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제주 지귀도 벵에돔낚시
5짜 긴꼬리벵에돔 확률
전국 최고
이영규 기자
▲ 지귀도 등대 포인트에 내린 팀블랙홀 배기태 회원이 벵에돔을 걸어 파이팅을 벌이고 있다. 눈 덮인 한라산이 멋진 배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 등대 포인트에서 올라온 벵에돔. 등대 포인트는 마릿수 재미에서는 지귀도 최고 수준이다.
▲ 취재일 덤장 포인트에 올린 굵은 벵에돔을 자랑하는 팀블랙홀 회원들. 왼쪽부터 김인구, 김은철, 김학성 회원.
제주도 겨울 벵에돔낚시 일번지 서귀포, 그중에서도 지귀도는 겨울에 가장 늦게까지 벵에돔낚시가 잘 되는 섬이다. 수심이 깊거나 연안에서 멀리 떨어져서가 아니다. 오히려 전반적인 수심은 범섬에 크게 뒤지며 섬 전역이 얕은 여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떤 여건이 지귀도 겨울 벵에돔 활성을 끌어올리는 것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겨울철 대물 벵에돔 출현 빈도만 놓고 봐도 지귀도는 톱을 달린다.
지난 12월 20일, 지귀도 겨울 벵에돔낚시 취재를 위해 제주도로 내려갔다. 마침 취재일은 벵에돔클럽 팀블랙홀의 회장배 낚시대회가 잡혀있어 동행취재를 하기로 했다.
이날 나는 원성조 씨 조와 함께 등대 포인트에 내렸다. 원래는 좀 더 유명한 덤장이나 홍합여 같은 여치기 포인트에 내리고 싶었지만 마릿수 확률에서는 등대가 좀 더 앞서 이곳을 촬영지로 선택했다.
팀블랙홀 회원들의 등대 포인트 열전
등대 포인트는 이름 그대로 지귀도 등대가 있는 널찍하고 평평한 갯바위다. 수심이 얕아서 낮에는 25cm 내외의 잔챙이가 버글버글하는 곳이다. 그래서 구이용 벵에돔을 마릿수로 낚고 싶거나 초보자들에게 풍부한 손맛 기회를 주고 싶을 경우 내리는 포인트라는 인상이 짙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만 알고 있다면 등대 포인트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지귀도에서 5짜 긴꼬리벵에돔 출현 빈도가 가장 높은 곳이 바로 덤장도, 홍합여도 아닌 등대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등대 포인트는 배를 대는 곳에서 바다를 볼 때 썰물 때는 우측. 들물 때는 좌측 끝이 최고의 포지션이다(그 방향으로 조류가 흐르기 때문에). 따라서 자신이 내릴 때의 시간(물때)을 잘 계산한 뒤 포인트를 선정해야 한다.
취재일은 지귀도 벵에돔 낮낚시 물때로는 썩 좋은 날은 못됐다. 살아나는 4물이었지만 낮에는 잔챙이가 너무 많이 설치기 때문이다.
파도라도 높게 치면 모를까 날씨가 너무 좋고 수심까지 얕다보니 큰 놈들은 여전히 깊은 수심에서 웅크리고 있을 상황이었다.
나와 함께 내린 원성조 씨는 멀리 노리는 장타낚시와 발밑낚시를 번갈아 시도했지만 이날 등대 포인트에서는 30cm를 넘기는 씨알은 만날 수 없었다.
같은 시간 동모 포인트 역시 조황은 썩 좋지 못했다, 앞서 언급한 너무 좋은 날씨 탓에 낮에는 별다른 재미를 보고 있지 못하다는 연락이 왔다. 그나마 이날 낮낚시 최대어인 36.4cm를 비롯한 중치급들이 등모에서 배출돼 이름값을 한 정도였다.
오후 3시까지 진행된 팀블랙홀 회장배 낚시대회 집계 결과 최대어 1위는 동모 포인트에서 36.4cm를 올린 김은철 회원이 차지했다, 팀별 우승은 동모 포인트에 내렸던 강동규, 김학성, 이동철, 이지형 회원 조에게 돌아갔다.
해창에 중들물 걸리는 4~5물이 적기
만약 기사를 보고 지귀도를 찾을 낚시인이라면 다음 몇 가지 사항에 유의하면 좋을 것 같다. 지금부터 지귀도를 비롯한 서귀포권 갯바위는 5짜에 육박하는 대형급이 많이 올라올 시기다. 따라서 낮에 쓰던 1.5호 내외 굵기의 목줄 외에 2.5~3호 목줄도 반드시 챙겨갈 필요가 있다. 해창(해질 무렵)에는 45cm 이상급 대물이 입질하기 때문이다. 긴꼬리벵에돔 뿐 아니라 일반 벵에돔도 45cm가 넘어가면 저항이 대단하기 때문에 2호 목줄도 불안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물때다. 해창에 들물이 걸리는 물때가 최고로 좋다. 특히 지귀도처럼 얕은 곳 그중에서도 등대 포인트처럼 극도로 수심이 얕은 여밭은 해창에 중들물 정도가 걸려 어느 정도 수심이 확보되는 타이밍이 최고다. 물때상으로는 4~5물이 이때에 해당한다. 지귀도까지는 서귀포 위미항에서 배를 타며 선비는 1인당 4만원이다.
문의 010-3698-5118(서귀포 원프로피싱)
▲ 지귀도에서 제1회 회장배대회를 진행한 팀블랙홀 회원들이 한차리에 모였다.
▲ 팀블랙홀 회장배대회에서 입상한 회원들에게 푸짐한 상품이 전달됐다. 맨 우측이 팀블랙홀 김진혁 회장이다.
▲ 30cm급 벵에돔을 낚아낸 배기태 회원의 즐거운 표정.
▲ 엔에스 프로스탭으로 활동 중인 원성조 프로가 취재일 사용한 알바트로스 VSII 신형 릴대를 보여주고 있다.
▲ 정조 물때가 되자 해녀들이 포인트로 접근해 물질을 하는 모습.
▲ 팀블랙홀 강동규 회원이 썰물 포인트에서 연신 벵에돔을 낚아내고 있다.
▲ 등대에서 바라본 포인트 전경. 등대 포인트는 발판이 얕고 수심도 얕지만 해창에 5짜급 대물이 잘 낚이는 곳이다.