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 성당수로 출조에 동행한 박원길 씨가 준척급 붕어 두 마리를 보여주고 있다.

▲ 익산 성당수로 난포교 일대. 촬영팀은 왼쪽 배수장 앞에 자리를 잡았다. 맞은편 연안에도 좋은 포인트가 많다.

겨울에도 물낚시 손맛이 그리워 이곳저곳 조황 레이더를 돌려보다가 익산 성당수로를 낙점했다. 당시 나는 서천 축동지에서 며칠간 낚시했지만 제대로 된 손맛을 보지 못했고, 붕어가 나올만한 곳을 수소문한 끝에 찾아낸 곳이 축동지에서 16km 거리에 있는 성당수로였다.

성당수로의 정식 명칭은 산북천이다. 길이 20km의 지방하천으로 금강으로 흘러드는 긴 수로다. 연중 물이 흐르다보니 잘 얼지 않아 겨울에도 낚시를 할 수 있다. 현지 낚시인들이 주로 난포교로 불리는 다리 주변에서 낚시를 즐긴다. 하류보다는 상류에 좋은 포인트가 많아 이날도 많은 차량이 상류에 주차돼 있었다.

성당수로는 양안 모두 낚시를 할 수 있지만 북쪽 양수장 하류권으로는 차량 진입이 막혀있었다. 그래서 주로 남쪽과 북쪽은 난포교부터 상류권으로 포인트가 형성되어 있었다.

낚시 구간의 수로 폭은 약 50m였는데 현지 낚시인의 말에 의하면 4칸 대 이내의 짧은 대에서는 6~8치가 주로 낚이고 월척급은 5칸 대 이상 긴 대를 펴야 확률이 높다는 얘기가 들렸다. 낚싯대 길이에 비례해 붕어 씨알도 달라진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였다. 아마도 수로 중간에 깊은 골자리가 형성되어 있어 이 골자리를 노리는 게 큰 놈을 만나는 비결 같았다. 대체로 6칸 대에 4m, 그 이하의 짧은 대는 3m 이상의 수심이 나왔다. 이날 현지인들은 아침 일찍 수로에 도착해 낚시를 즐겼고 오후 4시가 지나 기온이 떨어지고 입질도 뜸해지자 철수했다.

우리가 수로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1시. 일요일이다 보니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낚시인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동행출조한 박원길(앤디) 후배와 포인트를 찾아 주변을 돌아보던 중 난포교 하류 성당포구 앞에서 밤낚시를 마치고 철수하시는 낚시인이 있어 그 자리를 물려받기로 했다. 그들은 약 20수의 붕어를 낚았는데 주종은 7치~월척급이었다. 그 낚시인은 “밤에는 입질이 뜸하고 주로 아침녘에 입질이 집중된다”고 조언해 주었다.

둑 위 도로는 주차하기에 좁아 일단 짐을 내려놓고 양수장 진입로 공간에 주차했다. 2박 일정이다 보니 많은 짐을 지고 약 10m에 이르는 급경사 둑을 오르내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무거운 좌대와 텐트 등을 옮기다 보니 추운 날씨에도 땀이 흘러 내렸다.

어렵게 짐을 옮기고 잠시 쉴 겸 점심식사를 준비했다. 삼겹살을 구워 맛있게 식사를 즐기고 대편성을 시작하는데 옆에 앉은 현지 낚시인이 입질이 없다고 투덜댔다.

박원길 씨는 현지인의 조언대로 6칸 전후 긴 대로 대편성을 했다, 그러나 나는 가장 긴 대가 4.8칸이니 어쩔 수 없이 짧은 대(?) 위주로 편성 할 수 밖에 없었다. 3.4칸부터 4.6칸까지 모두 9대를 편성했는데 왼쪽 양수장 수문 앞으로는 급경사 지역이라 조금만 채비 착수 위치가 달라져도 찌 높이에서 차이가 많이 났다. 미끼는 낮에는 지렁이를 사용하기로 했으며 밤이 되면 어분글루텐을 함께 쓰기로 했다.

낮에 입질이 있을 것이라던 얘기와 달리 해가 지도록 입질은 받지 못했다. 그때 정면 건너편에서 수달 한 마리가 유유히 잠수하며 물고기를물고 나오는 것이 보였다. 잠수 때마다 한 마리씩 물고 나오는 것으로 보아 붕어 개체수는 엄청 많은 것 같은데 정작 우리에게는 입질이 없었다.

좀처럼 입질이 없더니 밤 8시가 지나자 중간에 서 있던 찌가 살며시 빨려 들어갔다. 챔질했지만 손끝에 전해 오는 물고기의 저항은 그리 크지 않았다. 첫 입질에 올라온 녀석은 25cm 크기의 메기였다. 이후 좀처럼 입질이 없었고 옆자리의 박원길 후배도 9치 붕어 한 수를 낚고는 이렇다 할 입질이 없다고 알려왔다.

잠시 잠을 청했다가 새벽 4시에 일어나 보니 하늘에 별이 총총했다. 이제 막 동이 터 갈 무렵인 새벽 6시40분경, 찌가 살짝 올라오더니 옆으로 끌리는 입질이 들어왔다. 강하게 저항하며 올라오는 녀석은 손맛으로는 월척이었지만 막상 모습을 드러낸 녀석은 24cm가 조금 넘는 8치 붕어였다.

이후 동이 트면서 아침 입질이 시작되었고 본격적으로 붕어가 낚이기 시작하였다. 6치부터 8치까지가 주종. 준척급은 보기 어려웠다. 반면 박원길 씨 자리에서는 그래도 8치급 이상이 올라왔다. 깊은 수심을 노린 6칸 대의 위력이었다.

오전 9시까지 쌍권총을 여러 번 찰 정도의 잦은 입질이 들어 왔지만 여전히 씨알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또한 입질도 올리는 입질보다는 살며시 끌고 들어가는 입질이 자주 들어왔고 그 또한 미약한 입질이라 아쉬웠다.

잔 씨알이지만 오전에 10여 수의 붕어를 만났고 오후가 되자 입질은 다시 뜸해졌다. 다시 밤낚시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밤 입질은 저조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자정쯤 일어나 보니 찌가 모두 이동해 있어 ‘입질인가?’ 했으나 자세히 살펴보니 배수 때문이었다. 개울물 흐르듯 물이 빠지는 바람에 순식간에 1m가량 배수가 되었다. 동이 트면서 아침 입질을 기대했지만 강풍을 동반한 진눈깨비가 내리는 바람에 철수를 결정했다.

참고로 성당수로는 겨울에도 잘 얼지 않지만 살얼음이 낄 때는 물을 담은 페트병이나 돌을 던져 얼음을 깨면 낚시가 가능하다. 아울러 한때 쓰레기 문제로 낚시를 막았던 곳이기 때문에 반드시 낚시 후 뒷정리를 말끔히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촬영팀 도착 당시 배수장 앞에서 낚시를 즐기는 현지 낚시인들. 이 자리를 물려 받아 자리를 잡았다.

▲ 드론으로 촬영한 난포교 하류권, 멀리 보이는 수면이 금강 본류다.

▲ 밤새 추위로 얼어버린 낚싯대.

▲ 성당수로에서 올라온 붕어. 월척에 다소 못 미치는 씨알이 대부분이었다.

▲ 필자와 박원길 씨가 올린 조과.

▲ 성당포구. 현재는 배터 규모이지만 과거에는 매우 큰 포구였다.

▲ 배수장 앞에 좌대와 낚시텐트를 설치한 필자와 박원길 씨의 낚시자리.

난포교 주변의 ‘용머리 고을 상생관’은 들러볼 만한 관광지다. 용머리 고을 상생관은 용안 생태습지공원, 억새단지, 바람개비 길이 어울려 공원화 되어 있고 각종 체험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숙박시설도 잘 갖춰져 있으며 바로 옆에는 익산공공승마장이 오픈해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