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호 상류 연안 부들수초롤 노리고 있는 낚시인. 갈대밭을 노릴 때보다 씨알이 굵게 낚였다.

지난 12월 초 예년보다 일찍 불어 닥친 한파에 경기도 일대 저수지와 수로가 얼어붙기 시작했다. 나는 경기 화성권부터 충남권 태안, 서산, 당진 일대를 돌며 저수지와 수로의 결빙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그때는 연안 쪽에서 빙판으로의 진입은 가능했지만 중앙부는 결빙 상태가 좋지 않아 안전에 문제가 있었다.

아직 충남권은 이르다고 생각할 즈음 동료 낚시인이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화성호에서 얼음낚시가 시작됐고 씨알 좋은 붕어가 잘 낚인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다음날인 12월 20일 서둘러 장비를 챙긴 후 화성시마도면의 화성호 최상류권에 도착했다.

화성호 상류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 줄기는 남양읍, 왼쪽 줄기는 마도면에 속하고 최상류는 별도의 보를 설치해 물을 담수하고 있다. 이곳은 화성호 관리 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매년 동절기가 되면 러버댐(고무보)을 열어 물을 방류해 바닥이 드러난다. 그래서 한동안 낚시할 수 있는 여건이 못 되었는데 다행히 올해는 물을 빼지 않아 얼음낚시를 할 수 있었다.

▲ 평택시흥간고속도로 주변 부들밭 포인트에 몰린 낚시인들.

▲ 필자와 가까운 곳에서 낚시한 조사의 푸짐한 조과.

▲ 도로변 갈대밭을 포인트를 공략 중인 낚시인들.

▲ 필자가 거둔 마릿수 조과,. 월척과 준척들로 큰 손맛을 봤다.

포인트에 도착하니 입소문을 듣고 찾아 온 낚시인들이 상류에서부터 연안을 따라 자리를 잡았는데 대부분 중류권에 집중해 있어 도로 주차가 어려울 정도였다. 나는 낚시인이 별로 없는 상류로 이동해 몇 년 전 얼음낚시를 했던 부들수초밭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다. 얼음 두께는 20cm로 두꺼웠고 수심은 평균 80cm 정도였다.

수초 언저리에 구멍을 뚫고 바늘에 정성스레 지렁이를 꿰어 겨울 붕어의 입질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한 시간이 지나도록 입질이 없어 수초 안쪽으로 2m 정도 들어가 다시 얼음구멍을 뚫고 입질을 기다렸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입질이 들어왔다. 꼬물거리다 옆으로 끌고 들어가더니 찌가 보이지 않을 즈음 챔질하자 바늘이 수초에 걸린 것처럼 꿈쩍도 안했다. 낚싯대의 텐션을 유지하며 버티자 얼음구멍 위로 시커먼 붕어의 얼굴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34cm나 되는 월척이었다.

내가 첫 입질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주변 낚시인들에게도 씨알 좋은 붕어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잠시 한눈을 팔면 어느새 붕어가 찌를 끌고들어가 수초를 감는 바람에 찌를 회수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씨알은 포인트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갈대보다 부들 군락의 씨알이 더 굵게 낚였고 그런 곳의 붕어는 먹성까지 좋아서인지 목구멍 깊숙이 바늘을 삼키는 경우도 있었다. 조과의 3분의 2는 월척급이었고 최대어는 38cm! 낚시인들의 평균 조과는 5~10마리 정도였으며 많게는 20마리까지 올라왔다.

이후 나는 세 차례에 걸쳐 이곳에서 낚시해 보았는데 어떤 날은 오전 한 시간 동안 소나기 입질이 들어왔고 또 어떤 날은 아침에는 입질이 전혀 없다가 오후에 입질이 집중되는 등 딱히 정해진 입질 피크 시간은 없는 것 같았다. 아마도 이러 현상은 낚시 당일 날씨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는 것 같았다.

아울러 찌를 한 마디 올리다 옆으로 끌고 가는 입질은 수심이 얕고 바닥도 깨끗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나는 입질 상태에 따라 2~3분 간격으로 고패질을 반복해주었다. 개인적으로 얼음낚시는 고패질을 얼마만큼 자주 해 주느냐에 따라 조과 차이가 크게 난다고 생각한다.

한편 최근 각 지자체에서 남발 중인 낚시금지 이슈 영향인지 낚시인들의 질서의식도 고취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화성호 빙판 위에는 예전에 많이 보이던 쓰레기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여겨진다. 아울러 최상류는 여전히 결빙이 되지 않거나 빙질이 약한 곳이 있으니 진입 시 안전에 주의하길 바란다.

기사가 나갈 즈음에는 완연한 해빙기가 돼 얼음낚시가 불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출조를 하더라도 사고 시 동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1명 이상의 지인과 동행출조할 것을 권한다.

봉담송산고속도로 마도IC를 기점으로 나들목을 나와 좌회전해 약 400m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궁평항 해안도로 방면으로 우회전해 가면 좌측 도로 건너편으로 수로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