가야 연안낚시가 가능하다.

▲ 미리 구입해 간 새우 미끼. 현장에서 사용했으나 입질을 받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고 지렁이 미끼가 먹혔다.

▲ 밤새 강한 한파가 이어져 낚시의자 다리에 고드름이 맺혔다.

주로 긴 대 위주로 대편성을 마치고 나는 새우와 옥수수를 꿰어 찌를 세웠다. 동행 출조한 아피스 송귀섭 이사와 정성훈 고문은 각각 떡밥을 비롯해 지렁이를 병행하여 미끼로 꿰어 찌를 세웠다. 동절기인 점을 감안하여 다양한 미끼를 사용한 것이다.

낚시에 집중을 했지만 강한 바람은 쉼 없이 불고 세워둔 찌는 미동도 없이 해가 넘어갔다. 세찬 바람을 피해 간단히 저녁을 먹고 새로 미끼를 꿰어 찌불을 밝혔다. 초저녁 시간이 지나자 바람은 멈추었으나 기온은 더 떨어졌다.

역시 한파의 영향이 큰 듯 밤에는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 연안 가장자리에 부분적으로 살얼음이 잡히기 시작했다. 일행 모두 입질 한 번 받지 못하고 작은 난로 하나에 의지한 채 첫 날 밤을 새웠다.

흐린 아침에 기대감은 떨어졌지만 미끼를 새로 꿰어 찌를 세우고 집중했다. 외래어종이 유입된 저수지 중 부분적으로 아침에 씨알 굵은 붕어 입질을 받는 경우가 많아서 기대감을스스로 끌어올리며 찌를 바라봤다. 흐린 하늘에 짧은 시간 햇볕이 몇 차례 내리쬔 이후 송귀섭 이사가 첫 입질을 받아 31cm 월척 붕어를 낚았다. 순간 높아진 기대감을 안고 철수를 미루고 오전에 집중한 결과 정성훈 고문이 34cm, 내가 33cm 월척 붕어를 각각 한 마리씩 낚는 데 성공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한 결과만족한 조과를 맛봤다. 송귀섭 이사와 정성훈 고문은 지렁이, 나는 옥수수에 입질을 받았는데 모두 입질이 예민해 확실한 입걸림을 위해 한 박자 늦게 챔질을 한 것이 효과를 거둔 것이다. 한파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 끝에 씨알 굵은 붕어 손맛을 본 것에 만족하고 철수길에 올랐다.

▲ 아침에 첫 입질을 받아 월척 붕어를 낚은 송귀섭 이사.

▲ 정성훈 고문이 아침에 34cm 월척 붕어를 낚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